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지 모델 : 메르헨과 그의 나이트드래곤 레넬.)
Chapter 5. Stalker Awakes
기계의 몸놀림은 그들의 생각보다 훨씬 민첩했다. 더욱이 지치지도 않으니 상대하기가 더욱 버거웠다. 더 폴른의 지원사격까지 합쳐지니 그들은 피하기에 바쁜 꼴이 되었다. 그나마 덫이 풀리며 나설 수 있게 된 테오도르도 공격을 간신히 막아낼 수 있을 뿐 공격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더 폴른님께 후퇴를 요구하는 바입니다.]
기계음이 섞인 여인의 목소리가 울리며 기괴한 느낌을 줌과 동시에, 그 소리를 들은 더 폴른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희망의 숲 방향으로 휙 사라졌다. 클라이드의 명령에 따라 성기사 하나가 그가 갔던 방향으로 향하지만, 차가운 푸른 빛의 광선에 머리가 날아갈 뿐이었다.
[그 누구도 더 폴른을 추적할 수 없다.]
기묘한 목소리의 기계에 클라이드가 홀리 애로우를 쏘아보냈지만, 아무런 충격도 주지 못하고 사르르 없어지는 신성력의 화살들만 보일 뿐 기계에는 그 어떤 충격도 주지 못했다. 기계는 시선을 옆으로 돌려, 더 폴른이 이곳을 잘 벗어나는지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 자신에게 무엇이 날아오든 간에.
"돌겠네..."
"일단 물러서는 것이 좋겠습니다."
테오도르가 꺼낸 말에 클라이드가 최대한 빨리 머리를 굴렸다. 저 기계를 부수거나 어쩌거나 할 방법은 없었다. 그렇다고 단체로 그를 쫒아가자니 아까 그 놈처럼 머리만 날릴 가능성이 컸다. 거기다가, 그 기계는 더 폴른인가 하는 그 놈에게 후퇴만을 요구했다.
그 말인 즉, 저 기계는 현재 비선공형이라는 것이었다. 결정을 내린 그가 소리쳤다.
"그래. 말 한번 잘했다. 제껴!"
그 말 한마디에 전원이 슬슬 물러서다가는 홱 도망치기 시작했다. 기계음이 멀찍이서 들려왔다.
[거기...없...? ... 움직... 없어...!]
그들이 물러나 신전에서 정비기간을 가졌다. 우선 방패를 수리하도록 맡기고, 남아있는 성기사단 모두와 클라이드, 메르헨이 한 자리에 모였다.
"디프라이브 교수님은?"
"마공대°쪽 일이 바쁘시대요."
"셀린은?"
"부모님이 위험하다고 며칠 외출 금지시켰다는데요."
(° : 마법공학대학을 줄여서 이르는 말.)
그가 한숨을 쉬며 책상을 톡톡 쳤다. 한 명이라도 모자란 상황에 외출금지라니.
"이제 어쩔 것인가. 대안을 내놔봅시다, 여러분..."
아무리 말해도 대안이 없음은 그가 더 잘 알고 있었지만 혹시나 어떤 창의적인 종자가 기묘한 생각을 톡 까놓을 수도 있었기에 꺼낸 말이었는데, 아무래도 이 곳에 모인 사람들의 평균 창의력은 일반적인 사람 수준인 듯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오랜 침묵을 그다지 잘 견디지 못하는 클라이드가 암울한 상황에 대한 분노를 섞어낸 말 한마디로 대화를 이끌어가려 애썼다.
"창의성 높은 분 어디 없냐?"
"..."
전원 침묵. 분위기만큼이나 상황도 암울했다.
"어떻게 된 게 이렇게 조용할 수가 있냐..."
"음...제가 한 마디 해도 될까요?"
그 말을 꺼낸 것은, 과거 클라이드가 빈민가 사람들에게 잡혀 죽을 위기에 처했을 때 그를 구해줬던 성기사, 마엘이었다.
"오, 말해봐. 뭔데? 응?"
"일단, 주변 경계를 강화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봅니다. 너무 오랜 평화기간동안, 마을 주위의 경계는 거의 관심 밖이었던걸로 압니다. 그도 그럴 것이, 20년 전 과거에는 강력한 테이머가 한 분 있으셔서 검은 로브가 마을로 쳐들어올 수도 없었고 캉칼로씨도 계셨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캉칼로씨는 돌아가셨고, 그 테이머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으니까요."
"그 테이머만 있었어도 우리가 이렇게 구르고 있지는 않았을텐데. 그 영광의 성채인지 뭔지 하는 데 찾아다가 용들로 한번에 밀어버리면 어디 덧나? 그건 그렇고, 너 천재다? 그대로 해보자고. 마을 피해는 그걸로 줄어들테니까."
"아...과찬이십니다."
그가 머리를 긁적인다. 그 말을 들은 클라이드가 종이를 쓱 꺼내놓더니, 주변을 둘러보다가는 임시로 세운 기사단장이 없음을 눈치챈다.
"...기사단장 임시직 걔는?"
"요 며칠 새 안보이던데요...?"
"많이 아픈가. 뭐 아무튼, 그럼 일단 너희들은 마을 사주경계 철저히 하도록 하시고, 테오도르."
"네!"
"너는 앞으로 우리랑 같이 좀 다녀줘야겠다. 보시다시피 우리가 마땅한 방어 수단이 없어서. 거기다가, 너만 그...총알? 아무튼 그걸 막아줄 수 있겠고.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 네가 절실히 필요해."
"아...! 감사합니다! 사제님께서 절 필요로 하신다니 영광입니다!"
그가 고개를 꾸벅 숙인다. 그만큼의 존경심이 정말로 우러나오는지 아니면 그것이 모두 가식인지는 그만이 알고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 미소만큼은 진짜임을 클라이드는 알 수 있었다.
"뭐...그렇게 감동먹을 건 없고. 앞으로 빡세게 굴릴테니까 각오하는게 좋을꺼야."
"전 괜찮습니다! 뭐든 명령만 내려주세요!"
테오도르가 싱글싱글 웃으며 그의 뒤를 따라 나선다. 전부 나온것을 확인한 클라이드가 문을 닫고는 한숨을 푹 내뱉었다.
'내가 정말...영웅으로 추앙받기라도 하는건가.'
그는 자신이 영웅 혹은 사제는 고사하고 남의 고충을 들어주는 상담사조차 될 성품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그런 그를 사람들이 의지하고 있는거나 마찬가지인 상황이 되었다. 전에 메르헨이 말했듯이. 거기다가 자신의 명령 한번이, 예를 들면 당장 저 이단들에게 항복하라는 그런 류의 말 한마디면 사람들은 최소 노예가 되거나 포로가 되고, 최대로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전원이 몰살당하는 끔찍한 광경까지 불러오는 막대한 힘 내지는 권력을 지녔다는 생각에 그가 몸서리를 쳤다. 애초에 아무에게도 의지하지 않았고 아무에게도 자신의 어깨를 내어준 적이 없는 그에게 지금 이건 딸기맛 물약도 쓰다고 징징대는 어린 애에게 쓸개를 먹으라고 강요하고 있는 상황이나 다름이 없었다.
'기분 나빠.'
그가 인상을 찌푸리자 그의 뒤를 지나 앞으로 나아가고 있던 테오도르가 그를 향해 몸을 돌린다. 푸른 머리카락이 밝게 빛나며 그의 시선을 끌었다.
"사제님! 이제부터 뭘 하면 될까요?"
연한 갈색의 눈에 빛나는 의구심 내지는 의지를 보자 그의 의식이 사색의 자리에서 원래 자리로 되돌아왔다. 클라이드의 눈이 그의 풀 플레이트 신발로 향했다. 아직 찌그러진 모습이었다.
"일단 신발부터 바꾸자. 신발."
◇
외출 금지 선언에 화가 난 셀린이 계속 방 안에 틀어박혀있자 어머니가 들어와 그녀를 부른다. 그녀의 눈이 셀린과 같지만 조금 다른, 검고 푸른 빛을 띄고 있다.
"셀린, 셀린."
"...왜요."
"이거라도 좀 먹으렴. 계속 그렇게 밥도 안먹으면 병 생겨."
"평소에 하도 잘먹어서 상관 없어요."
말벌의 침 마냥 톡 쏘는 그녀의 말투에 어머니가 조금 놀란 듯 살짝 주춤했다. 어머니는 가져온 빵 몇 쪽을 내려놓고는 집사를 시켜 오르골을 가져오게 한다. 집사가 자신이 가져온 오르골을 열자 이전과 같이 맑고 깨끗한, 하지만 어딘지 슬프고 기괴한 음악소리가 어딘지 소름끼치는 소리로 들려왔다. 그 소리를 듣자 그녀가 뭔가 해야할 일이라도 생긴 듯 어머니가 가져온 빵을 집어먹기 시작했다.
"그래, 셀린. 착하지..."
"뀨우우웅..."
크노첸도 이번에는 오르골을 공격하지 않았다. 대신 잠이 솔솔 오는 모양인지,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그 선율에 맞춰, 그의 머릿속에서 기억이 서서히 재생되기 시작했다. 자신에게 오빠로 불리는 누군가, 어머니, '이그나이트'를 닮았다고 하는 돌멩이, 그리고 오르골을 준 사람...
그녀가 그 사람의 모습에 집중했다. 갈색 머리에 그와 색을 맞춘 듯 보이는 갈색 눈이 인상적이다. 키는 지금 아버지보다 머리 하나는 크고, 적당히 살이 붙어있는 모습이 비만한 자기 아버지와는 대조적이다. 그 남자가 어머니에게 오르골을 건넨다. 자신에게 오빠라고 불리던 소년이 그를 안고 '아빠'라고 하는 대목에 이르러서 그녀가 오르골을 덮었다. 한동안 오르골을 가지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그녀가 그것을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쿨쿨 자고있는 크노첸을 깨운 그녀가 모험 핑계로 샀던, 밖에서 활동하기 좋은 옷으로 갈아입었다. 바야흐로 다시 담을 넘어야 할 때가 온 것이었다.
유유히 담을 넘은 그녀가 빈민가 안으로 향한다. 사람들이 그녀를 빤히 쳐다보거나 인사를 건네고 있다. 마치 그녀가 익숙한 인물이라는 듯이. 주변을 둘러보던 그녀가 한 낡은 집을 들여다본다. 비록 그들은 가난했지만 행복을 실컷 누리고 있었다. 그런 모습에서 그녀는 질투보다는 그리움을 느꼈다. 마치 자신이 예전에 저랬던 적이 있었던 것 같은... 그 기묘한 감각에 그녀가 몸을 살짝 떨었다. 파편들은 점차 형태가 명료해져간다. 그렇게 헤매던 그녀가 자신 나이 또래 정도 되어보이는 남자 하나와 툭 부딪힌다.
"아이, X발. 눈은 장식으로 달고 다니나..."
가난에 찌든 듯 입이 굉장히 험한 그가 셀린을 바라보았다. 웃옷을 입지 않고 있어 뼈가 드러나는 마른 몸이 여과없이 보이는 그의 피부는 살짝 타서 구릿빛을 띄고 있다. 아마 노동의 산물이리라 생각한 그녀가 그의 검은 눈을 직시한다. 마찬가지로 검은 머리는 푸석푸석한 것이 눈으로 보일 만큼 거칠어 언뜻 보기에는 야수와 같은 모습이다. 하지만 놀란 표정은 여지없이 사람의 그것이었다.
"...셀린! 셀린이구나! 나 기억나? 제랄드 오빠잖아!"
"제랄드...?"
"그래! 남동생 카딘도 잘 있고. 너, 니 오빠랑 우리 집에 애플파이 먹으러 왔었잖아. 그것도 만들 때 마다. 기억 안나? 니가 그게 최고로 맛있다고 했었잖아, 셀린 이메레스!"
다시 그녀를 셀린 이메레스라 부르는 야수같은 남자. 그녀가 머리가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그녀가 머리를 부여잡자 그가 당황한 듯 보이며 어디론가 뛰어 사라지더니 곧 이파리 하나를 가져온다.
"자. 이거 먹어. 두통약으로는 이게 특효잖아."
자신에게 친절을 베푸는 사람들의 모습에 그녀가 위화감을 느낀다. 이곳 사람들은 자신과 같은 계층의 사람들에게 적대적이라고 들었던 그녀가 가벼운 의구심을 느꼈다. 그녀가 의구심을 품은 눈을 그대로 돌려 이파리를 바라보았다. 왜인지 모르지만, 그녀는 이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가 그것을 입에 넣고 오물거린 뒤 꿀꺽 삼킨다. 쌉싸래한 맛이 입안을 감돌았다.
"좀 어때? 시간 지나면 곧 나아질꺼야."
"...고마워요."
"형아- 이거 도와져어-"
"앗, 가봐야겠다. 셀린, 나중에 파이 먹으러 와! 기다려! 금방 갈께!"
제랄드라고 하던 남자가 자신의 동생을 향해 달려간다. 그리운 느낌이 그녀를 한번 훑고 지나간다. 주변을 둘러보던 그녀가, 자신의 기억 속 '오빠'를 닮은 한 어린 아이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는 황급히 그것을 쫒았다. 계속 아이를 쫒던 그녀가 아이를 놓친 지점에 가장 가까이 있던 집의 문을 연다. 그 안에서 그녀는 자기 기억 속에 있던 남자와 비슷한, 가엾을 정도로 말라 비틀어진 중년의 남자를 볼 수 있었다.
"아아, 내 연구실에 온걸 환영하네."
바닥이고 벽이고 가구고 성한 물건을 찾는게 더 빠른 곳인 이 집을 그는 분명 자신의 '연구실'이라 소개했다. 하지만 분명히 그 곳에는, 녹이 잔뜩 슬어있는 기계 부품과 연구 자료로 추정되는 종이들, 그리고 작동하지 않을것만 같은 기계장치가 보였다. 금이 쭉 가있는, 책상 맞은편의 벽에는 색이 잔뜩 바랜 대학 졸업장이 걸려있다. 벽에 못으로 고정된, 긴 나무 판자로 몇개로 엉성하게 막힌 뒷문은 꽤 오래 전부터 막힌 듯 녹슨 경첩 등에 오랜 시간 열리지 않은 흔적이 분명히 남아있다. 그가 그녀를 향해 미소지었다.
"그건 그렇고...자네, 셀린을 많이 닮았군. 그렇지, 셀린?"
그렇게 말하는 그였지만, 주변에서 인기척이라고는 느껴지지 않았다.
"...어라. 이 녀석 어디로 갔담...요새 사춘기인지 몰라도, 가끔 소리도 없이 사라진다니까. 고 녀석 참...하하하."
그의 웃음이 왠지 텅 비어있다고 느끼는 그녀였다.
◆
구출된 더 폴른이 성채로 들어선다. 성채 안에는 항상 잔잔한 바람이 불고 있다. 그 바람에 살짝 하늘거리는 머플러를 그가 매만진다. 분명 지하에 있을 터인데도 만들어놓은 창문에서는 과학의 힘으로 만들어진 유리 구체가 내는 빛이 차갑게 들이친다. 자연의 반짝임이라곤 없는 차가운 빛에 눈이 부셔온 그가 손을 들어 빛을 가린다. 반대쪽 손으로 총을 휘리릭 돌려서 착 하고 감기듯 잡은 그가 무기고에서 탄을 찾는다.
"철갑탄이 필요한데..."
그가 찾다찾다 못찾았는지 칼라이아에게 향하지만 칼라이아는 파르신과 이야기를 죽 나누고 있을 뿐이었다. 주로 입을 여는 사람은 파르신이었다. 조금 이상할지도 모르겠지만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 그는 지금 카데스의 말을 받아 그녀에게 전해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분께서 너를 칭찬하시더군. 자신의 명을 빠르게, 잘 따라주었다며 기뻐하고 계시다."
"그래? 다행이네. 혹 문제가 될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다른 건 어떠시대?"
"배교자에 대한 처분에 대해서도 말씀하셨다. 자비로운 용서는 없었지만, 합당한 복수라고 하시더군."
"용서가 없었다...상관없어. 합당한 복수였다고 느끼셨다면 그걸로 만족해."
그녀가 쓰게 웃었다.
"그분을 온전히 만족시키기는 힘들지. 천개의 마음을 가진 신이시니까. 카데스님께서는 복수하는 신이기도 하시지만, 동시에 용서하는 신이기도 하시니까..."
"잘 알고 있군, 칼라이아. 다만 그분께서는 복수보단 자비를 좀 더 바라셨던 것 같다. 그녀는 한 때, 그분의 영애였으니까. 제 축복을 내린 존재, 어린 양의 아내로 삼으려 했던..."
"구구절절 옛 사연은 집어치우고, 지금의 그 년은 20년 묵은 배교자일뿐이야. 적당히 재활용된 인간이고. 그걸로 땡. 알아듣겠지?"
"카데스님께도 그렇게 말할 수 있을지 궁금하군, 카데스의 검."
그 말 한마디에 그녀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아차, 그분의 존엄한 말을 받아 말하는 예언자였지.' 하고 머리를 살짝 짚은 그녀가, 슬쩍 화제를 돌린다.
"그보다, 카스 내에도 문제가 많아. 하무트 할배 말이야. 널 전혀 안 믿고 있어. 내가 니 말 좀 받아다 들려줬더니 아모르의 개가 어쩌고 저쩌고..."
"네가 그 말을 험악하고 거칠게 꺼낸 게 아니고?"
정곡을 찌르는 파르신의 말에 그녀가 움찔했다.
"아, 아무튼 간에! 전에도 네가 바람만 들어서 그런 소리를 한다는 둥, 너는 아모르의 개라서 믿을 수 없다는 둥 말이 많더라니까!"
"자신의 방패는 완고하다고 카데스께서 말씀하셨다. 카스라는 집단의, 그리고 자신의 방패는 이전부터 완고한 인물로 선정했다고, 그분께서 직접 말하셨어. 아직까진 나와 그분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걱정 마. 환난이 있고 난 뒤, 그 역시 내가 참 예언자임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으니."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말이야."
"환난에 대한 준비는 마쳤겠지?"
"물론이야. 세이비어(Savior)가 늘 그 날을 대비하고 있다고!"
세이비어, 환난, 방패. 죄 알 수 없는 말만 늘어지던 찰나, 테마리가 나타나 분위기를 순식간에 반전시켰다. 그것도 파르신과 강제로 어깨동무를 해가면서.
"여어-! 뻘소리 전문가! 우리 사장님이랑 뭔 얘기를 그렇게 하고 있냐?"
"카데스의 검에게 사장님이라니, 그리고 내가 전하는 말은 뻘소리가 아니라 카데스님의..."
"아무튼 간에! 이 대륙 최고위 용병 테마리님이, 오늘 너랑 얘기 좀 하고싶어서 시간을 비우셨다, 이 말씀이야. 그러니까, 군소리 말고 당장 와!"
"...하아, 그래. 그래. 어디로 데려갈 생각이지?"
"어디긴 어디야, 둘이 조용히 얘기할 수 있는 곳이지! 잔말 말고 오라고!"
"이, 이봐. 그렇게 막무가내로 잡아끌면..."
"시끄러워!"
질질 끌려가는 파르신을 가만히 보던 칼라이아가, 그 둘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나서야 근처에 뻘쭘하게 서 있던 폴른에게 반응했다.
"여, 넌 또 무슨 일이야?"
"그...철갑탄 달라고."
"A동 무기고 B열 13번째 선반 위에서 2번째줄 대 백마법사용 마나오염 수류탄 옆에."
"A...B열...13번째...뭐라고?"
"답답아, A동! 무기고! B열! 13번째! 선반! 위에서! 2번째줄! 대! 백마법사용! 마나오염! 수류탄! 옆에!"
"아, 그 기둥 뒤에 공간 있는 데?"
그 기둥 뒤에 공간 있는 것이 익숙한 모양인 폴른과는 다르게, 칼라이아가 처음 듣는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거기 기둥 뒤에 공간이 있어?"
"그 안에 뭐 겁나 많이 들었던데? 성 아틸라인가 뭔가가 소원 빌었더니 나온 동그란 금제 장신구 같이 생긴 거. 1, 2, 5! 하고 던져야 된다는 뭐시기의 성스러운 수류탄인가 뭔가랑 비슷하게..."
"전에 잃어버린 줄 알았던 노획물이 거기 있었구나? 당장 좀 가볼께!"
"올 때 철갑탄-!"
'뭐시기의 성스러운 수류탄' 을 닮은 물건을 찾으러 가는 칼라이아의 발걸음이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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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어릴 때에 벌거벗어 적신이었으며 피투성이가 되어서 발짓하던 것을 기억치 아니하고 네가 모든 가증한 일과 음란을 행하였느니라. 나 주 여호와가 말하노라 너는 화 있을찐저 화 있을찐저 네가 모든 악을 행한 후에 너를 위하여 누를 건축하며 모든 거리에 높은 대를 쌓았노라. 네가 높은 대를 모든 길머리에 쌓고 네 아름다움을 가증하데 하여 모든 지나가는 자에게 다리를 벌려 심히 행음하고...
- 에스겔 서 16장 22절 ~ 25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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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오크의 성스러운 수류탄은 졸라 짱쎕니다.
그리고 한가지, 저 아래에 나오는 문구들을 잘 봐두시기 바랍니다. 무의미하게 복붙하는 거 아닙니다. 제가 직접 보고 발췌하는 겁니다...특히 성경구절...함축적 의미 짱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