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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지아 - 프롤로그.

0 롹윈♥
  • 조회수196
  • 작성일2017.07.02
별 쓸모 없을 듯 해서 버려진 금속 냄비 속에서 
왠 일로 ' 톡, 토그르' 하는 소리가 났다.

그 냄비는 표면이 잔뜩 금이 가고 
깨진 잔해들이 주변에 널려있는 데다
주인이 냄비를 버리기 전에 뭘 담아 먹었는지 모르겠다만 
고약한 냄새가 아직까지 베여 있어서.

그 어떤 생물도 가까이 다가가지 않기 때문에

평소에는 어찌나 조용한지 바람도 냄비를 보면 그 몰골에 휙 달아나버린다.


냄비 근처의 쪼끄만 집에서 사는 나는 
몇 십년도 넘게 듣지 못했던 금속 소리를 듣고 놀라서 
눈을 똥그랗게 뜬 채 팔을 휘적휘적, 끙끙대며 집 밖으로 기어나왔다.

" 무슨 일이야, 사밀라? "

나는 덜 뜨이고 퉁퉁 부은 눈으로 냄비를 바라보며 말했다.

사밀라는 그 냄비 이름이다.
나랑 꼴이 비슷해서 그렇게 지어준 이름이다.

내가 사는 곳은 적어도 500살이 넘는 나무들만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오래 산 숲이다.
새끼 사슴이나 잡 드래곤들이 아주 가아아끔씩 보이더래도
언제나 함께 있어줄 건 없었다.

어느날 저 냄비가 생겼지.
그래서 이름까지 지어 준거다. 숲속 밖의 인간들은 내가 미쳤다고 수군댈 걸 알기에

그냥 여기서 사는 거다.


아무튼 내가 그렇게 물으니까 사밀라는 귀를 먹었는지, 아무 대답도 안 해줬다.

" 사밀라! "

나는 맨발로 나뭇가지들을 짓밟으며 사밀라에게 걸어갔다.

놀라운 것은, 여태 몇 십년간 나를 제외하곤 다른 어떠한 생물들의 접근이 없었던
냄비 속에 커다란 무언가의 알이 담겨 있었던 것이다.

크기를 보아선 드래곤의 알 쯤 되었다.
믿기진 않았지만 아무튼 그랬다.

그 커다란 알이, 냄비 안쪽을 톡톡 두드리고 있었던 것이였다.

알은 잔뜩 더러워져 있었고, 바퀴벌레나 파리 따위의 벌레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붙어 있었다.

왜인지 모르게 울컥했다. 나와 닮아서 그랬던가?


나는 알을 냄비 속에서 끄집어 낸 뒤
냄비 바닥에다 지푸라기 몇 개를 포게 주었다. 둥지 느낌으로.
그리고 난 후 그 위에 다시 알을 올려다놓았다.
확실히 따뜻해 보이진 않았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느낌은 내 주었다.

' 너 만큼은 나처럼 지저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

그래서 주변 파리들을 다 내쫓았다.
저게 무정란인지 유정란인지 알지도 못하는데,
사밀라도 못하는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소중한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김칫국을 한껏 들이키고 정성껏 보살펴 주기로 했다.

그렇게 나는 밤을 세워 알을 보듬어 주었다.
그러다 보니 나름 사밀라처럼 이름도 지어 주었다!

" 베르지아 " 라고. 내가 지어서 역시 별 형편은 없었다.

그렇게 하루 하루 나는 그 알을 가꾸었다.
주변을 청소하고, 돌을 쌓아두고.

하루는 꼬옥 안아주었다.
무지하게 따뜻했다. 안에선 생기가 도는 듯한 심장소리가 들려왔다.
알이 따뜻하니까, 그 날 밤은 매우 따뜻하게 지샐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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