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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 1화 -까꿍

26 남살쾡
  • 조회수365
  • 작성일2017.10.31






-1화-





" 자네 늦었군 "



저멀리 나와 비슷한 정장에 조금은 다른 보라색머리칼을 가진 그가 언듯 보인다.

귀에 있던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신나는 노래가 그의 점잖은 이미지를 바꿔놓는듯 하다



" 조금은 늦었죠. 2분? 째째한걸요 "



심드렁하게 툭 내뱉지만 말과는 다르게 흑룡의 표정에 작은 미소가 번져나간다.

오랜만의 일. 그리고 오랜만에 보는 당신.

예전엔 당신과 흑룡.  둘은 해결하지 못하는 사건이 없다고 떵떵거릴만큼 궁합이 잘맞는다고 소문이 나있다.

지금은 어디서 들어본듯한 조금은 나이들어버린 , 그런사람일뿐이다.



" 그래 블랙퀸. 무슨 일인데 우리가 이렇게 오랜만에 만났지? "



그제서야 흑룡은 귀에있던 이어폰을 빼내자 조금은 시끄러운 가요노래가 작게 공중에서 맴돈다.

그는 흑룡을 빤히 보다 여전하다는듯 호탕하게 웃어넘긴뒤 윗옷에서 주섬주섬 작은 수첩을 꺼내어든다.



" 살인사건이야. 여기서 멀지않아. "


" 호오 이런 시대에 수첩이라니 "



흑룡은 오랜만에 일보단 당신에게 좀더 흥미가 가는듯 작은 회갈색 수첩을 빤히 바라보고있다.

흥미를 가진다고 동조하지만 이번일이 급하다는듯 그의 표정이 잠깐 억척스럽게 찌푸려졌다.. 풀렸다.



" 상지 운리로. 4번째 골목길에 있는 작은 주택가. "



블랙퀸은 가면서 이야기 하자는듯 발걸음을 옮기며 웅얼거린다.

흑룡은 입을 살짝 삐죽거리지만 블랙퀸에게 금방 따라붙는다.



" 계속 해봐 "


" 크흠 - 평범한 주택에 .. 음.. 한명이 살인된채 발견되었어.

사인은.. 질식사. 무언가로 목을 조른것도 아니고.. 감식결과 목에 무슨 검은색 덩어리가 걸려있었나봐 "


" 검은색 덩어리 ? "



사인은 질식사. 많이 볼수있는 사인이지만 기도가 무언가로 막혀 죽는건.. 이례적인 일이다.

그것도 일상생활에서 잘 볼수없는.. 그것도 알수없는 덩어리라니?

흑룡은 곰곰히 고민을 하듯 땅을 몇번 바라보다 고개를 작게 들고 갸웃인다



" 음.. 흙..? 흙먹었나..? 배고파서..? "


" 음, 웃기려고 했다면 가볍게 실패야.

검은색 덩어리는 잉크를 쓸때 만드는 원료를 굳힌 ..뭐 그런건가봐 "



블랙퀸도 그원료에 대해 잘모른다는듯 작게 말을 멈칫 하지만 다시 가볍게 이어나간다.

흑룡은 그제서야 흥미가 간다는듯 동조의 의미로 고갤 끄덕인다.

뭐 차차 알겠거니 하는듯 별신경 쓰지않아보인다.

누구든지 그런재료로 사람을.. 죽일수도 있다고 생각해버린걸지도 모른다.


그렇게 이야기를 해나아 가니 걸은지 10분도 안됀 거리에 작은 주택이 눈에 들어온다.

저 멀리서도 보이는 경찰 라인이 햇빛을 받아 노랗게 빛나는걸 보고는 둘은 얼굴을 마주하고 어깨를 으쓱여 보인다.



" 이렇게 다시 사건에 돌입하다니 .. 저띠를 보니까 더 설레는걸 "



흑룡은 자연스럽게 미끄러지듯 안으로 서둘러 발걸음을 옮긴다.

그도 모르게 사건에 관심이 가고 해결하려는 .. 무언가의 꿈틀거리는것을 마음속으로 느꼈으리라.

손에 식은땀을 쥐게하고 , 살짝 앞이 아른거리는듯 조금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 실례가 많습니다 "


" 앗- 이제오셨구나..! 보세요- "



그들이 왔다는걸 알리듯 작게 목례를 하며 인사를 건내자 카메라로 현장을 찍고있던 고디움이 고갤 든다.

활기찬 성격을 가진듯한 그는 현장에 어울리지않는 방긋방긋한 웃음으로 그들을 맞이한다.

조금은 어안이 벙벙한듯 물끄러미 보다 금새 신경을 현장으로 돌린다.


쭉 살펴보니 말끔한 방에 시체가 있다는걸 알려주는 화이트라인만 보인다.



" 몸싸움의 흔적은 없는것 같군 "


" 예예- 몇일 사이나 사고가 있던 그날에도..

주변인들은 비명소리는 커녕 고양이 울음소리도 못들었다구 하더라구요- "



고디움은 카메라를 감식반 이라고 반듯하게 써져있는 가방에 조심스럽게 넣으며 조잘거린다.

블랙퀸은 이미 그 작은 수첩에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써내려 가는중이다.



" 사망시각은? "


" 오후 7시에서 8시 사이로 봅니다..

그 시간대면 사람도 드래곤도 많은데 왜 그시간을 노린지 모르겠네요-.."



수상한 시간대다.

대부분 범인들은 범죄를 저지를때, 야심한 밤이나 새벽을 좋아하는편인건 누구나 아는사실일것이다.

은폐하기도 쉽고 잠에 빠지면 작은 소리같은경우 미처 듣지 못하기때문이다.

하지만 이사건은 누군가가 들으란듯이 , 그시간대에 노린것같다..

아니면 시간대가 상관이 없는건가..?



" 안들킬 자신이 있어서 일부러 그시간대를 선택한것 일수도 있지 "



블랙퀸은 범죄심리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라 범인에게 초첨을 맞추려고 하고있다.

분명 그럴수도 있을것이다.

자신의 범행에 자신감이 넘친것같은 그시간대를 선택한다는것은 우리를 도발하려는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 음.. 그러기엔 너무 조심했는걸요.. 발자국은 커녕 지문,혈흔,머리카락 도 발견되지 않았다구요.."



다른사건과는 너무나도 다른 사건에 블랙퀸과 흑룡은 고디움을 빤히 내려다볼뿐

마땅한 생각이 나지 않는듯 고개를 끄덕인다.


.

.

.



" 어때? 이번사건 알다가도 모르겠지? 어쩐지 우리한테 시킨다고 했어 "


블랙퀸은 근방에서 산 휘핑크림이 잔뜩 올라간 커피잔을 휘휘 저으며 중얼 거린다

사건을 정리하기 위해 찾은 카페에서 툴툴 거리는 블랙퀸의 소리가 울려퍼진다.



" 음.. 걱정마. 우리가 못잡은건 없었잖아? "



흑룡은 자신만만한듯 고디움이 참고하라고 준 종이몇장들을 테이블위에 펼쳐놓는다.

블랙퀸은 조금은 망설이다 금방 페이스를 찾고는 동조의 의미로 고갤 끄덕인다.

그는 종이를 찬찬히 훑어본후 다시 수첩에 사각사각 적기 시작한다.

그때였다.



" 못잡을수도 있지. 왜이렇게 자신만만해? "



처음에는 우리에게 하는 소리가 아닌줄 알고 사각사각 써내려가던 펜이 멈춘다.

작은 노랫소리만 카페를 가득히 채우지만 그위는 무겁게 공기가 내려앉은듯한 분위기에 옆테이블을 슬쩍 본다.


한번도 본적 없는 사람이있다.

그는 우리를 보고 빙그레 웃고있다. 그리고는 빠르게 일어나 흑룡쪽으로 다가온다.

조금은 당황한듯 의자끄는 소리가 나고 까만눈으로 놀란듯 그를 본다.



" 까꿍 - "



그는 한순간 일그러진 웃음을 보여주고는 흑룡의 머리카락을 매만진다.

벌레가 기어다니듯 그는 몸서리를 조금 치더니 싸납게 이빨을 들어내 으르렁 거린다.



" 어이어이. 말로 하자구 "



블랙퀸은 애써 당황한 기색을 꾹 눌러담으며 그와 흑룡사이로 비집고 들어와 양쪽을 번갈아 본다.

블랙퀸이 조금은 흥분한 흑룡을 보는순간 -



" 할말은 이쪽이랑 있어서- "



표정을 바꾸지않는 그가 비키라는듯 블랙퀸 뒷덜미를 콱 잡는다.

우드득-

블랙퀸이 안돼겠다는듯 손에서 크고 단단한 보라색 발톱을 꺼낸다

인간적인 이미지에 손만 드래곤의 손이라니 약간은 부자연스럽지만 지금은 그런걸 따질때가 아니다.


빠르게 뒤를 돌며 발톱을 그가 있던 자리에 휘두른다.

공기를 가르며 씩씩거리는 블랙퀸을 그는 이미 옆으로 비켜나 바라보고있다.



" 호오 공공장소에서 마법을 부리시다니 "


" 닥쳐.. "



흑룡은 옆에 가까이있는 그의 모습에 정신차린듯 세차게 머리를 흔들고 낮게 으르렁거린다.

안돼겠구만, 이거이거.

조금은 변신하려고 마음안 꿈틀거리는 무언가를 끄집어 내려할때였다.



" 까꿍이랬으면 웃어야지 "



그가 더 빨랐다.

엄청나게. 눈에 보이지않을정도로.

그렇게 정신을 잃었다.


조금은 한적한 작은 동네의 카페에서 그렇게 기억을 잃었는데..


그랬었는데..


눈을 떠보니 낯설지만 어디서 많이본듯한 장소.


사건장소에서 흑룡은 눈을 떴다.


__



[등장 인물]


흑룡 (26/남  형사)

블랙퀸(27/남  동료 형사)

고디움(24/남  감식반)

??(??/남  ??)



--


안녕하세요 삵입니다..

드디어 1화를 써보네요..! 간간히 나올 예정이니 많이 좋아해주세요 :) !


((인물들의 말을 색깔로 칠해놓았습니다..! 알아보시기 더 편하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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