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세계관 단편소설)
2.일과 월
지금까지 너와 나는,
소설에서만 나오던 거짓말같은 만남을 한 거야.
후회해도 소용 없어.
내 이름을 외쳐도 난 그곳에 없을거야.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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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니는 생각했다.
그녀는 평범한, 작고 하얀 용이였다.
그리고 방금 사람을 살해한 참이였다.
절벽 위에서 그녀는 고민했다.
'분명 나는 일의 종족을 증오한다.
하지만
내가 살해한 사람이 일의 종족이라 하더라도
죄책감은 있어.
분명 곧 일의 병사들이 몰려들겠지...
증거를 지울 방법은 이것밖에 없는거야...'
그녀는 눈을 감았다.
절벽 위의 탁 트인 공기와 꽃 향기가 나는 달콤한 바람이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날개를 접고 뛰어내릴 준비를 하던 그때
누군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봤다.
"너 뭐하니?"
자신을 부른 건 일의 종족, 여자아이였다.
그 아이는 자신을 로렌스라 소개했다.
"난 로렌스야. 너는?"
일의 종족치곤 너무 순수한 아이를 보고 당황했는지 그녀는 말을 더듬었다.
"나...나는 티파니."
빨간 눈의 여자아이, 로렌스는 티파니의 하얀 털을 훑어보며 알 수 없는 웃음을 지었다.
"너, 방금 뭐 하려 한 거야?
설마...
자살?"
티파니는 뜨끔했다.
로렌스가 자신을 모두 간파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로렌스는 안심하라며 티파니의 작은 앞발을 잡아끌었다.
"이리 와. 같이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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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웠다.
말할 수 없이 즐거웠다.
그녀와의 대화가 무르익어 갈수록 티파니는 경계를 풀었다.
그렇게도 일족을 증오하던 내가, 이렇게 즐겁게, 일족 앞에서 웃을 수 있다.
티파니는 그런 자신이 한심했고, 또 한편으로는 신기했다.
"얘, 너는 왜 자살하려 한거야?"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깜짝 놀라며, 티파니는 우물쭈물했다.
차마 말할 수는 없었다.
이 아이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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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헉...컥....로렌...큭...커헉..로렌..스윽.."
다 죽어가는 몸으로 피투성이의 티파니는 간신히 의식을 붙들고 있었다.
이젠 이 세상에 없는, 자신의 유일한 친구 로렌스를 부르며, 괴로워했다.
로렌스는 이미 오래전에 제물로 바쳐졌다.
티파니는 그 사실을 부정하고 있었다.
그녀를 잊지 않기 위해 항상 그녀의 목도리를 차고 있었다.
그녀는 어딘가에 살아 있다 믿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만은 그따위 것, 믿고싶지 않았다.
눈을 감으면 그녀가 보였으면 했다.
그런데도 살려 발버둥치는 자신이 한심했다.
"아직도 살아 있었나?"
사악한 불꽃이 자신을 돌아보며 귀찮다는 듯 말했다.
"죽어."
날카로운 칼날같은 것이 작은 몸에 박혔다.
콰직.
"커헉-"
피가 솓구쳐 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아팠다.
마지막 유리파편이 깨졌다.
하지만 곧 의식이 흐려지며 몸이 편안해졌다.
아까까진 아팠는데, 신기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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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까지 엄청 기분좋았는데 나무위키 돌다가 갑자기
정말 뜬금없이
드림은하 생각나서 기분 잡쳤습니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