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린 뒤, 약간 습한 기운이 느껴지는 새벽의 어느 시간
자유 게시판엔 글 하나가 올라온다.
???: 매크로 저격한다.
그러나 실상 내용은 확률 자체를 배제한 이상론적인 글
하지만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었다. 자유 게시판은 언제나 그래왔고, 항상 똑같은 패턴이었으니까.
허나 그 후의 벌어진 일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웃음이 끊이질 않는,
리플리 증후군의 모습을 보여주는 작성자의 모습이 있었다.
작성자, 그는 단 1분차이로 올라온 댓글을 스스로 동일인물, 혹은 같은 길드원이라 단정 짓고는 바르르 떠는 치와와 마냥 캉캉 위협도 되지 않는 짖음을 행했다.
스스로 지어낸 거짓말을 그대로 믿어버리는, 자신의 생각이 곧 신념이 되어버린, 그런 불쌍한 존재의 탄생이었다.
이 뒤의 일은 말해서 무엇하겠는가. 결국 스스로가 하는 말에 핀트 조차 잡지 못한채 결국 싸늘하게 식어버린 그의 계정만이 남아 그의 흔적을 흩뿌릴 뿐이었다...
보이는가, 해당 글의 댓글이.
아무 관계없는 나까지 끌어들이는 것이
이 야심한 새벽에 일어났던 일들은 거짓이 아님을 알려주고 있을 뿐이다.
봄의 끝자락, 5월의 평범한 어느날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