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화: 다른 대륙으로
임프콥터는 계속 날아갔다.
이 헬리콥터 같은 물체 안에는 먼지가 수북하게 쌓여 있었지만, 존은 임프콥터가 굉장히 멋지다고 생각했다.
‘나도 요트 말고 헬리콥터나 사 달라고 할 걸 그랬나.’ 존은 생각했다.
창 밖에는 아름답게 빛나는 돌덩어리가 보였다 - 아니면 혹시 동상인가?
존의 지도에도 그것과 비슷하게 생긴 동상이 있었다.
천문대와 바다에서 본 글씨처럼 난생 처음 보는 글씨였지만, 존은 큰 어려움 없이 글씨를 읽을 수 있었다.
‘하늘의 신전’
‘무척 아름다워 보이는 곳인데 어째서… 아무도 없지?’ 존은 생각했다.
그곳의 이름 아래에는 짤막한 글귀가 쓰여 있었다.
‘몬스터 출현. 출입 금지’
이 글귀는 ‘하늘의 신전’ 아래에만 아니라 지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 심지어 ‘희망의 숲’ 이라는 아주 긍정적인 이름의 장소에도.
‘뭐… 뭐야? 여긴 괴물들밖에 살지 않는 건가?’ 존은 생각했다.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존.”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세… 센즈? 지금 여기 있는 건가요?” 존이 물었다.
“제가 여기 있다기보다… 제 영혼의 일부가 여기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겁니다.” 센즈가 대답했다.
“그래서 몸이 희미한 건가요?” 존이 다시 물었다.
“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에요, 존.” 센즈가 말했다.
“임프들의 집에선 굉장히 위험했어요… 임프의 집에 들어간 것도, 닌자 드래곤의 습격을 받은 것도요. 그런데 이상한 건… “ 센즈는 갑저가 말을 멈추었다.
“뭐가 이상한 거죠?” 존이 물었다.
“원래… 임프는 인간들의 물건을 훔쳐가던 흉악한 종족이었어요. 그래서 인간과는 철천지원수였고요.” 센즈가 말했다.
“그래서 닌자 드래곤의 습격은 그렇다 쳐도, 임프들이 당신을 도와준 건 의외에요, 존. 어쩌면…” 센즈가 중얼거렸다.
“그게 무슨 의미라도 있나요?” 존이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지금 중요한 건 한사코 빨리 빛의 탑으로 가는 거에요.” 센즈가 말했다.
“이 지도에는 나와 있지 않은데요?” 존이 물었다.
“지금은 안 보이죠. 빛의 탑은 낮에만 보이는 순수한 빛의 결정체니까요. 밤에는 지도에도, 드래곤의 눈에도 보이지 않는답니다.” 센즈가 대답했다.
“그럼… 해가 뜰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요?” 존이 불안해하며 물었다.
“원래는 그래야 하지만, 시간이 부족해서 친구를 데려왔어요.” 센즈가 말했다.
‘친구?’
‘키야아아악!’ 어디선가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마침 여기 왔군요.” 센즈가 웃으면서 말했다.
‘존의 눈에 무언가가 비쳤다 - 새? 닭? 설마… 드래곤?’
“세트, 존이에요. 존, 이 드래곤은 선셋드래곤이에요. 이름은 세트고요.” 센즈가 두 인간과 드래곤을 소개시켰다.
‘오호… 네가 그 예언 속의 인간인가? 이름이 존이라고?’ 세트가 되뇌었다.
“하… 하지만 빛의 탑은 드래곤들조차 밤에는 못 찾는다고 하지 않았나요?” 존이 물었다.
“선셋드래곤들은 예외에요. 그들은 옛날부터 빛이 없는 곳의 태양을 부르고, 어둠을 몰아내는 일을 했어요. 참고로 거의 모든 드래곤들은 텔레파시로 대화하니 잘 안 들려도 걱정하지 마세요.” 센즈가 말했다.
‘그래서… 빛의 탑으로 가려는 건가, 인간이여?” 세트가 물었다.
“저… 저기, 센즈 님께서 대신 얘기해 주시면 안 되나요?” 존이 물었다.
“그건 곤란해요… 저는 잠의 여신 센즈. 인간과 드래곤 사이의 일에는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없습니다.여러분을 잠재우는 일이라면 몰라도요.” 센즈가 대답했다.
‘윽… 어떻게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는데…’ 존은 생각했다.
‘날 만난 게 부담스러운가 보군, 그럼 그냥 갈까?’ 세트가 물었다.
‘아, 아냐! 그냥 빛의 탑까지 가야 하는데, 어디 있는지 몰라서…’ 존이 말했다.
‘빛의 탑까지 가는 길을 가르쳐 달라는 부탁 정도라면, 대가가 있겠지?’ 세트가 말했다.
‘대… 대가? 하지만 난 지금 아무것도 없다고!’ 존이 소리쳤다.
‘꼭 물질적인 대가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내가 바라는 건 이 한 가지면 충분하다.’ 세트가 말했다.
‘뭔데? 일단 말해 봐.’ 존이 말했다.
‘내가 바라는 건… 내가 너에게 길을 가르쳐 준다면, 너는 반드시 루시퍼와 그 일당을 소탕하고, 우리가 다시 만날 때에는 반드시 드래곤 테이머가 되어 있어야 한다!’ 세트가 말했다.
‘만약 그 때 드래곤이 없으면?’ 존이 물었다.
‘그건 그 때 가서 보도록 하지. 그럼 조건에 동의하나?’ 세트가 물었다.
‘좋아… 동의하지.’ 존이 말했다.
‘그럼 길을 알려주지… 아침으로 만들어 버리는 게 더 쉽겠지만, 그렇게 되면 루시퍼가 알아차릴 게 뻔하기에… 이걸 주마.’ 세트가 무언가를 건넸다.
존의 손에는 붉은 가루가 들어 있는 주머니가 들어 있었다.
‘그건 빛의 가루다. 내 뿔을 곱게 간 가루지. 물론 내 뿔은 아니야… 그걸 지도에다 발라.’ 세트가 말했다.
존은 세트가 시키는 대로 했다. 그러자, 글씨와 그림이 하나씩 더 생겼다.
‘빛의 탑’
그 아래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다른 대륙으로 가는 통로. 스톤키퍼 출현.’
‘스톤키퍼가 뭐지?...’ 존은 생각했다.
“스톤키퍼는 빛의 유산을 지키는 돌덩어리들이에요. 위험하긴 하지만 제가 같이 갈 테니 걱정 마세요.” 센즈가 말했다.
‘그 가루는 나중에 또 쓸 일이 있을 거다… 잘 보관해 놔.’ 세트가 말했다.
‘그럼…’
세트는 저 머리 날아갔다. 센즈도 모습을 감추었지만, 존은 그녀가 자신의 주위 어딘가에 있으리라 확신했다.
‘그럼 어디 가 볼까… 빛의 탑으로.’
바람을 받으며 임프콥터는 날아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