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회상하는
루나틱세라
지금의 시각은 오전 12시 17분.
누군가가 앉아 있다.
그는 연필로 종이에 흑연을 채워가며
끄적이다가
갑자기 옆에 놓여있던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새벽 공기가 감성을 실어준 탓이었을까,
그는 과거 자신이 남겼던 흔적을 들추어보고 찾아보기 시작했다.
자신이 남긴 흔적을 차차 짚어가던 그는
한 글을 누르고는 글을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는 과거 자신이 탄생시킨 한 소년과 그의 친구들, 흑진주에 얽힌 이야기를 떠올리며
입가의 얇은 미소를 떠올렸다.
그와 동시에 그 소년에게 미안함이 들었다.
암흑의 세계에 그 세계는 '망각' 그리고 '포기작'이라는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었으니까.
구석 깊은 곳에 먼지에 싸인 채로 방치되어 있었으니까.
더 이상 그 감정 때문에 그는 읽기를 관두었다.
그는 다른 글을 찾아보았다.
보아하니 쓰여있는 글은 소설과는 별 관련이 없는 글이 가득했다.
다른 페이지로 넘어간 그는 자신이 글을 올린 곳에 있었던 여러 사건과 연관된 글을 읽어 내려가며 더욱 더 과거에 빠져들었다.
그동안 그는 현재에 정신없었다.
과거는 수치 뿐이라 생각했지만
추억도 가득하다는 걸,
추억에만 존재하는 그 누군가가 있다는 걸,
그는 과거를 보며 다시 마음 속에 상기시켰다.
차가운 손을 뺨에 대어 두며 그가 말하기를
"현재, 그것만이 선물은 아니야. 과거의 나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는거야.
과거에 죽었더라면
지금의 나는 존재하지 않았겠지.
살아 있음에 감사함을 느껴, 난.
그리고 오늘의 새벽을 나는 즐겨."
그의 차가운 볼에 온기가 일기 시작했다.
추억도 함께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