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밤 10시 반이 되었다. 벌써 @저네르4@마루미르는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그래! 드디어 때가 왔어! 우리는 다시 사귀게 될거야!” 마루미르가 준비를 하며 혼잣말을 했다.
마루미르는 벌써 미카엘라와 다시 사귀게 될거라는 생각에 들떠있다. 그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미카엘라한테 줄 선물과 꽃다발을 챙겼다. 그리고 행복한 표정으로 방에서 나왔다.
“오늘 보초가 누구였더라…? 아! @다크프로스티4@알렌 형이었지! 그래, 알렌형은 나를 쉽게 통과시켜줄거야.” 동굴 밖으로 향하며 마루미르는 생각했다.
“마루미르, 어디가?” 동굴 입구에서 알렌이 물었다.
“저의 사랑을 되찾으러 가요!” 마루미르가 이렇게 대답하고 동굴 밖으로 떠났다.
“잠깐만! 그게 무슨 소리... 아…. 그거구나.” 알렌이 마루미르를 부르려다가 마루미르의 말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그리고 살짝 미소를 지었다.
한편, 마루미르는 곧바로 엘피스의 시계탑으로 향했다. 그가 시계탑 앞에 도착하자 정확히 10시 45분이 되었다. 아직 시간은 충분했다.
‘여기에서 기다릴까? 아니야... 꼭대기에서 기다리는게 낫겠지. 그래, 그게 가장 좋아.’ 마루미르가 속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그는 심호흡을 하며 시계탑 안으로 들어갔다. 벌써부터 끝이 없어보이는 나선형 계단이 그를 기다렸다.
“마루미르, 너는 할 수 있어. 설마 이까짓 걸 못올라가겠어?” 마루미르가 스스로한테 자기암시를 했다. 그리고 눈을 꽉 감고 벽에 의지하며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일반 드래곤들은 이 계단을 오래 걸려봐야 15분안에 다 오르겠지. 하지만 나는 그놈의 고소공포증때문에 두배는 걸릴거야. 그래도 이정도면 시간안에 오르겠지?’ 마루미르가 올라가면서 생각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마루미르는 넘어졌다. 헉하는 소리를 내뱉으며 마루미르는 간신히 손으로 계단으로 짚었다. 하지만 그와 함께 그는 눈을 뜨면서 끝이 없는 아래를 보게 되었다.
“으아아아아! 왜이렇게 높은거야!” 마루미르가 최대한 벽에 붙으며 말했다. 그리고 그는 몸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에라 모르겠다! 그냥 날개를 쓰자!’ 마루미르가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날개도 힘이 풀려서 움직이지 않았다.
“이럴수가! 어떻게 이럴 수 있지? 가장 완벽한 날인데! 이게 말이 돼?!” 마루미르가 혼잣말로 투덜거렸다.
언제까지나 이렇게 공포에 떨 수는 없었다. 마루미르는 어떻게는 시계탑을 올라가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날개가 거의 마비된 상태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기어서 올라갔다.
‘이걸 엘피스의 주민들이 보면 다 비웃을거야. 오, 이런... 도대체 언제부터 내가 이렇게 고소공포증이 도지게 되었지?” 천천히 기어올라가며 마루미르는 생각했다. 그리고 한가지는 확실했다. 가장 완벽할 것 같았던 순간이 가장 비참한 순간으로 변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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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사나래4@미카엘라는 허둥지둥 방에서 나오고 있었다. @프로스티4@릴리와 인생 상담을 하느라 시간을 너무 지체했기 때문이다.
“언니, 저 아직 늦지 않았겠죠?” 미카엘라가 걱정스럽게 릴리한테 물었다.
“지금... 11시 25분인데, 날아가면 제시간에 도착할걸?” 릴리가 말했지만 미카엘라는 이미 동굴 밖으로 날아간 후였다. 그리고 바람보다 빠르게, 미카엘라는 시계탑의 정상의 전망대에 도달했다.
“마루미르! 나왔어! 마루미르?” 미카엘라가 시계탑의 정상에 오자마자 마루미르를 불렀다.
몇 번 마루미르를 불러본 다음에야 미카엘라는 마루미르가 정상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시무룩한 얼굴로 주저앉았다.
‘마루미르가 약속을 어기는 애가 아닌데... 왜이렇게 안오지?’ 미카엘라는 생각했다. 그래도 미카엘라는 일단 마루미르를 기다리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11시 45분이 되어서도 마루미르는 오지 않았다.
‘아냐, 그럴리가 없어! 마루미르가 분명히 나한테 여기에서 만나자고 약속을 했다고! 그애가 약속을 어길리가 없잖아!’ 미카엘라는 여전히 현실을 부정했다. 그리고 조금만 더 기다리기로 했다. 그리고... 11시 50분이 되었다.
“마루미르... 정말 이러기야?” 미카엘라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리고 날개를 펼쳐 하늘 높이 날아갔다. 하지만 다시 미련이 남아 곧바로 시계탑 정상에 착지했다.
“마루미르! 어딨어?!” 미카엘라가 마지막으로 소리쳤다. 하지만 여전히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마루미르…. 이 바보…. 도대체 어디에 있는거야?’ 미카엘라가 거의 울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미카엘라는 이제 더이상의 기다림은 의미가 없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눈물을 뒤로 하고 다시 하늘을 향해 날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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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거의 다 왔다!” 마루미르가 계단을 기어가며 속으로 소리쳤다. 그는 힘을 내서 더 빨리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시계탑의 꼭대기에 도달해 문을 열고 전망대로 나왔다.
“드디어 도착했다!” 마루미르가 희망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고소공포증도 잠시 잊은 채 전망대 여기저기를 마구 돌아다녔다. 그리고 문득 그는 시간을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간을 보았다. 11시 55분이었다. 그 순간, 마루미르의 몸에 있던 힘이 다 빠져나갔고 마루미르는 또다시 주저앉았다.
“말도안돼…. 이건 꿈이야.” 마루미르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정말 말도 안된다. 어떻게 그깟 계단, 그깟 고소공포증 때문에 다시 사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쳐버린 것인가? 그리고 이제, 마루미르가 대략 1시간동안 했던 고생은 모두 쓸모없게 되었다.
“그러면…. 미카엘라는 아예 처음부터 올 생각이 없었던 걸까? 그러지 않고서야 어떻게 계단에서 마주치지 않을 수가 있지?” 마루미르가 혼잣말을 했다. 그리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어차피 그녀하고 나는 안되는 거였구나…” 마루미르가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리고 그는 씁쓸하게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아... 오늘 밤하늘은 더럽게도 아름답구나... 반짝이는 별들도 많고 드래곤도 날아다니고…. 하하하...완전히 축제 분위기네...” 마루미르가 하늘을 바라보며 해탈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브금: https://www.youtube.com/watch?v=t9KpdoSxVZU
브금 정보: I Miss You - 소유 (도깨비 OST)
갑자기 밤하늘에 있던 드래곤이 마루미르를 향해 날아왔다.
“잠깐만... 드래곤이라고??” 마루미르가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그리고 마루미르가 미처 무엇을 하기도 전에, 미카엘라는 곧바로 마루미르한테 달려들었다.
“마루미르! 이 바보야! 왜이렇게 늦게 온거야? 난 네가... 네가… 안오는 줄 알았잖아!” 미카엘라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나야말로 네가 안오는 줄 알았어! 도대체 여기는 언제 온거야?” 마루미르가 미카엘라를 안아주며 말했다.
“바보야! 당연히 날아서 왔지! 너는 도대체 그 날개를 어디에 쓸려고 안쓰는 거야?!” 미카엘라가 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그러자 마루미르는 잠시 얼어붙었다. 아... 미카엘라는 그냥 처음부터 날아서 왔구나. 차라리 마루미르도 그냥 그렇게 왔으면 고소공포증을 느낄 틈도 없이 정상까지 올라왔을 거다. 사실 나는데 땅을 볼 필요는 없으니까.
“아유.... 마루미르! 너 왜이렇게 땀이 많이 났어? 설마... 그 계단을 일일이 다 올라온거야?” 미카엘라가 물었다.
“올라왔냐고? 아예 기어왔어! 내가 그놈의 고소공포증이 도져가지고…” 마루미르가 허탈하게 웃으며 말했다.
“뭐? 마루미르 너 고소공포증이 있었어? 설마... 그래서 전에 여기 오자고 할때 싫어했던 거야?”
“당연하지!” 마루미르가 간신히 진정하며 말했다.
“그러면... 왜 굳이 약속장소를 여기로 잡은거야?” 미카엘라가 다시 물었다.
그때 12시를 알리는 첫번째 종이 울렸다.
“그야... 오늘은 네 생일이니까... 네가 원하는 곳에 같이 있고 싶었어.” 마루미르가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리고 12시를 알리는 두번째 종이 울렸고, 그와 동시에 미카엘라는 마루미르의 입을 맞추었다.
“마루미르... 왜 너는 항상 나만 생각하는 거야?” 미카엘라가 조용히 물었다.
12시를 알리는 세번째 종이 울렸다.
“그걸 이제야 안거야?” 마루미르가 나지막하게 말했다.
12시를 알리는 네번째 종이 울렸다.
“...미안해.” 미카엘라가 울먹이며 대답했다.
12시를 알리는 다섯번째 종이 울렸다.
“사실 나도 미안해. 네가 그렇게 마음고생이 심했을 줄 몰랐어.” 마루미르가 어렵게 말을 꺼냈다.
12시를 알리는 여섯번째 종이 울렸다.
“미카엘라, 이제부터는 네가 그런 상처들을 받을때에 항상 내가 옆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었으면 좋겠어.”
12시를 알리는 일곱번째 종이 울렸다.
미카엘라가 눈물을 머금고 고개를 끄덕였다.
12시를 알리는 여덟번째 종이 울렸다.
“...생일 축하해.” 마루미르가 반쯤 망가진 꽃다발과 @방어력의 젬+28 [공격+13]@ 방어력의 젬+28 [공격+13]을 건넸다.
12시를 알리는 아홉번째 종이 울렸다.
“네가 항상 공격력이 더 좋았으면 좋겠다고 불평했잖아. 물론 크게 증가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몬스터들을 상대하는게 더 수월할거야.” 마루미르가 미카엘라의 멍한 눈빛에 조금 불편해하며 말했다.
12시를 알리는 열번째 종이 울렸다.
“마루미르... 나는 정말로 축복받았어… 고마워... 이건 정말...” 미카엘라가 감격에 벅차 말을 더이상 잇지 못했다. 그러자 마루미르가 미카엘라의 입을 맞추었다.
12시를 알리는 열한번째 종이 울렸다.
“미카엘라... 난 널 사랑해…. 영원히.” 마루미르가 속삭였다.
“...나도 널 사랑해.” 미카엘라가 대답했다.
12시를 알리는 마지막 종이 울렸다. 다시 사귀자는 등의 말은 필요없었다. 이미 마음으로 다시 사귀게 됐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마루미르와 미카엘라는 오랜 시간동안 전망대에서 밤하늘을 구경하며 같이 있었다.
“미카엘라... 설마 날아서 내려갈때에 고소공포증이 도지지는 않겠지?” 마루미르가 갑자기 불안해하며 말했다. 그러자 미카엘라가 웃음을 터트렸다.
“마루미르! 정말 한번도 비행하지 않은 드래곤처럼 왜그래?! 당연히 괜찮을거야!” 미카엘라가 간신히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
“하지만 솔직히 불안해...” 마루미르가 탄식했다.
그러자 미카엘라가 마루미르의 손을 잡았다.
“그러면 나랑 함께 날자.” 미카엘라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 마루미르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다음화에 계속>
작가의 말: 고소공포증이 있는 분이라면 마루미르의 입장을 공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참고로 저 탑의 나선형 계단... 난간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마루미르가 얼마나 무서웠겠어요...ㅠㅠ
아! 참고로 이 글이 예정보다 늦게 작성된 이유는... 작가의 손과 발이 오글거림에 녹아내려서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