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GON VILLAGE

  • 스토어

  • 틱톡

  • 플러스친구

  • 유튜브

  • 인스타그램

소설 게시판

  • 드래곤빌리지
  • 뽐내기 > 소설 게시판

유저 프로필 사진

[릴레이소설] 타락(墮落) 3기 18화 Lure-미끼.

0 미르온
  • 조회수492
  • 작성일2014.01.03

 

‘너는 약하다.’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나를 쿡쿡 찔러댔다.

 

‘너는 무능하다.’

 

마음속에서 들리는 소리는 나를 뒤엎었다.

 

‘너는….’

 

그리고 소리는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나는 약하지 않다. 나는, 어둠을 관장하는 자 이니까.

 

-데오닉의 독백.

 

 

어디선가 빛이 새어나왔다. 피비린내로 진동하는 전장 위에, 누군가 날개를 펼친 채 잔인하게 웃고 있었다. 망연자실해 있던 데오닉과 레오도, 어쩔 수 없이 전장에서 승기를 잡으려는 인간들과 드래곤들을 학살하고 있던 지니와 세이버도, 멀리서 그것을 지켜보던 제이와 소피아도, 불안정한 시공간을 지탱하던 비르카니와 소나도, 룬 마법으로 누군가를 치유하고 있었던 에스터도, 힘을 내어 싸우던 제르와 라르네도, 그리고 에스커도. 모두는 그 끔찍한 등장에 몸서리칠 수밖에 없었다. 유타칸 반도의, 카오스가 만든 가장 힘이 센 두 피조물 중 하나, 루어. 절망의 용.

 

“안녕하신가, 친구들. 오랜만에 뵙소만…영 반가운 얼굴이 아니군 그래?”

 

루어가 씨익 웃으며 휘황찬란한 용의 자태로 지상에 내려왔다. 그가 지상에 발을 딛는 그 순간, 그곳에서 싸우고 있던 모든 인간들과 드래곤들은 엄습해 오는 절망의 그림자에 벌벌 떨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들은 스러져갔다. 시간이 멈춰 버린 것처럼 모든 사람들은 천천히 전장 끝으로 사라져 가는 루어를 멍청하게 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가 날개를 펼쳐 레오딕 왕국으로 향하자, 그들은 싸우면서도 엄습해 오는 불안감을 주체하지 못했다. 아아-이제 우리에게 빛은 없구나. 그 생각을 하니, 절로 손에서 무기가 떨어져 나가고, 입에서 시동되던 마법이 멈추었다. 그렇게, 패권 다툼을 하던 자들의 전쟁은 가볍게 끝이 나 버렸다. 단지, 빛이 사라지고 절망이 자신들을 뒤덮는다는 그 무서운 상상 하나에, 모두는 몸을 굳힐 수밖에 없었다.

 

까마귀 떼가 내려앉았다. 피비린내가 나는 전장은 곧 새카만 까마귀 떼에 덥혀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썩은 살점을 뜯어먹고 죽은 해골의 텅 빈 눈알을 쪼아댔다. 절망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어둠이 사라진 기이한 파란 하늘은 그 잔혹한 풍경을 그대로 보여 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풍경 뒤로, 커다란 창문이 그 풍경을 보여 내고 있었다. 빛이 은은하게 새어나오는 누군가가 끔찍이도 무서운 미소를 짓고 있는 누군가를 돌아보았다. 작은 한숨이 새어나왔다. 저 자가 나타났다는 것은, 어느새 ‘시련’ 이 시작되었다는 것. …그는 알고 있을까. 그의 왕국 위로 한 무리의 까마귀 떼가 울부짖었다. 까악, 까악, 까악-하고.

 

“…루어 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흠, 좋은 인사군. ‘저 곳’ 에 있던 인간들은 나에게 다짜고짜 창부터 들이대더구만.”

 

루어가 쿡쿡 웃으며 자신을 가만히 보고 있는 레오를 보았다. 레오의 눈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그런 레오를 보며 루어는 다시금 호탕하게 웃었다. 루어든 에이브든 그들에게 맞는 합당한 심판을 유타칸 반도에 내릴 뿐. 그들은 ‘편’ 이 없었다. 단지 이 반도에 사는 생물체들에게 절망이 필요하면 루어가, 희망이 필요하면 에이브가 나타나 유타칸 반도에 시련을 내리고 다시 사라졌다. …데오닉이 급작스레 보고 싶어지는 레오였다. 아마도 루어는 이 ‘레오딕 왕국’ 이 아닌 레오 ‘자신’ 에게 시련을 내리는 것일 터이니.

 

“…단도직입적으로 여쭙겠습니다. 제겐 어떤 볼일이 있어 찾아오신 것입니까?”

 

“허…거 참…. …굳이 말할 필요는 없으려나…. 새로운 시련이다. 그 이상은 말할 수 없어. 레오. 너 뿐만 아니라, 데오닉도 말이다.”

 

“네? …또 다른 시련이라니…?”

 

“더 이상 물을 것은 없겠지? 레오. 난 내 임무를 마쳐야 하니까 말이다.”

 

루어가 엄숙한 표정으로 힘을 모았다. 점점 엄습해 오는 불안감에 레오 자신 또한 흠칫하며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루어가 점점 커져갔다. 레오가 한두 발짝 뒷걸음질 쳤고, 루어는 자신의 몸을 크게 떨었다. 그의 붉은 안광이, 흉흉한 눈동자가 레오를 바라보았다. 레오는, 그 청명한 밝은 파란 눈동자로 루어를 직시했다. 레오딕 왕국에 ‘절망’ 이 엄습했다. 빛이 비치는 하늘에 붉은, 피같이 새빨간 노을이 드리웠다. 그리고 루어는 입을 열었다. 주위가 공명하는 것 같은 소리가 울려 퍼졌다. 머리가 깨질 것만 같다는 생각에 레오는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가라. 가서 그들을 구하라, 루멘-레오딕 오르도스 S. 프로슈케. Sigel의 힘으로, 구하라.”

 

루어는 흐읍 하고 숨을 들이마셨고, 레오는 흠칫하며 귀를 막았다. 그리고 루어가 입을 벌리며 크게 피어를 내질렀다. 그의 피어는 레오딕 왕국에도, 데오닉 왕국의 폐허에도, 전쟁터에도, 공간과 시간을 아울러, 용기와 지혜를 자극하며 울려 퍼졌다. 아직은 움직일 때가 아니야-하고, 누군가는 다시 깊은 잠에 빠졌다. 귀가 터져나갈 것 같은 느낌에 레오는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내지르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귓가에서 따뜻한 것이 흐르는 느낌이 문득 드는 순간, 루어는 ‘절망’을 토해내었다.

.

.

.

“…! 이 소리는…?”

 

한편, 데오닉은 자신의 귓가에 쟁쟁하게 들려오는 커다란-절망의 울부짖음에 흠칫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것은, 예전에 겪었던 그것보다도 더욱 큰 무언가. 그의 옆에 있던 세이버와 지니도 불안한 눈빛으로 그를 보았다. 그래, 질서와 혼돈을 가로지르는 두 아이야 말로 이 무질서의 경계를 누구보다도 잘 알아채었을 것이다-라고 데오닉은 생각했다. 그리고 그 울부짖음이 들려오는 방향을 본 데오닉은, 굉장히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대체 레오는….

 

 

 

 

Be continue...

 

더 적었긴 하지만 여기서 끊도록 하겠습니다ㅎㅎ

다른 타자에게 바통을 넘기도록 하겠습니다!

댓글4

    • 상호 : (주)하이브로
    • 주소 : 서울특별시 강남구 영동대로 432 준앤빌딩 4층 (135-280)
    • 대표 : 원세연
    • 사업자번호 : 120-87-89784
    • 통신판매업신고 : 강남-03212호
    • Email : support@highbrow.com

    Copyright © highbrow,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