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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발라] 메인딜러로서의 삶에 대한 진지하고도 고상한 고찰.1

38 [Lefream]
  • 조회수596
  • 작성일2018.09.17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여느 날, 한 빌라 2층에선 우당탕 하는 소리가 나고 있었다.

벽에는 금이 가 있었고, 잠금장치가 걸린 문 손잡이는 이미 부서져 덜렁대고 있었다. 거기다 어두운 곳에는 거미까지(!) 집을 지어 사는,

한눈에 보기에도 꽤 허름한 빌라였다. 건드리면 무너질 듯한 생김새였지만 그 안에서는 엄청난 소동이 일어나고 있었다.

"야 이 새1끼야 그거 안내놔? 그거 진짜 중요한거다!"

검은 머리의 소년이 인상을 쓰며 고래 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고,

"풉, 뺏을 거면 뺏어 보시던가? 그 어중간한 짧은 다리로 날 따라잡을 수나 있겠어, 땅.꼬.마?"

붉은빛이 도는 갈색머리의 소년은 짜증나는 투로 이죽거렸다.

"뭐? 땅꼬마? 이 새1끼가 돌았나 대가리가 박살나 봐야 정신을 차리지..."

"의 쌔끠걔 됼았냬 떄꺠릐를..."

말을 따라하며 짜증을 돋구는 이 소년의 이름은 강수혁. 갈색 머리에 붉은 눈을 가지고 있는 한국 출신의 소년이었다.

수혁의 키는 179. 나이에 비해 꽤 큰 편이었고 그리 잘생긴 얼굴은 아니었지만 편하게 이야기를 할수 있는 호감가는 인상이었다.

수혁과 대치하고 있는 다혈질의 검은 머리의 이름은 다르크 제우스. 

상당히 평범하게 생겼지만 키는 매우 작은 편이었다.

화가 많이 난 듯한 다르크의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간나새1끼 너 오늘 나 잘못 건드렸다....오늘 내가 너 박살낸다 개1새1끼야"

다르크는 허공에 손을 휘저었다.

"나와라, [방천화극]"

찬란한 빛이 나며 그의 손에 긴 창이 들려졌다. 먼 옛날, 장수 여포가 썼다 전해지는 한 쪽에 월아가 달려 있는 형태의 창이었다.

창은 손에 들린 것 만으로도 살아 있는 듯 무서운 기운을 내뿜으며 수혁을 노리고 있었다.

수혁이 피식, 실소를 흘렸다.

"뭐야, 기프트까지 쓰는 거냐? 그렇게까지 싸우고 싶으면 덤벼 봐!"

수혁의 손에도 빛이 모이며 검의 형태를 만들기 시작했다.

"간다, [모랄타]!"

다르크가 무릎을 숙이며 달려나갈 준비를 했다.

그 때, 누군가가 다르크의 어깨를 턱- 짚었다.

"누구냐! 말리지 마, 오늘 저거 조질거니까!"

다르크가 방천화극을 크게 휘둘렀다. 아니, 방천화극을 잡고 있다고 생각했던 손을 휘둘렀다.

"누구긴 누구야, 아름다우신 대장님이다."

잠옷을 입고 있는 미모의 여성. 용병단의 대장인 에비스였다. 키가 상당히 큰 편이었고, 그 땨문에 다르크는 위를 올려다볼 수밖에 없었다.

잔뜩 찌푸리고 있던 다르크의 얼굴에 순간 공포가 드러났다.

"ㅇ....이건 말이야....요...! 그...그게 아니라...."

에비스는 얼굴을 찌푸렸다.

"집안에서 기프트 쓰지 말라고 했지. 넌 좀 맞아야겠다."

강수혁이 슬금슬금 뒷걸음질쳤다.

"리...리더! 저는 아직 칼날은 안만들었습니다!"

강수혁의 말을 뒷받침하듯, 반쯤 만들어진 검의 손잡이가 허공으로 힘없이 흩어졌다.

에비스가 주먹을 높이 쳐들었다.

"자...잠깐....! 이....이건 저녀석이 먼저...!"

딩동-

때마침 맑은 벨소리가 들렸다. 인터폰에서 플래시가 반짝거렸다.

다르크가 살았다는 얼굴로 에비스를 재촉했다.

"ㅇ...에비스! 손님! 손님이야, 어서 인터폰 확인해야지!"

쳇 하고 중얼거리며 에비스는 인터폰을 향해 갔다.

인터폰에 비친 것은 검은 머리를 단정히 빗은 남자였다.

에비스는 의자에 걸린 자켓 하나를 걸치고 계단을 뛰어내려갔다.

"아침부터 귀찮게 누구야 진짜...."

작게 중얼거리는 투덜댐은 덤으로.

문을 열고 들어온 남자는 족히 190은 넘어 보이는 거구였다.

에비스는 경계하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도 그럴 것이, 남자는 나 위험한 사람이요 라고 온몸으로 말하고 있었다.

한쪽 팔의 붕대라던지, 커다란 체구라던지, 무섭게 내려뜬 눈이라던지.

남자는 척 보기에도 위험한 인상을 풍기고 있었다.

"누구죠, 당신은?"

에비스가 긴장하며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남자가 손을 흔들며 말했다. 싸울 의사가 없다는 표시였다.

"그리 경계하지 않아도 된다. 해를 끼칠 생각은 없으니."

에비스는 아직 경계를 풀지 않으며 소파에 털썩 앉았다.

"그래서, 여기엔 왜 오셨습니까?"

남자도 의자에 앉으며 입을 열었다.

"이쪽이 더러운 일을 전문으로 해준다는 그곳... 에비스 용병단, 맞나? 다름이 아니라, 의뢰할 것이 하나 있어서 왔다."

에비스가 기분 나빠진듯 인상을 팍 썼다.

"어디서 듣고 왔는지 몰라도, 그런 이상한 곳도 아닌 데다가 일요일은 의뢰 안받습니다. 그냥 돌아가세요"

에비스는 짜증이 나있단것을 온 얼굴로 표현하며 벌떡 일어섰다. 남자는 무뚝뚝한 표정을 유지하며 책상 위에 무언가를 툭 던졌다.

"300, 정도면 되겠나"

무미건조한 어투로 말하며 던진 것은 다름아닌 거액의 지폐였다. 눈빛이 바뀐 에비스가 자리에 다시 착석했다.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에비스 용병단, 분부 받들겠습니다"

남자가 실소를 흘렸다.

"그래, 얘기가 잘 통하는군. 그럼 먼저 이쪽 소개부터 하지. 내 이름은 그래그 릭. 조직폭력배의 2인자였던 사람이다."

"에?"

멍한 얼굴로 쳐다보는 에비스에게 남자는 말을 이어갔다.

-------------------------------설명을 쓰기 귀찮아 조금 후-------------------------------

"그래서, 당신이 속했던 그 조직을 무너뜨려 달라, 그겁니까?"

에비스가 물었다.

"바로 그거지, 이해가 빠르군."

그때 수혁이 끼어들었다.

"하지만, 뭐 때문에? 돈벌이는 꽤나 잘 됐던것 같은데, 갑자기 양심의 가책이라도 느낀 거에요?"

에비스가 수혁에게 슬쩍 눈치를 줬다.

"딱 봐도 비밀이 있는 사람이잖아! 으유, 눈치없는 새1끼"

남자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아니, 딱히 숨길 것도 없지. 목적은, 복수라네."

남자가 왼팔의 붕대를 훌훌 풀었다.

붕대를 푼 그 자리에는 불로 달군 듯한 흉측한 상처가 나 있었고, 무섭도록 뒤틀려 있었다.

"보다시피, 이렇게 되었네. 이미 조직에는 미련이 없으니 깔끔한 처리를 바라지."

남자가 약도를 책상 위에 놓았다.

에비스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의뢰 접수되었습니다. 그럼 이틀 후 이 시간에 다시 뵙죠."

딸랑-

문에 달린 종을 울리며 그가 떠나갔다.

강수혁이 에비스에게 태클을 걸었다.

"하지만 정보도 뭣도 아무것도 없잖아요, 어떻게 하려고요?"

에비스가 짖궂은 미소를 지었다.

"정보야, 지금부터 얻으면 되는 거지. 나머지 깨우지 말고 니네 둘만 따라와라! 나만 믿어라, 이 대장님이 캐리해줄테니까"

"예이~"

그렇게, 세 명의 나들이가 시작되었다.

-------------------------------한편,2층에서는-------------------------------

2층의 네 집은 벽이 뚫려 하나로 연결되어 있었다. 이 특이한 빌라는 에비스의 몇 안되는 자랑거리였다.

누군가가 방문을 열고 나왔다.

금발에 금안이란 반짝거리는 조합을 가지고 있는 그는 자다 일어났음에도 상당히 잘생긴 외모를 뽐내고 있었다.

"하-암...모두 굿모닝..."

그의 이름은 잭 랜킨. 잘생김을 온몸으로 뿜어내는 그는 심지어 목소리까지 좋았다(!)

잭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뭐야, 아직 아무도 안 일어났나...? 잠 없는 에비스씨가 웬일이래..."

아침을 준비하러 부엌으로 가던 그가 책상에 있는 쪽지를 발견했다.

-시끄러운것 둘 데리고 나간다. 2시까진 돌아갈거야-

상당히 무책임한 편지에, 그가 얼굴을 찌푸렸다.

"하아... 이렇게 편지 한통만 남기고 갑자기 나가버리면 어쩌자는 거야...리더는 언제쯤 철이 들려나 ..."

잭은 한숨을 내쉬며 프라이팬에 불을 켠다.

이것 저것 생각을 하고 있는 새에 토스트는 맛있게 익어 간다.

구워진 토스트를 능숙한 손놀림으로 접시에 담으며 그는 사람들을 꺠운다.

"모두 일어나! 아침이나 먹자!"

-------------------------------그리고 다시 3인방-------------------------------

자신만만하게 떠났던 셋은 골목길에서 여러 명에게 포위당해 있었다.

잡몹...이라 해도 좋을 만큼 위험한 것들은 아니었지만 상대의 수가 많다는 것은 확실히 불리한 조건이 되었다.

거기다 이런 곳에서 쓸데없이 힘을 낭비했다가는 조금 후 강한 녀석을 만날 때 위험하겠어.

그리 생각한 에비스는 전투 자세를 풀었다. 

"어이, 셋을 세면 행동 개시다."

에비스가 긴장한 듯 말했다.

수혁이 투덜거렸다.

"그러게 이따가 사람들이랑 같이 오자니까 괜히 욕심부려서 말이야..."

에비스가 수혁의 뒤통수를 탁 쳤다.

"시끄러 멍청아, 니들도 신나서 따라왔잖아"

수혁은 말없이 검을 고쳐 쥐었다.

"하나."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애매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둘"

쭈뼛쭈뼛 하던 한 놈이 기합을 지르며 달려들었고, 그것이 신호라도 된 듯 패거리들은 일제히 몰려들기 시작했다.

상황이 별로 좋지 않았다. 이렇게 뭉쳐서 오면 도망을 치기도 여의치 않았다.

다르크는 침을 찍 뱉었다.

"가자 수혁, 오늘이 저것들 제삿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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