기린은 성스러운 짐승으로, 봉황과 마찬가지로 그 출현은 세계의 평화와 번영의 전조였다. 『회남자(淮南子)』1) 「추형훈(墜形訓)」에 의하면, 털가죽이 있는 짐승의 선조는 모독(毛犢)이며, 모독에게서 태어난 것이 날개가 달린 용인 응룡이고, 응룡으로부터 건마(健馬)가 태어났고, 건마에게서 기린이 태어났으며, 기린에게서 털가죽이 있는 모든 짐승이 태어났다고 한다. 그러므로 기린은 긴 털을 갖고 있는 모든 짐승의 선조로서, 긴 털이 있는 모든 짐승의 왕이며 긴 털을 가진 동물 중 기린을 따르지 않는 동물이 없었다.

기린의 모습은 사슴의 몸통, 소의 꼬리, 말의 다리, 머리에 한 개의 뿔을 갖고 있다. 머리는 늑대처럼 보이기도 하고 양처럼 보이기도 한다. 기린은 성스러운 짐승이기 때문에 2천 년의 장수를 누렸다.

기린 중 수컷을 '기', 암컷을 '린'이라고 한다는 설이 있다. 이들의 차이점은 수컷 '기'가 뿔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또 몇 가지 종류의 기린이 있는데, 푸른색을 용고(聳孤), 붉은색을 염구(炎駒), 흰색을 색명(索冥), 검은색을 각단(角端), 황색을 기린이라 한다. 이 중 각단은 하루에 9,953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으며, 모든 민족의 말을 하고, 유명계(幽明界)2)와도 잘 통한다.

기린은 성격이 온화하며, 윤리를 판단할 수 있는 짐승이다. 하지만 그러한 성격과는 달리 싸울 때에는 매우 강력한 전투 능력을 발휘한다. 왜냐하면 기린은 치우와 과보를 죽인 응룡의 피를 이어받았기 때문이다. 입에서는 불을 뿜을 수 있으며, 울음소리는 우레와 같다. 그 소리는 재앙을 없애고 요괴를 굴복시킬 수 있는 환수들의 공통적인 속성이다.(출처:네이버 지식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