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에 들어온 증탑 무한모드는 당최 이해할 수가 없는 패치입니다.
무한모드만 추가했다면 고스펙들의 도전 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엔드 컨텐츠의 추가
정도로 받아들였겠지만 하드모드의 난이도 또한 상향해버리면서 무한모드의 입지가 애매해졌습니다.
하드모드의 난이도가 올라가면서 대부분(혹은 전부)의 유저가 하드모드에서조차
히든 보스인 드슬을 만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즉, 기존 컨텐츠인 하드모드 또한 엔드 스펙의 유저들 역시 완벽히 정복하진 못한
미정복 컨텐츠가 되어버렸단 소리입니다.
눈앞에 있는 허들조차 넘기가 힘든데 그 뒤를 바라본다?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무한 모드의 보상이 눈이 뒤집힐 정도로 좋냐 하면 또 아닙니다.
물론 아직 알이 드랍되는 50층까지 간 유저가 없어 그렇게 보이는 것일 수도 있으나
일단 현재의 상황으로 판단하기엔 무한 모드 도는 건 시간 낭비 수준입니다.
자신이 좀 강하다 싶으면 일주일에 딱 한 번, 또는 무료로 주는 3번의 기회만 소모해서
랭킹 높게 받아 랭포 받아가는게 가장 정답으로 보입니다.
랭포를 많이 주는 랭킹에 못 들 거 같다? 무한모드는 건드리지도 않는게 맞습니다.
강림의 조각, 골드, 정수와 같은 모든 보상들이 하드모드보다 하위버전입니다.
이건 물론 아직 등반을 40층 언저리까지밖에 못하기에 정확한 비교는 아니지만
현 상황에서 45층 이상 올라갈 수 있는 유저는 없는 것으로 판단되기에 현 상황에서는
나름 성립이 되는 비교라고 생각됩니다.
즉, 현재로서는 무한모드는 오히려 넘을 수 없는 벽을 느끼게 함으로써 오히려 도전욕구를
말살해버리는 컨텐츠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미래를 생각해봅시다.
언젠가 신규 단계가 나오든, 신규 컬렉이 나오든, 정령 각성이 나오든
아무튼 기깔나는 스펙업 수단으로 엄청난 스펙 인플레가 온 뒤의 미래를 가정해봅시다.
이때쯤 되면 하드모드는 지금의 노말모드의 위상을 가지게 될 겁니다.
그럼 무한모드도 체감 난이도가 한결 쉬워질 거구요.
그런데 무한모드는 노말/하드와 좀 다릅니다.
기본적으로 현재 노말모드를 부담없이 무한정 돌릴 수 있는 이유는
1. 50층 보스전 승리시 부복제 20개 지급
2. 증탑 초기화 비용이 오직 골드
이 2가지 이유 덕입니다.
그러나 무한모드는 현재 아무도 50층을 클리어하지 못해 알 수가 없긴 하지만
공지에 보스전이 존재하지 않는다 하였으므로 50,60,70,80층 승리 시에
부복제를 지급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혹은 지급하더라도 20개보다는 적은 10개 정도만 지급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무한모드는 처음 3회 이후부터는 참가비용 20다이아를
초기화 비용과는 별개로 지불해야 합니다.
조건이 다른 2개의 모드와는 상당히 다르다는 소리입니다.
여기서 보상 설계의 문제가 드러납니다.
자, 위에서 가정한 미래가 도래했을때,
여러분은 확률이 낮아 수많은 트라이를 해야 하지만 그 트라이에 비용적인 부담은 없고
비교적 낮은 스펙을 가지고 클리어가 가능한 하드모드에서 카스/루크를 파밍하시겠습니까
아니면 확률은 높지만 트라이에 비용적인 부담이 들고 비교적 높은 스펙을 요구하는
무한모드에서 카스/루크를 파밍하시겠습니까?
저라면 전자를 택합니다.
물론 무한모드에서 운이 좋으면 한 판에 헬카/드슬/카스/루크를 전부 획득할 수 있겠죠.
근데 그건 80층까지 밀 수 있을 때의 얘기입니다.
부복제 60개를 가지고 80층까지 민다?
솔직히 드라마틱한 스펙업 수단이 2개 이상 들어와야지 가능하다고 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하드모드가 현재의 노말모드로 위상이 내려온다 해도
무한모드의 70~80층은 여전히 초고스펙의 영역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봅니다.
그런데 그런 극악의 난이도를 가진 70~80층 보상이 고작 하드모드에서도 얻을 수 있는
카스/루크 따위입니다.
먼 미래에 도달할 영역에 현재의 최고 보상을 넣어둔 거란 소립니다.
비교를 해보자면 아르하 증탑 스토리 낼때 쯤에 증탑 하드모드를 내면서 51층 보스를 포리/애마 박아둔 거랑
다를게 없다는 소리입니다.
나중에 바꾸려고 했다? 변명입니다.
이미 전에 드슬 히든 보스로 숨겨놨을 때처럼 신규용을 만들어서
추가만 해놓는 식의 방법은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현재 무한모드의 문제점은 보상입니다.
난이도는 하드 모드의 난이도를 갑자기 올려버린게 문제지
무한모드의 난이도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비록 의도한거보다 하드 모드의 난이도가 쉬웠다고 해도
그걸 1~2달 가량 방치했으면 실수 인정하고 그대로 유지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하드모드 첫 출시 당시에 하드모드가 이름값을 못한다고
문의를 넣은 유저가 한둘이 아닌데 그때는 검수 안해놓고 이제와서
상향 먹인다는 게 정말 이해가 안 갑니다.
무한모드 없이 하드모드만 상향을 하던가
하드모드는 냅두고 무한모드를 추가하던가
둘 중 하나의 방식을 택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만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솔직히 무한모드는 너무 급조한 티가 팍팍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