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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하의 구원-5

69 splesty°
  • 조회수185
  • 작성일2020.02.08

​※스포일러 주의!※



​(이그나 또 쓰러뜨린 후)

쓰러진 이그나에게 솔라가 최후의 일격을 가하려는 그때였다. 어디선가 나타난 검은 그림자가 솔라의 공격을 막아내고 이그나를 지켰다.

솔라: 누구냐!

다크나이트: 못할 짓은 안하는거다 솔라.

검은 갑옷을 온 몸에 두른 드래곤이었다. 난폭하고, 얼핏 사악하게도 보이는 외견과는 달리 눈빛은 이상하게 맑은 드래곤이였다.

다크나이트: 정말 이그나를 죽이려고 했다면 힘 좀 더 줘라. 대충 막아도 막아질 정도 같으면 안하는게 낫지.

솔라: 이제와서 무슨 볼일이냐 다크나이트.

다크나이트: 워, 눈빛 보소.. 못본사이 아주 거칠거칠해졌구나 솔라.

다크나이트는 싱글싱글 웃으며 대답했다. 대답하는 태도나 마주하는 성격만 봐서는 그렇게 나쁜 드래곤같아 보이진 않는데...

다크나이트: 좋아, 다 설명해주지. 궁금한건 다 대답해주마. 대신 여기선 안돼.

다크나이트는 쓰러진 이그나를 안고 날아올랐다. 그리고 우릴 향해 한마디를 남기고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다크나이트: 어둠의 봉인지로 와라. 거기서 모든 걸 말해주마.


어둠의 봉인지에 도착하자 다크나이트가 혼자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몬스터도 보이지 않았고, 적어도 함정은 아닌 것 같았다. 

제피로스: 조심해. 

그래서 잔뜩 긴장한 제피로스의 한마디가 굉장히 의아했다.

제피로스: 수호룡들의 수장은 솔라지만 제일 강한 수호룡은 다크나이트다.

포폰이 더 힘이 세지 않나요? 제피로스보다 빠르지도 않을텐데요?

포폰: 그 말을 맞지만...... 나 다음으로 힘이 세고, 제피로스 다음으로 빨라.

솔라: 거기에 전투 감각은 누구보다도 뛰어나지. 여차하면 혼자서 우리와 맞서 싸울 수 있을 정도로 말이야.

솔라의 말을 들은 다크나이트가 씨익 웃었다. 보기에는 참 시원한 웃음이였지만 방금 전 얘기를 듣고보니 새삼 보기 좋은 웃음은 아니였다.

다크나이트: 시렐라님께 인사는 드렸나? 아, 이젠 아스타로트님이시군.

솔라: 닥쳐! 시렐라님께 무슨 일이 있었던거냐!

다크나이트: 그분은 현실을 깨달으셨지. 아주 가혹하고 혹독한 현실을.

제피로스: 그게 무슨 말이지?

다크나이트: 예전부터 느끼긴 했단 말이지 나는. 쉴라님은 어째 현실감각이 조금 떨어지는 분이시라고 말이야. 너무 꿈 속, 동화 속에서 살려고 하셔.

순간 세 수호룡의 분노가 머리 꼭대기까지 치솟은게 느껴졌다. 보이지 않았는데 그냥 느껴졌다.

고대신룡: 그만둬라 다크나이트. 우릴 놀리려고 부른 건 아닐텐데.

다크나이트: 그러고 보니 왜 당신이 여기있는지는 참 의문이야. 다크닉스 그 친구는 어떻게 됐지? 요즘도 잘 부수면서 건강하게 지내나?

고대신룡: 잔다.

고대신룡의 대답에 의아한 표정을 짓더니 뭔가 물어보려고 하던 다크나이트는 이내 입을 다물었다. 묻기 어려워서가 아니라, 그냥 관심이 사라진 태도였다.

다크나이트: 뭐 그쪽 이야기는 그쪽대로 하시겠지. 아무튼 시렐라...... 아스타로트님에 대한 내 대답은 그렇다. 아주 현실감각 넘치는 분으로 거듭나셨지.

포폰: 영문을 알 수 없잖아! 그런거 말고 똑바로 대답해!

다크나이트: 너희는 카데스를 마주한 적이 있나?

다크나이트의 말에 모두가 조용해졌다. 본 적 없어서, 할 말 없어서 입을 다문게 아니라 갑자기 위압감 있는 태도를 보인 다크나이트의 모습 때문이었다.

다크나이트: 너희는 '어둠'을 마주한 적이 있나?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대답할 말도 없었고, 대답하면...... 다크나이트가 당장 덤벼들 것만 같았다.

고대신룡: 그래, 만나봤다.

유일하게 고대신룡만이 그 질문에 대답했다. 난 겨우 한숨을 내쉬며 다크나이트를 바라봤다.

다크나이트: 어둠은, 카데스는 어떠한 존재지?

고대신룡의 두 눈이 조용히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 속에 깃든 건 분노였다.

고대신룡: 카데스를 봤구나 다크나이트.

다크나이트: 그래. 나와 이그나, 블리자드. 그리고 시렐라님은...... '어둠'을 보았다.

솔라: 이미 예전부터 내통하고 있었다는......!

다크나이트: 우린 실패했다 솔라.

솔라가 흥분한 목소리로 따지려 들 때 갑자기 다크나이트가 처연히 말했다. 갑작스런 태도의 변화에 당황했는지 솔라도 화를 내다 말았다.

다크나이트: 시렐라님을 찾기 위해 출발한 우리는 실패했다. 우린 시렐라님을 구하지 못했어.

렉스톤: 무슨 말이야? 그런데 왜 같이 있어?

다크나이트: 우린 시렐라님을 찾았다. 그리고 헬카이저에게 붙잡혀 카데스에게 끌려갔다.

충격적인 고백에 우린 말을 잊고 말았다. 고대신룡만 빼고.

고대신룡: 하! 뻔한 이야기군. 정작 눈앞에서 보니 너무 강해 보였나 보지? 거기서 마음이 꺾였을테고.

다크나이트: 카데스는 ...... 너무 강하다. 그의 부하들만 봐도 잘 알 수 있겠지.

렉스톤: 음...... 강하긴 하지. 헬카이저나 다크베인이나 거시기 그....... 아스타로트나.

솔라: 그렇다고, 적의 힘이 강한 걸 확인하자마자 굴복한거냐! 넌 도대체 뭐하는 놈이야!

다크나이트:지금 너희와 내가 싸운다면, 솔직히 난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이게 오만도 자만도 아니란 걸 알겠지 솔라. 하지만 우린 겁에 질려 벌벌 떨었다. 그 태초의 '어둠' 앞에서, 죽음조차 넘어서는 강력한 공포 앞에 어린아이처럼 떨었지. 그런 우릴 지킨건 아스타로트님이였다. 강하고 의연하게 카데스에게 맞섰지. 그 빌어먹을 헬카이저와 다크베인의 조롱을 들으면서 말이다. 이러한 우리 상황을 알지도 못하면서 욕하는거냐! 하면서 화를 낼 생각은 없다. 물론 네 말대로 우리는 그래선 안돼. 우린 아르하의 수호룡이니까.

다크나이트는 지그시 눈을 감고 말을 이었다. 지금까지의 여유롭던 태도와는 다른 고통스러운 표정이다.

다크나이트: 하지만 우리가 거기서 용기를 내면 다 죽었을거다. 수호룡의 전력은 반토막이 나고 두 여신님 중 한 분이 죽었겠지. 그럼 아르하는 끝장이야.

고대신룡: 네 실수는 그게 아니다 다크나이트.

나도 모르게 흠칫 놀랐다. 고대신룡이 분노를, 아니 짜증에 가까운 목소리로 위협스레 말을 했기 때문이다.

고대신룡: 순간의 위기를 모면하려 머리를 굴려본 모양이다만, 그건 괜찮다. 굴복하는 용기도 때론 필요한 법이지.

다크나이트: 그럼 뭐가 실수란거냐.

고대신룡: 악행을 거듭하는 네 주인을 대체 언제까지 지켜볼 작정이었나. 이미 여러 세계를 침공했을테고, 유타칸까지 건드렸다. 그 결과로 드래곤 슬레이어는 저주받았고 크레바스라는 강력한 적까지 우릴 위협했지.

다음 순간, 고대신룡은 한마디를 남기며 다크나이트에게 덤벼들었다.

고대신룡: 네 주인은 그래선 안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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