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서져가는 알이 내 발 앞에 굴러갔다. 무슨 동정심이 들었던 것인지, 난 그 알을 주웠다.

사흘동안 그 알을 보살폈더니, 너가 깨어났다. 너는 부서지고 있었다. 부서져 떨어진 파편이 땅에 닿자 잿가루가 되었다.
난 너에게 '연기'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넌 나의 곁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연기처럼 사라져버릴 것 같았다.

어리석게도 난 애정어린 마음을 너에게 주고 있었다. 넌 점점 부서져갔다. 하지만 머리의 뿔은 부서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자라났다.
널 만지는것 조차 두려웠다. 네가 깨져버릴 것 같았다. 네가 내 손바닥을 머리로 부빌때나, 널 쓰다듬어주고 싶었을때, 네가 내 무릎 위로 올라탈때마다 괴로웠다.
난 너에게 너무 많은 사랑을 주고 있었고, 넌 그 사랑에 못버텨 점점 깨지고 부서졌다. 마치 나 같았다.

며칠 후에 넌 내 곁에서 부서졌다. 날개의 한쪽은 깨진지 오래며, 얼굴은 알아보기 힘들었지만, 난 널 알아보았고, 너도 날 알아보았다.
넌 잿더미로 변해버리기 직전까지 내 곁을 떠나지 않았고, 네가 잿더미로 변해버리고 난 뒤에 난 울었다. 나의 우는 모습을 너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모든게 재가 된 뒤에 큰 뿔이 놓여져 있었다. 부서질때까지도 홀로 부서지지 않았던 그것은 네가 나에게 준 커다란 사랑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