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레아, 샤레이.빨리와. 이러다 마을 요충지 놓치겠다. "
" 검은 로브와 관련된 일 맞지? "
" 아까부터 쭉 걷고있는데 좀 느려도 봐줘라, 스론! "
여자아이( 보라색 눈에 남색 머리칼을 갖고 있었다. 꽤 간편한 복장을 하고 있어 망토를 두른 남성-이하 스론-보다는 훨씬 편할텐데! )가 투덜거리자 옆에서 잠자코 따라오던 남자아이( 남색 머리칼에 푸른 눈, 소년모험가의 복장을 하고 있었다. 역시 망토를 두른 스론보다는 훨씬 편한 복장이였건만! )역시 투덜거렸다. 스론은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 너희가 길치가 아니였다면 난 이미 저 멀리까지 갔을텐데. 아무래도 불안해서 먼저 가 있어야겠다. G네! 레아랑 샤레이좀 잘 보살펴줘. "
그러고는 빨리 마을을 향해 달려가려고 했던 스론이였다. 그의 작전은 두 아이의 말에 결국 취소되어버렸으니까.
" 그렇게 먼저 가면 네가 몬스터테이머인거 다 까발려버린다!? "
" 몬스터테이머라는걸 들키면 앞으로 마을가기 힘들다며? "
째릿, 스론이 레아와 샤레이를 째려보다가 이내 눈을 돌렸다. 붉은 그의 눈 때문에 눈에서 불길이 일었던 착각이 들 정도였다. 이내 스론이 항복한다는 표시로 두 손을 들었다.
" 내가 진짜 왜 너희한테 이런 극비사항을 들켜서... "
사건은 그들이 처음으로 만난 2달 전으로 밀고 올라간다.
스론은 불의 산 지대를 돌아다니는 몬스터 테이머였으나 드래곤을 데리고 다니며 암암리에 몬스터들과 인간들의 불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그날 역시 순찰을 돌고 있었다. 하지만 더위를 엄청 타는 스론에게 있어 불의 산 순찰은 고역이나 다름없었다. 특히 그들이 처음만난 그날은 그의 몸이 완전히 달아올라, 안그래도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스론이 쓰러지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크르릉?
G네드래곤이 자신의 파트너인 스론이 쓰러진 걸 보고 놀라 불의 산에서 날뛰기 시작하였다. 불의 산에서 생활하는 몬스터들은 스론은 믿지만 그의 드래곤은 믿지 못하였고, 따라서 G네가 자신들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여기고 그를 공격하기 시작하려고 했다.
두 아이들이 나타나 그를 보기 전까지는.
레아와 샤레이는 사람이 쓰러져있는것을 보고, 아직까지 몬스터들이 그를 공격하지 않고 주위를 맴돌고 있는 이상한 광경을 목격하였다. 그리고 G네가 발작하며 그들에게 달려드는것도.
흑룡과 백룡이 아니였다면 그들은 G네드래곤의 행동을 저지하지 못했을거다. 불의 산은 완전히 초토화가 되고, 몬스터를 보호하지 못한 죄로 스론은 몬스터테이머 연합에서 쫒겨났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레아와 샤레이가 마침 그 근방을 지나가고 있었다는 건 스론에게는 큰 행운이였던 거다!
간신히 G네드래곤을 진정시킨 후 쓰러진 사람을 데리고 나오며 레아와 샤레이는 서로 말을 텄다. 그리고 그들의 돌봄으로 정신을 차린 스론도 연신 고맙다는 말을 하긴 했으나, 몬스터들이 자신을 피하는 이유를 정확히 설명하지 못해 결국 자신이 몬스터 테이머라는것을 털어놓아버린 것이다.
" 그런데 몬스터테이머면은 몬스터를 데리고 다녀야 하는 거 아니야? "
당시 레아가 했던 질문이다. 샤레이도 고개를 끄덕이며 스론을 바라보고 있었고. 스론은 그들에게 몬스터 테이머의 비밀 중 하나를 털어놓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서야 그들에게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몬스터들을 육성하는 것만으로는 그들의 뜻을 온전히 펼칠 수 없었다는 것. 그러다보니 몬스터가 아닌 드래곤을 보살피는 몬스터테이머가 생겨났다는 것. 그 드래곤들은 축복의 비약을 이용해서만 성장을 하고, 드래곤과 몬스터들의 공생을 위해 더 많은 훈련을 해주어 그들이 공생할 수 있게 도와주는것. 자신은 여행자인 척을 하면서 몬스터들이 공격을 하거나 받지 않게 순찰을 도는 것이라고 그들에게 설명하였다.
이번엔 레아가 그들에게 16살의 나이에 여행을 하게 된 사연을 소개하였다. 집이 가난하다는 것, 그래서 집에서 자신을 받아주기에는 너무 벅찬 것, 그래서 어떤 어른 테이머의 도움을 받아 드래곤 테이머에 가입을 하고 이렇게 활동을 시작했다는 것을 세세하게 알려주었다. 덧붙여서 자신의 꿈은 최고의 상인이라고.
" 왜 하필 상인이야? 나랑 꿈이 겹치잖아! "
샤레이는 방랑상인이였던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나 상인이라는 직업을 엄청 좋아하고 아꼈던 것 같다. 그래서 상인이 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물건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고, 그래서 모험을 하면서 부적 아이템이나 스킬스코롤 등의 아이템을 모아 작지도 크지도 않은 값에 안전을 추구하는 부유한 드래곤 테이머들에게 그런 아이템들을 팔아 사람들의 건강도 지키고 돈도 버는것이 그의 목표였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레아는 샤레이와 스론을 번갈아 쳐다보더니 조심스럽게 제안을 내밀었다.
" 그럼 같이 상인이 되어보는 게 어때? "
스론은 상인이 될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하지만 이미 레아의 제안을 승낙한 샤레이가 그녀와 같이 자신들과 상인단을 만들어주지 않는다면 몬스터 테이머라는 것을 까발리겠다고 으름장을 내뱉었다. 아아, 이래서 내가 몬스터테이머라는 걸 숨기려고 한건데. 그나마 그들이 몬스터테이머를 우호적으로 봐서 망정이지, 스론이 만일 적대적인 드래곤테이머를 만났었다면 그의 정체가 까발려지는 건 시간문제였을 것이다.
그러그러해서 그들은 상인길드를 창설하였고(21살인 스론이 길드장이 되어버렸다) 그들은 밤에 출현하는 몬스터들을 공격해 스크롤 등의 아이템을 챙겨 마을을 돌아다니며 그 아이템들을 파는 행동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스론은 어쩔 수 없이 몬스터를 공격하게 되어버린 거 같다고 몬스터테이머 불의산지대 대장님께 조언을 구했고, 대장은 이렇게 말해 스론의 마음의 짐을 약간 덜어주었다.
" 밤에 나타나는 몬스터들은 카데스의 영향이 너무 커서 우리가 제지해야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어. 그러니 안심하고 그들을 도와도 돼. "
" 잘만하면 지대에 돈도 줄 수 있고 말이죠? "
" 역시 머리가 잘 돌아간다니까. "
몬스터테이머들은 카데스의 지배를 많이 받지 않는 희망의숲, 난파선, 불의 산, 바람의 신전, 하늘의 신전 몬스터들이 무자비하게 드래곤테이머들에게 학살되는 것과, 점점 커져만 가는 카데스의 힘으로부터 마을을 지키기 위해 탄생한 은밀한 집단이였다. 몬스터들을 포섭하면 일단적으로 카데스의 힘이 조금은 미약해지기도 하니까.
스론은 30년 전에 있었던 사건을 생각했다. 쉐도우 헌터, 라테아에까지 손을 뻗어 다크닉스가 아닌 카데스의 부활을 노렸던 검은 로브를, 몬스터들을 회유하여 힘을 약화시킨 후 유타칸의 영웅인 드래곤테이머와 함께 검은 로브를 물리치고, 엘리시움과 메탈타워와 유타칸을 이은 사람.
그때는 몬스터의 힘을 다룰 줄 알던 쉐도우 헌터를 사람들이 좋아했었다.
지금도 그를 우상으로 받드는 사람들이 존재했다.
그런데 왜 그들은 몬스터테이머를 증오하는 것일까.
" 스론! 스론! 너무 빨라! "
스론은 아 하고 뒤를 바라보았다. 적어도 스론이랑 레아, 샤레이가 300미터는 떨어져있는 거 같았다. 스론이 멋쩍게 웃어보였다.
" 미안, 너무 잡생각을 하다보니까 혼자 먼저 여기까지 온 거 같아. 어제 희망의숲의 포마스도 그렇고. "
" 그 드래곤테이머들도 사실은 몬스터테이머야? "
스론은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희망의 숲에서 있던 리디에 가출사건 당시, 티카와 오를란느, 스바사의 드래곤이 다 쓰러지고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았던 몬스터 테이머들을 구했던 건 이 삼인방이였던 것이다. 물론 포마스를 쓰러뜨리고 나서 돈 등의 전리품을 챙겨오기는 했지만. 스론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얼굴을 보지 못했으니 까발려도 별일은 없겠지.
다만 스론은 그것이 마음에 걸렸다. 포마스의 뒤에서 그들을 지켜보던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했기 때문이다.
" 빨리 와, 나 어서 마을에 가서 다른 몬스터테이머들을 만나봐야 한다고. "
리디에는 프란시스를 놓치지 않으려면 그녀의 손을 꽉 잡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프란시스가 슬쩍 웃어보이며 자신 역시 리디에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 명심했지, 리디에? 이따가 푸른 상인단을 만나면 그들의 길드장이 수신호를 해올거야. 물론 난 수신호의 뜻을 완전히 익혀서 바로 장소를 알 수 있지만, 이건 훈련이야. "
정식으로 리디에를 몬스터 테이머로 맞아들이고, 며칠간의 몬스터 테이머 행동지침을 익힌 후에 비로소 리디에는 수화를 익히는 데에 이르렀다. 하지만 아직 완벽히 배운 것은 아니여서 오늘 프란시스가 첸과 함께 그녀를 푸른 상인단의 대장이면서 불의 산 지대 몬스터테이머인 스론에게 데려가는 중이었다.
푸른 상인단, 레아와 샤레이의 머리색을 따서 스론이 붙인 이름이다. 푸른 상인단은 스킬 스크롤을 많이 얻어 전혀 비싸지 않은 값에 사람들에게 공급하기로 유명한 상인 길드였다. 여담이지만 스론은 이렇게 자신들이 유명해질지는 몰랐다고 한다. 불과 2달밖에 안 된 신설 길드인데!
리디에와 프란시스, 첸은 푸른 상인단을 찾아내었다. 첸이 먼저 다가가 스킬 스크롤을 보는 체 하자 레아와 샤레이가 공동으로 외쳤다.
" 어서오세요, 몬스터 테이머 여러분! "
리디에와 프란시스가 미소로 화답하는 사이에 첸이 서둘러 스킬을 여러 개 골라냈다. 치유의 빛(드래곤들의 치료제는 몬스터들에게 맞지 않았다), 피의 갈증, 신의 결계를 고른 후 재빨리 골드를 골라내어 그들의 손에 쥐어주었다. 푸른 상인단과 희망의 숲 지대의 프란시스형 몬스터 테이머들은 하도 자주 만나서 엄청 친한 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을 지켜보는 다른 사람들이 있어 그걸 표하지 못했지만.
첸이 물건을 고르는 시늉을 하는 틈을 타서 스론이 리디에를 보며 재빨리 수신호를 보내왔다. 프란시스가 수신호를 해독하더니 눈을 찡그렸다. 그리고 그들에게 인사를 하고 재빨리 리디에와 물건을 사고있던 첸을 끌어내어 자리를 피했다. 사람이 없는 곳에 와서야 겨우 말을 튼 그들이였다.
" 리디에, 해독했어? "
" 네. 엄청 위급한 상황인 거 같기도 하고요. "
" 검은 로브와 관련된 일 맞지? "
프란시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30년전에 검은 로브가 다 사라진 게 아니였어? 일단 잠시후에 스론과 레아, 샤레이를 만나 이야기할 내용이였으니까. 프란시스는 어서 푸른 상인단이 장사를 끝내고 약속한 장소에 나타나기를 진심으로 바랬다.
쉐도우 헌터시여, 이번엔 무슨일이 일어날거길래 그러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