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산이 있는 부유대륙에 도착했다. 우리는 발걸음을 재촉하여 광산 쪽으로 향했다. 그런데,
(화면이 흔들린다)
즈믄: 뭐지?! 이 폭음과 진동은?
누리: 꺄아아악! 혹시 하늘 왕국이 땅으로 추락하려는 거 아닐까?
즈믄: 말이라도 그런 끔찍한 소리는 좀 하지 마! 말이 씨가 된다는 말 몰라?!
촌장: 헉헉헉... 오! 용사님들이 다시 돌아오셨군요! 정말 다행입니다!
즈믄: 촌장님? 굉장히 부리나케 뛰어오신 것 같은데... 방금 전의 폭음과 진동에 대해 뭔가 알고 계신가요?
촌장: 큰일났습니다! 광산 안에 남아있던 몬스터 잔당들이 광산 내부에서 화약을 폭파시켰습니다!
즈믄: 뭐라고요?!
누리: 말도 안 돼! 자칫하면 자기들이 갇힐 텐데 왜 그렇게 무모한 짓을 한 거죠?
즈믄: 아스타로트의 명령이겠지! 우리가 광산으로 향한다는 정보를 얻고 훼방을 놓으려는 거야!
누리와 즈믄이 분통을 터뜨리는 동안, 나는 광산으로 돌아온 이유를 촌장에게 설명했다.
촌장: 그런 사정이 있었군요. 왕국을 구하는 일이라면 얼마든지 디바인 스톤을 사용하셔도 좋습니다만... 광산이 막혀버린 바람에 디바인 스톤을 과연 얼마나 꺼낼 수 있을지...
즈믄: 광산의 지금 상황은 어떤가요? 아예 들어가지조차 못할 정도인가요?
촌장: 일단 입구는 막히지 않았습니다. 지하로 내려가는 갱도가 매몰됐는데... 직접 가서 보시지요.
우리는 촌장의 안내를 받아 광산으로 향했다.
우리는 갱도를 따라 주욱 내려갔다. 아직도 폭발의 여파로 먼지가 자욱했다.
촌장: 여기입니다. 이 앞의 갱도가 무너지면서 하층부로 내려가는 길이 막혔습니다. 여기까지 들어오는 길목은 이미 디바인 스톤이 대부분 채굴되어 더 찾기 어렵습니다.
즈믄: 좀 더 하층부로 내려가야 디바인 스톤을 구할 수 있다는 얘긴데... 곤란하게 되었네요... 흐음...
헥토르: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죠.
우리의 등 뒤에서 들려온 뜻밖의 목소리에 모두들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누리: 헥토르 님...?
즈믄: 이 배신자!! 여긴 어떻게 온 거야? 왕궁을 탈출하기라도 했냐?!
헥토르: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역시 좋은 얘기는 못 듣네요.
누리: 혹시 정말 탈출이라도 하신 건가요?
헥토르: 왕녀님의 특별 사면으로 여러분들을 도우러 왔습니다.
즈믄: 거짓말! 지금의 이 위태로운 상황을 만들어낸 장본인을, 그 엄격하신 왕녀님께서 사면하셨다고?!
헥토르: 여러분들이 광산을 향해 출발하신 직후, 감옥에 있던 제가 왕녀님의 호출이 있었습니다.
(헥토르의 회상 속으로 들어간다)
루나 왕녀: 신하들은 전부 내보냈습니다. 허심탄회하게 얘기해 보시지요. 대체 왜 그러신 겁니까. 아까 당신이 하셨던 말씀들은 전부 과정과 결과일 뿐, 정작 중요한 원인이 빠져 있더군요.
헥토르: ...제가 어리석었습니다. 도대 드래곤만 없어진다면 왕녀님께서 자유를 얻으실 거라 생각했는데...
루나 왕녀: 당신도 그 아스타로트를 만났을 때 느꼈을 텐데요. 그 자의 터무니 없을 정도로 강한 어둠을.
헥토르: 네... 그런 자가 먼저 접근해 오면 당연히 숨은 꿍꿍이가 있다는 걸... 그 땐 미처 몰랐습니다.
루나 왕녀: 한심하군요! 그런 얼토당토한 생각의 동기나, 악인에게 너무 쉽게 현혹된 거나.
헥토르: ... 어떤 말로도 변명하지 않겠습니다. 변명할 자격조차 없고요.
루나 왕녀: 그렇게 하여 만에 하나라도 제가 자유를 얻는 들, 당신의 마음을 받아들일 것 같습니까?
헥토르: 제 마음 따위 받아주시지 않아도 좋습니다. 처음부터 그런 큰 기대도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무거운 숙명의 짐을 덜어내신 왕녀님의 미소를... 아주 잠시라도 보고 싶었습니다...
루나 왕녀: 멋대로 넘겨짚지 마십시오! 창조신 아모르께서 내리신 사명은 기꺼이 수행해야 하는 것! 저는 사명을 수행함에 있어서 조금도 고통스러워하거나 후회했던 적이 없습니다!!
헥토르: 저는 완녀님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왕녀님의 심경은 조금도 헤아리지 못했군요.
루나 왕녀: 하지만 더 묻겠습니다. 당신은 드래곤 테이머들과 모험하면서 그들의 신임을 얻었었죠. 처음부터 그들을 아스타로트에게 팔아넘길 목적으로 친밀하게 접근했던 겁니까?
헥토르: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아스타로트는 그저 다량의 디바인 스톤을 원했습니다. 디바인 스톤 수송 마차를 넘기면서도, 저는 드래곤 테이머들의 신변 보장을 부탁했습니다. 어쨌든 그들에게 큰 상처로 남았겠죠...
루나 왕녀: 그래요, 당신은 그들을 배신했지만, 모순되게도 당신만이 그들을 도울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왕궁에 결계를 쳐서 드래곤 슬레이어의 탈출을 최대한 늦춰야 하니까요. 위임장을 써드리죠. 그러니 그걸 증거로 대고, 드래곤 테이머들을 도와주십시오.
헥토르: ...제가요? 하지만 과연 그들이 저를 다시 믿어줄지...
루나 왕녀: 알아서 설득하십시오. 그들의 불신의 눈초리를 받게 되어도, 순전히 당신의 업보입니다. 지금 이 하늘 왕국의 존망은 그들에게 달려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조력자가 필요하고요.
헥토르: ...알겠습니다. 그것이 명령이라면, 기꺼이 받들겠습니다.
루나 왕녀: 당신의 형랑은 우선 왕국을 구한 뒤에 정식으로 재판을 열어 결정하겠습니다. 만약 왕국을 구하는 데에 일조한다면, 조금은 참작이 될 수도 있겠지요.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다)
헥토르: ...그렇게 해서 당신들을 도우러 온 겁니다. 여기 왕녀님의 위임장이 있습니다.
즈믄: 흥! 이미 한번 배신한 사람을 어떻게 믿으라는 거죠?!
헥토르: 어떤 비난도 피하지 않겠습니다. 애초에 제가 화를 자초했으니까요. 하지만 이왕 죄의 무게를 짊어질 거라면, 어러분들의 첨병이 되고 싶습니다. 우선 이 위기를 넘겨야 제 죗값도 마저 치를 수 있을 테니까요.
즈믄: 흐음... 나는 여전히 마음에 안 들어!!
누리: 너무 그러지 말고, 즈믄... 지금은 한 사람의 도움이라도 필요한 상황이잖아.
즈믄: 어떻게?! 갱도를 막고 있는 암석을 하나씩 나르기라도 하려고?
헥토르: 암석이라... 무너진 갱도를 제가 한번 살펴봐도 괜찮을까요?
헥토르가 앞으로 나서 무너진 갱도와 주변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헥토르: 굉장히 많은 폭약을 사용했나 보군요. 갱도를 이루는 암석들이 아주 단단합니다. 적정량의 폭약과 만약을 대비한 버팀목 정도만 있다면... 길을 다시 뚫을 수도 있습니다.
누리: 정말요? 그게 가능한가요?!
헥토르: 통로를 막고 있는 암석들만 날려버릴 수 있도록 폭파 방향을 잘 조절한다면 가능합니다. 물론 폭파 시 생기는 충격파에 대비할 안전장치도 충분히 필요하겠죠.
즈믄: 몬스터 녀석들이 사용하던 장비가 아직 사방에 많이 널려있어! 여기를 좀 더 뒤지다 보면 필요한 것들을 구할 수 있을 지도 몰라!
헥토르: 서두르시죠! 발파 외에도 디바인 스톤 수집을 생각하면, 결코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즈믄: 일단은 같이 행동하겠지만, 아직 화가 풀린 건 아니니까 너무 가까이 오지 마요!!
헥토르: 하하... 즈믄 님의 화가 풀리려면 좀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 같군요...
우리는 이곳에서 갱도를 막는 암석을 치울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