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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검은 혁명 - 0. Things to C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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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357
  • 작성일2016.07.27
Prologue

Things to Come



어둠의 예언이 나의 종 파르신에게서 떨어졌으니, 나를 따르지 않는 자는 젖먹이부터 백발이 성성한 노인까지 모두 살아남지 못하리라.

원한의 사슬이 너희를 조이고 포악한 독재자의 날붙이가 너희를 찔러 상처를 내도 싸매줄 이 없구나.

그 심판의 날이 오면 내가 너희들에게 배반의 낙인을 품은 아이를 보내리니

그 아이가 제 가족들의 따듯한 마음을 알기도 전에 너희는 아이를 대죄의 깊은 늪 속으로 끌고 들어가겠고

그 아이가 자라 너희들의 가진 이면과 그 속의 위선을 알게 될 때 그 사람은, 제가 있던 늪에서 벗어나와 칠흑의 불꽃이 될 불씨를 가지고 내게로 오게 되리라.

그 자는 거울 속의 섬광과도 같은 차가운 시선으로 너희를 짓밟고, 살육의 유희 속에서도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지 않고 그 시선을 가지고서 너희 몸을 베어버릴 것이다. 너희가 아무리 비명을 질러도 그 자는 너희를 그저 꼭두각시 정도로 볼것이다.

내 귀에 그가 말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의 선고소리가 들린다. "이것이 너희들이 지은 죄의 댓가다. 너희는 피로 물든 마술사들이며 타락의 죄인이고 어둠의 살인병기이다.

너희의 비단옷은 피투성이이고 손에는 타락의 죄가 가득 담긴, 허영으로 만들어진 금잔이 들려 있으며

발은 피흘리는 일에 날쌔며 목구멍은 열린 무덤이고 혓바닥은 거짓증언을 하고 모함할 때 부드럽게 놀리며 눈으로는 뇌물의 액수만을 대중한다. 그래서 나는 심연의 어둠을 불러내어 너희들을 벌한다."

끔찍해라. 내 눈에 비친 미래가 너희를 덮치는구나. 그래도 너희는 지금 이대로가 좋다며 놀고 먹자고 하는구나. 이 악행은 누구도 볼 수 없다며 뇌까리는구나. 그런 너희를 나는 벌하리라. 내 대행자의 손을 빌려 너희에게 매를 들리라.


이는 내 말이라, 어김이 없다. 내가 나의 종을 시켜 하는 말이니, 틀림이 없다.



나 카데스가 말한다.

-----

후드 아래에 숨겨진 그의 시선은 늘 차가웠다. 그건 그 나이 또래 소년이라고 보기엔 지나칠 정도로 날카롭고 또 매정했다. 그의 옆에 선 드래곤 한마리도 비슷한 시선을 가지고 있었다. 불속성인 레드와이번의 그것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차가운 눈빛은 마치 세상의 비뚤어진 이면을 꿰뚫어 보고 있는듯 굉장히 예리했다. 언제부터 얼어붙은 것인지 모를 마음을 가진 그가 그의 용을 데리고 도적의 이글루 끝자락, 세월이 쓸고 간 흔적이 남은 산적 두목의 앞에 선다.

"하, 여기 계셨구만?"
"말을 함부로 하는구나!"

그는 말이 없이, 다만 용에게 그를 공격하라고 할 뿐이었다. 레드와이번이 비룡 특유의 날렵한 몸짓으로 둔해빠진 산적 두목을 유린하며 공격을 퍼부었다. 용이 자신의 발톱으로 그의 팔을 찌른 뒤 그대로 찢어발겼고, 팔을 강하게 파고드는 통증에 그가 도끼를 놓치자 용은 뜨거운 화염을 쏟아낸다. 어찌 보면 상당히 실리적이고 어찌 보면 비열한 전략이었다. 연이은 공격에 버텨낼 체력을 소진하고 쓰러진 패배자를 즈려밟은 그가 자신의 목적만을 말한다.

"내놔. 돈."
"크으...."
"내가 뒤지는 수 밖에. 이그나이트. 부탁한다."
"엣츄. 그르릉..."

이그나이트라고 불린 레드와이번이 그의 소지품들 중 유용한 것들만 제 발로 골라내어 주인의 앞에 끌어놓았고 그 결과 그는 돈 몇푼과 물약 몇개 정도만 얻어냈다. 쓰러진 뎀프바논을 즈려밟던 발을 뗀 그가 그를 걷어차며 인상을 찡그린다. 눈이 안 보이더라도, 입 모양으로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의 입가에는 경멸과 혐오가 걸려 있었다.

"하, 추잡해!"

누가 보면 배워먹지 못했다고 하거나 부모가 없이 자란줄만 알 것 같은 말투였다. 그만큼 그는 남을 모욕하는데에 거리낌이 없었다. 어쩌면 그것은 그의 마음을 감싸는 일종의 갑옷같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가자, 이그나이트. 이따위 쓰레기같은 곳엔 더 있을 이유가 없어."
"그릉...츄."

재채기를 연신 뱉어내는 용과 함께, 뒤로 돌아 자신이 왔던 곳으로 떠나버리는 그를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 흔히 검은 로브라 알려진 그들이었다. 그들 중 하나는 특이한 복장을 하고 있다. 그가 예언이라도 하는 말투로 그들에게 속삭였다.

"저 자가 예언 속 그 자. 배반의 낙인을 품은 아이. 대죄 속으로 이끌어진 아이를..."
"그런가. 그건 그렇고, 저 인성 하고는..."
"...그들의 '신'이 그자에게 준 운명. 그걸 따를 수 밖에 없는 것이 인간이다. 그랬기에 저렇게 인성이 좋지 못할 수 밖에."
"서둘러 데려와야겠지."

모의는 곧 끝났고 이글루 속으로 들어가는 그들의 뒷모습만이 눈보라 속에 잡혔다. 해는 그들이 들어간 그곳을 비추지 못했다.


소년은 어릴적부터 병약했다. 그에게 세상이란 창문 너머가 전부였다. 용들이 날아다니고 마을의 사람들이 조잘댈 때도 그는 자신만의 세계에서 나오는 법이 없었다. 아마 너무도 병약해 나올 수 없었다가 더 맞는 표현일 것이다. 지금의 그는 건강한 편이지만, 어릴 적의 과보호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었다.

"메르헨 도련님. 차 마실 시간이에요."
"아, 유모. 고마워요."

그가 차의 향을 음미하는 듯 한 모습을 보인다. 아마 부유한 자들만이 알 수 있는, 그 차가 가진 고유한 향이리라. 그가 차를 다 마시고는 창가에 내려놓고 침대 아래로 내려간다. 슬리퍼를 신은 그의 발소리는 거의 없다시피 했다. 용이 살고 있는 방으로 들어간 그의 눈 앞에 자신의 고귀한 자태를 뽐내며 앉아있는 나이트드래곤이 눈에 보인다. 그가 나이트드래곤에게 자신이 지어준 이름을 속삭인다.

"레넬. 오늘도 좋은 아침!"

그에 응답이라도 하듯 고개를 끄덕이는 나이트드래곤. 둘 사이의 유대는 무엇보다도 끈끈해보였다. 무엇으로도 끊을 수 없을만큼.


"...이상의 죄로. 이 자가 이단이며, 이 사회에서 영구히 추방되어야 함을, 엄숙히 선포하는 바이다!"

내리치는 나무망치 소리에도, 가난해 보이는 사람들은 수군거리기에 바빴다. 그 현장에, 아까 산적 두목을 즈려밟았던 그 말라비틀어진 소년도 있었다. 그는 주변에서, 자기 이웃들이 수군거리는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다.

"또 이단질당하네. 저 사람 잡아먹는 귀신놈들은 질리지도 않나봐..."
"쯔쯔...저 사람이 뭘 했다고...루시퍼 놈이 보고도 기절할 세상이야."
"가난이 죄야. 가난이...에라이, 썩을놈의 세상... 돌아가서 술이나 퍼마시자고."
"그러자고. 언제 이단질당할지 모르는데. 우리 동네 술집에서 파는 오라지게 싼 술이나 잔뜩 처먹구, 얼른 죽어 없어져서 저것들 없는 세상에나 가버리자고!"

그들의 말은 거칠기 짝이 없었다. 아마 그들이 사는 환경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으리라고 생각할 뿐이다. 반면, 한결 깔끔해보이는 사람들은 그들의 목소리에 찬동하고 있었다. 척 봐도, 그들은 문화의 혜택을 누리며 살고 있었다. 수군대는 자들과는 달랐다.

"이단자! 사라져버려!"
"더러운 이단 같으니. 당장 치워버리십쇼, 사제님들!"
"진정하시오. 이제 이들을 마을 밖으로 쫒아내겠소. 그 전에, 우리 모두 기도합시다. 내가 먼저 시작하겠소."

대사제정도로 보이는 사람이 군중들 중 일부만을 제재하는 손짓을 했다. 그러자 모두 조용해졌다. 사방에서 조여오는 병사들의 눈빛에 빈민들도 침묵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아모르께서 역겨워하시는 우상을 새기거나 부어만드는 자, 기술공이 손으로 만든 것을 남 몰래 모시는 자에게 저주를."
"아멘."
"아비나 어미를 업신여기는 자에게 저주를."
"아멘."

한참을 이어지던 아멘 소리가 광장을 가득 메웠다. 사제는 기도문을 읊느라 경황이 없이, 누가 아멘을 하던 말던 제 할 일만 했다. 그러다가 거의 마지막 대목에 이르렀다.

"뇌물을 받고 죄없는 사람의 피를 흘리는 자에게 저주를."
"아멘. 개같은 것들아."
"이 모든 법을 어느 하나라도 지키지 않고 짓밟는 자에게 저주를."
"망할 아멘, 아멘. 그 벌은 너희들이 나중에 곱게 받아 처먹을꺼다. 돼지같은 자식들."

후드를 뒤집어 쓴 소년은 이 사회의 이면을 알고 있기라도 한듯, 그들에게 향하긴 했지만 닿진 않은 욕지기를 내뱉었다. 그가 빈민들 사이로 섞여 사라진다. 그의 입가엔, 산적을 즈려밟을 때와 같은 경멸과 혐오가 걸려 있다. 뒤에서 사제가 소위 말하는 문명인들에게 소리쳤다.

"그래도 혹, 이 자를 우리의 유일신. 아모르님께서 용서하실 지 누가 압니까? 그러므로, 오늘 저희는 단식을 선포하는 바입니다. 3일간 단식하며, 아모르님께서 이자를 용서하길 기다려 봅시다..."
"단식은 개뿔. 평상시엔 배꼽에 기름기가 번들거리게 끼도록 고기만 처잡수시는 주제에. 다이어트도 되고 좋-겠네- 우리 높-으신 사제님들은."

그의 목소리 하나하나에, 이 곳을 향한 저주가 서려있었다. 후드를 고쳐쓰는 소년의 손목은 금방이라도 부러질 듯 애처롭도록 말라 비틀어졌고 또 가늘었다.


"어디보자, 성물이 13개로 정상, 언약궤 정상, 휘장들은 깨끗하고..."

말단 사제인 클라이드는 오늘도 신전의 잡무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가 맡은 잡무란 신전 창고 관리였다. 그 외에 할 일이라면...가끔 고위 사제가 농땡이를 부리러 나가거나 여자를 만나러 은밀한 곳으로 사라졌을 때, 신전에 찾아오는 사람들을 상대하는 것 정도랄까. 사실 그는 신전 사제가 된지 얼마 되지 않았다. 고위 사제 하나가 한쪽 눈이 멀어 어쩔 수 없이 사직한 뒤, 원래 이 자리에 있었던 사람이 그 자리에 오르게 되어서, 원래 예비 사제였던 자신이 들어앉은 특이한 경우라 그에 대한 다른 사제들의 평가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아직 17살밖에 되지 않았다. 1년 전까지만 해도 또래의 친구들과 남자아이들이 으레 하던 장난 - 마을에서 마녀의 아들, 도둑의 자식이라고 하던 한 빈민을 놀려주는 그런 류의 것 - 을 좋다고 치던 어린 소년이 한순간에 사제가 되었으니 그럴만도 했다. 또 한가지...그는 자신이 사제가 될 성품이 아니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기도 했고, 실제로 그의 본래 성품은 사제가 될만한 그것이 못되었다.

"클라이드! 저-기, 고해실에 사람 왔다!"
"예- 가요!"

고해소 안에는 한 여인이 자리하고 있었다. 여인은 펑펑 울어제끼며 고해소 안을 제 울음소리로 채우고 있었다. '입 닥쳐'하는 소리가 클라이드의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애써 꾹꾹 눌러담았는지 그는 침착한 목소리로 그녀를 달래려 애썼다.

"자매님, 진정하십시오. 왜 그러시는 겁니까?"
"흑흑...저희 남편이...남편이...제 보는 앞에서...그년이랑..."
"그런...하지만 자매님. 넓은 마음으로 남편을 용서하십시오. 지금은 단지 악마에게 유혹당했을 뿐입..."
"그런 소린 지겹도록 들었다구요! 전 지금 그가 너무 미워서 눈 앞에서 사라졌으면 한단 말이에요!"

그의 머릿속에선 명쾌한 해답이 하나 딱 도출되었지만 그 선택지를 굳이 말하진 않았다. 그건 바로 그 사람을 죽여버리는 것이었으니까. 사제가 되어서 사람을 죽이라고 하는 걸 들켜버린다면 자신은 곧장 길바닥에 주저앉을 수 밖에 없었기에, 그가 해답을 말하는 대신 헛기침을 한번 하고는 각본대로인 대사를 읇는다.

"자, 자매님. 진정하십시오. 자매님은 아모르께서 뽑아주신 사람이고, 아모르님의 성도이며, 아모르님의 사랑을 받는 백성입니다. 그러니, 친절한 마음과 겸손과 온유와 인내로 마음을 새롭게 하여, 피차에 불평할 일이 있더라도 서로 용서해야 합니다. 마치 아모르님께서 자매님을 용서하신 것 처럼요."
"그럼...그 이를 용서해야 한다는 말씀인가요?"
"서로 물어뜯고 삼키고 하면 피차 멸망할 터입니다."
"...알겠어요. 그 이를 용서하겠어요. 이제 좀 진정이 되는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좋은 선택입니다. 자매님. 자매님의 앞에 아모르님의 축복이 충만하기를."

본래 사제라면 이렇게 사람이 회개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뿌듯해야 정상이겠지만, 그는 전혀 그렇지 못했다. 그는 오히려 다른 사람이 죽던 살던 거의 신경쓰지 않았다. 그는 한 이단자가 성도를 납치한 채 벌이던 인질극때도 그랬다. 인질과 이단자. 그 둘 모두에게 빛속성 마법을 선사하고 지켜보기만 했으니까. 그 땐 다행인지 불행인지 주변에 다른 사제들이 있어 둘 모두가 상처입은 동안 한 무리는 인질을 데려와 치료하고, 한 무리는 이단자를 잡아 이단이라고 하며 마을 밖으로 내쫒아버렸지만. 그 때 그는 마법의 조준에 더 주의를 기울이라는 대사제의 보통 사제에게라면 따끔했을 충고를 받았다. 그는 텅 빈 고해실 안에서 그 때를 회상하며 피식 웃었다.

"내가 그 때 설마 조준이 잘 안되서 둘 다 쐈으리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의 미소는, 우리가 보통 예상하는 사제의 인자한 그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살인마의 것이라고 하는 것이 옳을 터였다.


말라비틀어진, 용과 함께인 소년이 자신이 살고 있을 빈민촌으로 들어선다. 근처에서 귀족 정도로 들리는 여성의 목소리가 '소매치기야!' 하고 소리쳐도 이곳의 빈민들에겐 닿지 않는 듯 누구도 그 범인을 잡지 않았다. 그것은 암묵적인 규율이었다. 이곳 사람이 '바깥 사람' - 흔히 말하는 귀족들 - 을 털어먹든 죽이든 혹은 껍데기를 제외한 나머지를 어디론가 팔아넘기든 그건 묵인되어야만 했다. 그것이 이곳을 실질적으로 다스리는, '루나 팩토리'가 사람들에게 당부한 일이었다. 그들이 이곳의 정부였고 지배자였다. 또, 그들만이 [낙원]으로 향하는 길을 알고 있기도 했다. 소년이 떠들썩한 건물 앞을 지나며 정장을 싹 차려입은 한 남자를 본다. 주머니를 슬쩍 열어본 그의 눈에 보이는 것은 돈이 얼추 들어있어 보이는 돈주머니 1개. 그는 조용히 주머니에서 돈주머니를 슬쩍해 제 주머니에 챙겨넣는다. 주머니에서 그것을 집어 자신의 돈으로 만든 그의 뒤에 대고 정장의 남자가 소리친다.

"소매치기야! 소매치기!"

그러나 듣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규율에 입각한 것이었다. 그를 쫓는 정장의 남자가 구둣발 소리를 내며 뛰어간다. 후드를 쓴 소매치기 소년이 날랜 몸짓으로 사람들 사이를 헤쳐나가는 동안 구둣발 소리는 멀리 떨어져나갔다. 뒷골목으로 들어간 그 소년이 주머니를 열어본다. 다이아 3개. 그가 어둡게 미소짓는다.

"꽤 두둑한데? 이거. 아나벨라 누나라도 부르려고 했나...하! 한동안 먹고 살 걱정은 없겠어."

그가 곧 달 3개가 그려진 간판을 달고있는 곳, 루나 팩토리에 가서 다이아를 골드로 교환했다. 6만 골드. 돈을 여러 주머니에 분산시켜서 넣은 그가 자신의 집으로 향한다. 그 안에, 그의 아버지가 다 떨어져가는 책상 위에 말라비틀어진 팔과 종이 몇장을 올려놓은 채 그를 보고 입을 연다.

"아델레온- 왔구나! 아빠는 연구중이라서. 미안해- 연구가 끝나면, 아빠랑 같이 시간 좀 보낼까? 오랜만에 산책도 하고, 밖에서 맛있는 것도 사먹고 말이야. 괜찮지?"

아델레온이라 불린, 후드를 뒤집어 쓴 소년이 미소짓는다. 눈은 보이지 않아 어떤 표정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입가에 걸린 미소는 분명히 약간 씁쓸한 느낌이었다.

"응, 아빠. 연구 열심히 해! 이그나이트도 응원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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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안에도 낙원이 있나?

글쎄. 회개한다면 그게 보이겠지.

이미 회개했어. 사랑에게서 나는 깨달았지. 사랑에게 흠씬 매를 맞았다고.

...뭐야. 못믿는 거야? 눈이 달렸으면 좀 봐. 이 멍자국을...아주 선명하지 않아? 아직 아물지도 못했어.

그런가? 그럼, 입구까지 데려다주지. 어때?

아무런 댓가도 없이 말인가? 듣던 이야기와는 다른데...

그럼, 당연히 보내드리지. 난 뱃사공이니까. 다만 그곳에서 실컷 즐기셔야 할꺼야.

그러지, 언젠가 낙원의 빛이 지상에도 닿기를.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이단자 양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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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뻐하는 단식은 바로 이런 것이다. 억울하게 묶인 이를 끌러주고 멍에를 풀어주는 것. 압제받는 이들을 석방하고 모든 멍에를 부수어 버리는 것이다. (이사야 서 58장 6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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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7. 27 ~
Catastrophe, Reboot.

네. 2년 전 분량왕 겸 이단 소설가던 그 카타입니다. 놀랍게도 1년 드빌 접다가 복귀했습니다. 예전 존잘분들은 거의 없군요.
잘 부탁드립니다. 검은 혁명 다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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