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ttp://m.dragonvillage.net/talent/board/drawing/?mode=read&b_no=365777&type=all&server=asia&keyword=세월호
일단 먼저 이 글을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416이 되니까 세월호 추모 연성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세월호는 하나의 사건이며, 누군가에겐 씻을 수 없는 상처이고, 또 누군가에겐 아픈 기억입니다.
맞아요, 세월호는 수많은 인명피해를 남겼고, 우리들의 기억속에서도 잊혀지면 안되는 사고입니다.
제가 전에도 간곡히 말씀드렸다싶이, 세월호를 연성소재로 이용해주시는 것을 자제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단지 추모를 위한건데 왜 그렇게 화내느냐, 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지금 여러분이 추모랍시고 행하고 있는 수많은 그림들, 글들, 합작들은 추모가 아닌 피해자분들을 물에 빠뜨리고, 울리며, 괴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피해자 대신에 창작 캐릭터를 넣는다고요? 안돼요, 절대로 안됩니다.
여러분의 글과 그림속엔 피해자분들을 넣으면 안됩니다. 창작 캐릭터를 넣으면 안됩니다. 아무도 넣으면 안됩니다.
그나마 허용되는 것은 노란리본 뿐이겠네요.
노란리본 달랑 하나 그리는게 추모냐고요? 추모의 사전적 의미를 한번 살펴봅시다.
추모. 명사. 죽은 사람을 그리며 생각함.
그리며 생각한다라는 뜻은 물론 그림을 그린다는 뜻이 아닙니다. 비유적인 표현이라면 몰라도요.
제가 이런 일이 일어날때마다 항상 이런말을 합니다. 우리가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만 해도 벌써 추모라고. 우리들은 이미 추모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은 이미 팔찌와 뱃지를 사 그걸로 계속 기억하고 있으며, 현수막을 바라보며 계속 기억하고 있고, 노란리본을 보며 그걸 계속 기억하고 있습니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게 추모입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의 추모는 무엇일까요. 피해자분들의 고통을 창작하고, 물에 빠뜨리고, 울리고, 괴롭게 하는게
그게 정녕 추모입니까?
틀에 박힌 피해자를 소비하는 것이 추모입니까?
불행을 소비하는 것이 추모입니까?
세월호는 어쨌든 물이랑 관련있으니까 물을 넣어야 하는거 아니냐고요?
아니요,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은 물에 빠져 죽은 사람을 추모할때 그 사람이 죽어가면서 그토록 무서워할 '물'이라는 소재에 정녕 그 사람을 빠뜨리시겠습니까?
세월호는 큰 사건이니까 슬픈 소재를 넣어야하는것이 아니냐고요?
그럼 왜, 대체 왜 피해자분들을 울리는데 안달나계십니까? 왜 여러분의 창작 캐릭터를 울리는데에 안달나계십니까?
우는게 보고 싶으셨던건 아닐겁니다, 그쵸?
추모는 피해자분들이 울어야 하는게 아니라 우리가 울어야 합니다.
우리가 울어야하며,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합니다.
가령 당신이 울며 집으로 가고 싶다고 호소하는 피해자분들을 그려서 올릴경우 그건 피해자분들을 두번씩이나 죽이는 행위입니다.
유가족분들을 다시금 절망에 빠뜨리는 행위입니다.
유가족분들중에 대체 누가 자신의 가족이 물에 빠져 죽어가면서 가족을 외치고 집을 외치고 살려달라고 외치는걸 좋아하겠습니까?
피해자분들중에 누가 자신이 물에 빠져 죽어가면서 가족을 외치고 집을 외치고 살려달라고 외치는걸 좋아하죠?
여러분은 모르실겁니다, 물론 저도 모릅니다, 허나 우리가 모른다고 다른 분들 또한 모르는게 아닙니다. 우리가 가슴아프지 않더라도 다른 분들 또한 가슴아프지 않은게 아닙니다.
전 여러분들을 비난하려는게 아닙니다. 전 여러분들을 위협하는게 아닙니다. 전 여러분들을 삿대질하는것이 아니며, 돌팔매질하는 것도 아닙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겁니다. 이 글 전체입니다. 세월호를 그런 식으로 표현하지 마시고, 그런 식으로 그리지 마시고, 그런 식으로 쓰지 마시고, 그런 식으로 소비하지 말아달라는 것을 부탁드리는 겁니다.
우리들은 아픔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우리들은 슬픔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허나 다른 분들은 그 고통의 배가 되는 것을 느꼈을 것입니다.
제발, 그 분들께 다시금 그 고통을 전해주지 마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