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받지 못한자> -1화
눈을 떴을 때는 이미 해가 떠있었다.
어제 일은 꿈이었다는 듯이 세상은 평화로워 보였다.
그 검은 그림자가 말해준 '새로운 용생'이란 무엇이었을까?
그 때 그냥 죽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일어나려 했지만 왜인지 몸이 잘 움직이지 않았다.
휘익-
처음보는 하얀 털이 바람에 휘날렸다.
그 모습은 실로 아름다웠고, 자신은 영원히 가지지 못하는 것이라 흑은 생각했다.
오늘 자신의 모습을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 이게뭐야! 내 털이.... 내 털이... 하얀색이잖아...!!"
하얀 털은 모든 드래곤들 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한 색의 털이었다.
알에서 부화 되는 해치 상태의 용들 중 단 0.7% 즉 1000마리의 해치들 중 7마리 만이 흰 털을 가졌다는 것이다.
그 희귀한 털을 자신이 가지게 되다니.....
흑은 이 상황이 믿겨지지 않았다.
또한 이 흰 털이라면 정말 새로운 삶을 살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삶.
'이제부터 내 이름은 백, 이야.'
백, 흑과 같은 성의 없는 이름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
그것이 자신이 직접 지은 이름이라서인지 아름다운 색의 털을 딴 이름이어서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저 좋았다.
다른 드래곤에게도 자신의 털이 흰색으로 보이는지 궁금해져서 마을로 발걸음을 옮겼다.
'으윽.....'
마을로 가는 도중 해츨링 상태의 드래곤이 겨우 들어갈 법한 구멍 속에서 드래곤의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혹시 어제 보았던 그림자일까?
머리를 구멍에 넣자 안쪽에서 작은 불빛이 보였다.
몸을 있는 힘껏 집어 넣고 조금씩 좁은 통로를 기어가기 시작했다.
빛은 조금씩 커졌고, 밝아졌다.
통로가 조금씩 넓어지는 겄도 느껴졌다.
몸을 일으킬 수 있을 만큼 통로가 넓어졌을 때 드래곤의 모습이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