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가 사망하였습니다. 시험기간인데 뭐하는거지....글쓰기가 너무 재미있다! 근데 안써진다! 망할!
1챕터는 1-3편까지 있고요... 그리고 2챕! 글쓰는데 노래 듣기 좋은거 있으면 추천해줘요.....
(동방 하악)<ㅍㅍ
쨋든 시작합니다..... 줄은 나누기 귀찮아요.
가는 길은 다행이 그리 멀진 않았다. 등에 업힌 채로, 아니. 정확하겐 누운 채라고 해야 맞겠지만, 션은 계속 옆과 앞을 둘러보았다.
넓은 길에 션과 레온이 가고 있었다. 아래 길은 병원의 흰 바닥이 아닌, 투박한 벽돌길이였다.
딸랑 하는 가게의 종 울리는 소리가 들리고, 레온은 션을 기름칠이 잘 된 바닥에 내려놓은 후 누군가를 불렀다. 레온은 등 뒤에서 반쯤 잠든 션을 흔들어 깨웠다.
여기가 어디인진 몰랐지만, 기름 냄새와 이상한 쇠 내음이 많이 풍겼다. 심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좀 별로였다. 보라색 펜던트를 찬, 몸 전체가 대부분 까만 용 하나가 나왔다.
눈은 옅은 초록색과 노랜색이 섞여진 밝은 색이였다. 그 용은 레온과 몇마디를 나누다가, 션에게 왔다. "어.....안녕? 난 로...에..음...이렇게 하는게 맞던가? 미안, 다른 용을 본지 좀 오래되어서..."
"괜찮아, 내가 대신 해주지. 자, 션. 여긴 로건이야. 네가 앉아서 다닐 거의 대부분의 것을 만들어 줄거야." 로건은 션을 레온의 등에서 살며시 내려놓았다. 잘 보이지 않아서는 모르지만 구멍뚫린 날개는 보지 못한 것 같았다.
로건은 조그마한 안경을 코 끝에 걸치고 있었고, 귀찮아서 올리지 않는 듯 했다. 까만 몸체는 기름을 받아 번들거리고 장비들이 허리춤에 매달려 반짝거렸다. 보라색 펜던트에는 검은 기름이 묻어 진하게 번들거렸다.
"음, 레온. 션...이라고 했지? 그렇군. 뭐가 문제여서 왔어? 로건은 앞발로 안경을 앞을 볼 정도로만 슬쩍 올리며 물었다. "지금 걷질 못하는것 같아. 날개도 꽤 크게 다쳤고. 자연회복은 안 될것 같으니, 가죽을 덧대야 할 것 같아."
"허, 얼마나 다쳤기에. 한번 보자." 로건이 가까이 다가왔고, 션은 말없이 날개를 내보았다. "세상에, 내가 가죽 정비공 일을 오래 하긴 했지만, 이렇게 크게 다친것도 처음이다. 대단해, 무슨 일을 하다 이렇게 된거지?"
"흠, 그건 알아봐야지. 바로 말해주진 않았어. 아직도 긴장한것 같더군. 맞지? 괜찮아. 여긴 좋은 곳이니. 로건, 션에게 다리 받침 하나만 만들어 줘. 걸어다닐순 있어야지." "네가 업고다니면 안되나?"
레온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 좀 만들어 주면 안되나? 한두번 의뢰한 것도 아니고, 왜 그래?" "하, 농담이지. 만들어 줄게. 일단 자부터 가져오고. 재질은 뭘로 할까?" 찬장에서 로건은 자를 뒤적거렸다.
"가벼운 걸로 해줘, 아직 좀 어리니까." "알았어, 그래. 가죽과 나무판자들. 그정도면 되지? 철심도 약간 박아 넣고. 바퀴도 원하면 하나 달아줄게. 션, 네가 정해. 자기 자신이 마음에 드는대로 해야지 않겠어?
"음, 달아주세요. 그냥 적당한 크기로요. 걷는데 방해가 덜 되도록 해주세요. 아시다싶이 날개도 다쳤거든요." "흠, 그래. 날지 못하는 용에겐 다리가 필수이지. 로건은 허리춤에서 망치를 꺼내 내려놓았다.
그 후 가게 안쪽으로 들어가 나무판자들 여럿과 못 상자를 가져왔다. 바퀴도 하나를 가져왔다. "여기, 네가 원하는 대로야. 좀 오래 걸릴테니 어디라도 가있어. 옆에 찻집이라도 가있지 그래?"
"다리를 다쳤는데, 걸어갈수도 없잖아. 그냥 여기 기다리고 있을게. 내가 알고있는 로건의 실력이면 금방 만들잖아. 맞아? 아니야?" "맞지, 최대한 빨리 해볼게." 로건은 줄자를 들고 션의 다리 길이를 쟀다.
더러워진 검은색 줄자가 길게 늘어져 길이를 보여줬다. "에잇, 이정도면 맞을 줄 알았는데." 로건은 션의 다리 길이와 나무판자를 대보며 중얼거렸다. 작은 톱을 허리춤에서 꺼낸 로건은 션에게 잠시 물어보았다.
"션, 거기 걸린 자 좀 줄 수 있어?" 션은 옆을 돌아보았다. 길다란 자가 옆에 걸려있었다. 걸어가긴 힘들었으므로 션은 잠시 머뭇거렸다. "아, 던져주면 돼." 션은 자를 던졌다. 로건은 익숙하게 자를 받아서 판자를 잘랐다.
나무 톱밥이 약간 날렸다. 로건은 기침도 하지 않고 나무를 잘랐다. "션! 이것좀 다시 걸어놔 줘!" 로건이 다 쓴 자를 던졌다. 션은 자를 받아서 있었던 자리에 걸었다. 검은 비늘에 묻은 나무 톱밥이 더욱 두드러지게 보였다.
자른 나무판자를 션의 다리에 대보고 다시 자르던 로건은 열댓번을 반복하다가 드디어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못을 한두개 입에 몰며 박아넣었다. 언뜻 바퀴도 달려있었다.
"자, 션. 완성이다. 맞을진 모르겠지만, 최대한 실력을 내봤어. 바퀴가 처음엔 좀 적응이 안 될수 있을거야. 그래도 좀 타면 나아질거야. 나중엔 없으면 오히려 더 안좋을걸? 어, 내 말 듣고 있니?"
션은 가만히 다리 받침을 쳐다보았다. 당장 껴보고 싶었지만, 아직 설명을 못 들었다. 가죽끈을 묶어주는 동안 션은 미동도 없이 앉아있었다. "자, 일어서서 한번 걸어봐. 조심해. 바퀴 달린 것 알지?"
가까스로 4 다리로 일어난 션은, 일어나자마자 넘어질 뻔 했다. 옆에 있던 레온이 잡아주지 않았더라면, 그대로 넘어졌을 것이다. "거봐,내가 뭐랬어. 일단 천천히 걸어봐. 바퀴 쓸 생각은 나중에 하고. 어차피 다리가 나으면 떼어야 해."
어느 정도 정신을 추스리고, 다시 일어났다. 10분 정도 지난 후엔 나름 적응이 되었는지, 바퀴가 계속 앞으로 갔지만 이젠 3개의 발도 같이 앞으로 갔다. "넘어지지 않는 구간은 지났고, 정지랑 걷기 재개를 연습해 봐."
"네? 이정도만 해도 충분한것 아니였어요?" 션의 단순한 대답에 로건은 피식 웃었다. "당연히 더 연습해야지. 넌 평생 걸어다니며 살래? 아무리 날개가 다쳤다고 해도, 다리는 써야 날개도 나는 감을 덜 잊어버려."
"그.....그렇겠죠?" 션은 다시 앞발을 내밀었다. 또 다시 얼마인지 모를 시간이 지나고, 션은 이제 바퀴를 타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적응되었다. "참, 어린 애들은 이해가 정말 빨라. 이걸 만드는 나도 저렇게 빨리 익히진 못하거든.
자, 이제 나가서 한번 걸어봐라. 불편하면 바퀴를 접어도 돼. 여기를 누르고 당겨서 넣으면 된다. 망가지면 곤란하니, 잘 타고 다녀!" 언제인지 모르게 뛰어다니는 션을 보며 로건이 한마디를 했다.
뭘 말하든 듣든 말든 하던 션은 레온의 한마디를 듣고 빠르게 다시 왔다. "자, 그정도면 충분히 걸어다닐수 있지? 그럼 몇몇가지 물어볼것도 있으니, 얘기를 좀 하러 가자. 옆에 찾집을 가면 될거다. 핀도 거기 있을거고.
고마워, 로건. 수고비는 여기 있고, 나중에 다시 올게. 아, 물론 맥주 한잔과 말이지. 좋지?" 레온은 은화 2개를 어렴풋이 올려놓으며 말했다. "좋지, 오랬만인데. 언제 다시 와. 부상자랑 같이 말고, 혼자!"
"어이, 이봐. 그건 나중에 논의할 문제고, 수고좀 해줘." 로건은 까만색 얼굴에 인상좋은 미소를 남기며 응답했다. "언제든지. 날개를 볼때도 불러줘." 짧은 인사를 끝으로, 션과 레온은 가게를 나왔다.
온통 기름과 나무 냄새에만 코가 막혀있었던 탓인지, 바깥 공기가 매우 시원했다. 레온도 나름 바깥이 좋았는지, 웃음이 얼굴에 비쳐 있었다. 거리엔 오후가 되어 용들이 좀 나와 있었다. 간간히 다른 종족도 보였다.
어린 아이들은 떼로 몰려 다니며 떠들고 있었고, 몇몇 용들은 열띤 논쟁을 벌였다. "아니, 광택제 하나에 은화 5개라고요? 너무 비싸잖아요!" "재질이 좋은거라니까요... 써보면 알거에요...." "그래도 은화 5개는 심하지 않나요? 3개로 합시다!"
여자 둘과 상인이 논쟁을 벌였다. "맞아, 그 녀석들이 거기까지 들어왔다니까. 여기도 침략당하는게 아닌지 몰라." "아니겠지, 우리 국방을 무시하는건가?" "확실하진 않지. 우리 군대가 잘 싸우길 비는 수밖에."
빨간 목걸이의 사내도 여럿이 떠들고 있었다. 왁자지껄한 거리 사이로 션은 레온을 따라갔다. 많은 용들이 거리를 누비고 있었다. 오랫만에 본 다른 용들에 정신이 팔린 션은 레온을 따라가긴 했지만, 정처없이 떠도는 듯 했다.
"뭐해, 션. 빨리 따라와! 여기서 길을 잃어버리면, 나도 찾기 힘들어. 그러니까 뒤쳐지면 꽤 곤란해. 게다가, 이젠 잘 걸을 수도 있잖아?" 레온이 션을 불렀지만, 션은 주위를 둘러보느라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션? 션! 내 말 듣고 있어? 따라와!" "아, 알겠어요." 레온을 쫓아 커다란 테라스 안으로 들어갔다. 이미 자리가 여러개 차 있어 왁자지껄 했다. 레온은 그들 사이로 능숙하게 지나가, 창가 쪽 외딴 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마치 지정석인 듯 했다.
"어여 앉아, 다리 다친건 빨리 나아야지 않겠어?" 레온은 머뭇거리는 션에게 한마디를 던지고, 의자를 뺴더니 그 위에 걸터앉았다. 션은 반대편의 의자를 빼서 앉았다. 딱딱할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편안했다.
옆에서 누군가 레온을 불렀다. "어여! 레온! 또 왔네? 뭐, 메뉴는 그대로 줘?" 바텐더인듯 보이는 주황색 펜던트의 용이 넌지시 물어보았다. "당연하지 테스. 뭐 다른걸 먹는거 봤어? 아, 맞다. 션, 넌 뭐 마시고 싶은거 있니?"
"종류는 뭐가 있나요?" 레온은 턱짓으로 옆의 메뉴판을 가리켰다. 잠시 메뉴판을 뒤적거리던 션은, 금방 정했다. "사과 차 한잔만요." "온도는?" "따뜻한 정도로요." "좋아, 그럼 차가운 커피 한잔에, 따끈한 사과 차 한잔. 맞지?"
"다 맞아. 그런데 커피는 약간 묽게, 알지?" "당연하지. 십분 정도만 기다려. 금방 가져다 줄게." 레온은 몸을 돌리며 션을 보았다. "뭐, 이제 이야기를 좀 하자. 저기 있는 저 여자처럼. 참, 이야기하는게 정말 재미있나봐."
옆에서 실컷 이야기하고 있는 핀을 보며 레온이 웃으며 한마디를 했다. 핀은 눈치를 못 챈듯 했다. 하지만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으니, 건드릴 생각은 없는 듯 했다. "뭐, 우린 우리 이야기를 해야지. 궁금한 점은 다 물어봐."
션은 그 즉시 속사포처럼 질문을 쏟아내었다. "워, 워. 진정해. 일단 가장 궁금한거 몇몇개부터 물어봐." "음...일단 여기가 어디죠? 어떻게 온거죠?" "흠, 그건 네가 더 잘 알텐데. 우린 추락한 너를 그냥 여기로 데려와 치료만 했어. 그 전 일은 모르지.
기억나는건 있어? 상관은 없지만." "죄송하지만, 기억나는게 없어요. 아무것도요. 그저 머릿속이 백지가 된 것 같네요." 커피 한잔을 들이킨 레온이 말했다. "뭐, 그럴수도 있지. 불만은 없어. 그럼 너의 질문들에 좀 답해줄게.
일단, 여긴 자유의 제국이야. 그 자들의 살육을 막기 위한 일종의 혁명이지. 정말 괜찮은 곳이야. 그리고, 넌 여기에....그건 핀한테 물어봐. 나도 잘 모르거든." "잠깐만요, 자유의 제국? 거기가 어디죠?"
"네가 서있는 여기지, 어디야? 아예 여기를 모를줄은 몰랐는데? 뜻밖에 말이네. 그럼 알려줘야지, 맞지?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네. 흠....그래. 거기부터 하자."
레온은 남은 커피를 들이키고 설명을 시작했다. 션은 옆에서 사과차를 마시며 들었다. 약간 식었지만 먹을만 했다. "일단, 여기는 시엔과 인간들의 독재에 반대하는 세력이 모인 곳이야. 어떻게 보면 반란이지만, 난 정당했다고 봐.
자, 너도 그들이 어떻게 우릴 대하는진 알잖아? 네 날개를 그렇게 만든 것도 그들일테고." "그렇다면 누구보다도 잘 알죠." 션은 오른쪽 날개를 들어보였다. 피와 고름이 약간 묻어있었다. "아, 그런데 이 구멍은 치료가 가능한가요?"
"안타깝지만...어느정도 치유가 되고 멈출 것 같아. 너무 상처가 커. 하지만 가죽을 덧대면 날 수는 있을거야. 마법에 의한 상처이기 때문에, 오히려 심해질수도 있다는게 문제지. 경과를 한번 지켜봐야겠지만, 완치는 못할것 같아."
"네? 회복 불가라고요? 그럼...그럼....." 션은 한숨을 내쉬었다. 큰 상처라는건 알았지만, 이렇게 충격적일지는 몰랐다. "미안하다. 내 실력으론 어쩔수 없어. 그래도 로건이 가죽을 잘 덧대어 줄거야. 그렇게 믿어. 로건 실력이 나보다 낫다니까?"
"여기에 용들이 올 만도 해. 정말 좋은 곳이거든. 게다가 그 자는 용들을 모두 죽이려고 마음먹고 있어. 우리들이 없어야 그가 제왕이 되므로. 참으로 한심해. 인간들이 그의 뒤통수를 후려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나보지.
우린 죽이려 하는 자가 있으면, 멀쩡히 앉아서 죽음을 맞이할 바보는 아니잖아. 맞지? 그래서 여기가 만들어진거고." "그럼, 여기는 외부와의 교류는 없는 건가요?" "거의 없다고 봐. 하지만 우릴 도와주는 편이 약간 있어. 그런 자들은 대부분 여기 들어와서 교류를 해.
그쪽은 내 전문이 아니여서 잘은 모르겠다." "그럼.....여기는 뭘 하며 사나요?" "여기는 나름 하나의 경제 체제가 잡혀 있어. 화폐는 이미 발행되는 중이고. 여기선 이른 나이부터 일을 시작하지. 자기가 원하는 직업을 가질 수 있어. 사는 용들이 얼마 없다 보니.
"직업은 무엇이 있나요? 저는 어떤 직업을 가지게 되나요?" "넌.....아직은 잘 모르겠다. 직업은 각자 자기가 원하는걸 선택하지. 아니, 이끌린다고 해야 하나? 너도 알게 될거야." "뭔소리죠?" "설명하자면 길어. 네가 진정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게 만들어.
그러다 보니 여기에서 일에 큰 고민이 있는 용은 많지 않지." "당신은 무엇을 선택했나요?" "나? 난 의사를 선택했어. 생명의 소중함을 가장 잘 느낄수 있더라. 내 가치관에 딱 맞아. 만족해." "그렇군요. 그런데 그냥 자기가 원하는걸 하면, 남는 모두가 싫어하는 일은 어떻게 하죠?"
"그건 생각해보지 못했는데.....그건 여기에서는 별 말을 하지 않아. 자기가 다른 용을 위해 봉사하는 자들이 많지. 여기에는 다른 소중한 동료들을 잃어본 자들이 꽤 많아. 그렇기에 누구보다도 희생을 중요시하지. 안타깝지만 한편으론 멋진것 같아."
"대단하네요. 희생을 하다니. 하지만 이용하는건 나쁜것 같기도 해요." 대화는 해가 약간씩 떨어질 때까지 계속되었다. 중천에 떠 있던 해를 보고 들어왔으니, 굉장히 긴 시간이였다. 질문을 하던 중간엔 핀도 옆에서 대답해줬다. 해가 저물어 갈 무렵, 레온이 그만 대화를 끊어냈다.
"자, 이제 해도 다 떨어졌다. 테스도 좀 쉬어야지. 이제 일어나자. 다른 곳도 구경해야 할게 많아. 밤중에는 구경하기 곤란한 곳도 많고. 빨리 가자. 아, 중간에 가다가 뭐 사고 싶은것이 있으면 이걸로 사. 저녁거리를 사기엔 충분한 돈이니까 먹고싶은건 왠만하게 먹을 수 있을거야."
레온은 반짝이는 금화와 은화를 각각 3개씩 내밀었다. 각 동전마다 새겨진 용과 그리핀의 모양이 햇빛에 비추어 반짝였다. "금화는 은화의 10배야. 금화는 르엔 이라고 부르고, 은화는 프리라고 불러. 그정도만 알고 있으면 되고, 각각 자, 가자. 일단 네가 잘 곳부터 정해야지?
핀, 여기서 계속 있을거야?" "음, 그냥 따라갈게요. 혹시 조언할게 있을수도 있으니....." 핀은 약간 아쉬운 표정이였지만, 친구 와이번들에게 금방 인사하고 일어났다. 친구들도 인사를 한번 하고 금방 잘 가라고 배웅해주었다.
오후의 옅은 햇빛을 따라 션은 레온을 따라갔다. 상인들이 나른한 햇볓에서 쉬고 있었다. 션은 가방 판매대 앞에서 멈춰섰다. 작은 손가방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조그마한 자석이 붙어 있었고, 평범하게 윤나는 갈색 가방이였다.
"얼마에요?" 션은 금화 하나를 내밀었다. 가방을 파는 용은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세상에, 이런 가방 하나엔 르엔은 커녕 프리만큼의 가격도 안해. 내 잔돈이 그만큼 없거든. 프리라도 있어? 그거면 되는데. 션은 손에 쥐었던 은화를 내밀었다.
"좋아. 거스름돈은 여기 있어. 포장해줄까?" "그냥 가져갈게요. 지금 쓸거여서요." 션은 남은 돈을 가방안에 집어넣었다. 가방은 경쾌한 소리와 함께 닫겼다. 동색 동전들도 여러개 받아서, 가방 안에 넣었다.
"잠깐, 얘. 너 목걸이는 어디 있니?" "네? 아직 안 받았어요. 있는지도 몰랐는데요?" "여기 온지 얼마 안되었니? 아니면, 너 이상하게 오해받아. 아님 동행자랑 같이 있던가. 잠깐, 혹시 너 첩자 아니야?" "무슨 소리에요? 첩자라뇨?"
"수상한데, 잠깐 기다려 봐." 그때, 레온이 다가왔다. "션은 아직 여기 온지 얼마 안되었어요. 좀 둘러보라고 내버려 두었는데. 이렇게 오해하면 곤란하죠. 첩자라니, 당치도 않은 소리 마시죠. 션, 가자. 그리고 뭘 살때는 같이 가자. 가끔 이런 일이 생기거든."
"이 목걸이는 도대체 뭔가요? 무슨 장치인가요?" "내가 알려주지 않았나?" "아뇨, 아직 들어보지도 못했는데요? 왜 저만 빼고 다들 메고 있는거죠? 색은 왜 다 다르죠?" "이 목걸이는 마법석 목걸이야. 대부분 온 당일날 받는데, 넌 치료받느라 아직 못 받았어. 내일 가서 받을 예정이고.
일종의 시민권이라 보면 돼." "그럼 색은 뭘 뜻하나요? 용도는 뭔가요?" "색은, 네 감성이야. 직업을 택할때 이끌어 주지. 나처럼 초록색은 생명을 존중하는 자들이 받아. 보라색이 창의적인 생각이란건 알지만, 다른 색깔은 아직 확실히는 몰라. 용도는 꽤 많아.
네가 어려움이 있을떄 도와주는 역할도 해. 일종의 도우미지. 자, 자, 또 그러지 말고. 나랑 같이 다녀. 그럼 오해는 안 받아. 가끔 여기 첩자들이 들어오는데, 그들은 이게 없거든. 그래서 오해할 만도 해. 미리 알려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괜찮아요. 궁금했던것도 풀렸으니...." 션은 가방을 다시 매고, 같이 걸어갔다. 핀은 언제 샀는진 모르지만, 말린 과일 한두개를 사서 중간중간 먹으며 들고다녔다. 상가 거리가 끝나고, 낮은 건물이 들어선 곳이 나왔다.
"자. 여기가 네가 잘 곳이야. 외워두고, 방은 나중에 알려줄게. 열쇠는 지금 줄게. 잃어버리지 않게 조심하고, 가방 안에 넣어둬. 가방 잘 샀네. 간편하겠어?" "좋아요. 그냥 물건들 가지고 다니기에 정말 편하죠." 핀이 말했다. "잠깐요, 레온. 저는 먼저 가있어도 될까요? 좀 피곤해서요."
"수고했어 핀. 당연히 쉬어도 되지. 빨리 가있어. 소개만 빨리 해주고 돌아갈게." 날아가는 핀의 뒷모습을 보며, 레온은 웃음을 지었다. "참 재미있는 친구야. 많이 가르쳐 보았지만, 참 특별해. 여기에 어떻게 들어왔는지 신기할 정도야. 이 일을 만족할 성격이 아닌데. 대단하더라고."
레온은 혼잣말이라기엔 약간 크게 말하고, 다시 션을 바라보았다. "이, 미안. 빨리 가자. 다리도 안좋은데 오래 걸어다니게 할 순 없지. 걷는데 불편하진 않아?" "충분해요. 오히려 없으면 더 걷기 힘들 것 같은데요?"
"좋아. 그럼 오늘은 내 병원까지 오는 길만 보고, 한숨 자면 되겠네. 충분하지? 가는 길에 있는것도 설명해줄게. 참 볼게 많아." "그러죠 뭐. 시간도 얼추 맞을텐데요." 션은 다시 돌아서, 상가 쪽으로 걸어갔다. 레온도 옆에서 맞춰 걸었다.
상가를 지나고, 로건의 가게에 도착했다. 밖에서 걸어가는 레온을 보고, 손을 한번 흔들었다. 레온도 한번 손을 흔들고, 다시 갔다. 어느덧 투박한 벽돌길도 끝나고, 넓은 밭이 펼쳐졌다. 그 너머로 얼핏 병원이 보였다. 꽤 커서, 잘 보였다.
"자, 여기선 충분히 갈 수 있겠지? 날지 못해서 약간 아쉽긴 하지만, 길이 있으니 만족해야지. 날개를 못쓰는건 참으로 고역이야. 나도 그래봐서 알지." 대화를 하는동안 진 태양이 그들을 붉게 비추었다. 앞의 밭도 빨갛게 물들었다.
"내일은 못 봤던곳도 보여줄게. 일단 목걸이부터 맞춰야겠지? 그럼 다시 돌아가자. 참, 우리가 왜 왔는지 궁금할 정도다. 어쨋든, 잠은 자야 하지. 환자는 더더욱. 내 일도 밀렸을텐데. 여기서부턴 네가 혼자 걸어갈 수 있지?" "걸어갈순 있죠. 그런데 자는 방은 어디죠?"
"방은 끝에서 5번째 건물일거야. 빨간 지붕이 있을거고, 약간 낮을거야. 그정도면 충분할거다. 잘 자. 그리고 내일 찾아오는걸 잊지 말고!" 레온은 이 말을 마치고, 인사를 한번 한 후 그대로 돌아서 병원으로 향했다. 션은 그 자리에 잠시 앉아서 불어오는 바람을 느꼈다.
누군가가 자기와 있다는걸 아니, 션은 훨씬 힘이 났다. 앞발을 들고, 뉘엿뉘엿 지는 해를 바라본 채로 걸어갔다. 대부분의 가게들이 이정도 시간에는 문을 다 닫고 있었다. "빨간 지붕, 끝에서 몇번째더라...."
주택가에 들어선 션은 머뭇거리다가, 눈앞에 보이는 유일한 빨간 지붕의 집에 열쇠를 들고, 열쇠구멍에 넣었다. 찰칵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안은 간단하게 생긴 난로와 담요 여러 장, 램프 하나, 두꺼운 이불이 하나 있었다.
다른 방에는 물이 흘러서 용변을 처리할 수 있었다. 다리에 묶은 가죽끈을 풀고, 발을 씻었다. 대야가 하나 있어, 물을 담아놓기 좋았다. 간단히 씻은 션은 피곤한 몸을 끌고 이불을 펼쳐놓은 뒤에 밖으로 잠깐 나왔다. 해가 이미 지고, 밤하늘의 별이 반짝이고 있었다.
옆에 마법으로 되는 따뜻한 난로 하나를 놓으니, 춥진 않았다. 아름다운 달빛을 바라보던 션은 담요 하나를 덮은 그 모습 그대로 잠이 들었다.
끝.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