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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회상하는~4

27 루나틱세라
  • 조회수360
  • 작성일2019.02.01


 어머니는 말이 없으셨다.

 고인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 내리다가 턱선에서 멈추었다.

 갑자기 끊겨버린 어머니의 목소리처럼.




​~과거를 회상하는~4




 그는 눈물을 흘리는 어머니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평소 온화하시고 따뜻하기만 하셨으며 상처라고는 없을 것 같았던 분이...


눈물을 흘리다니.



 그는 어머니의 눈물을 보며 가슴이 차가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충격도 다가왔다. 어머니의 몇 십년간 감춰진 속감정을 털어놓는 이가 자신이 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미안하다, 이 엄마가 그때 많이 속상했었거든."

 "아, 아닙니다. 저여도 많이 속상했을 것 같습니다."


 어머니의 손에는 어느샌가 휴지가 놓여져있었다,

휴지의 일부분은 이미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그의 마음도 차가운 눈물처럼, 그 눈물을 간직한 저 휴지처럼

 차갑게 젖어갔다.


 그는 어머니가 감정을 추슬러 다시 말씀하실 수 있도록 기다려주었다.

그런데 그 모습이 그에게는 항상 있었던 일 마냥 자연스러웠다.


그는 어머니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 수 있도록 무릎에 손을 올려주었다.


그리고 더, 기다렸다.



 몇 분이 지난 후,어머니께서 눈물을 닦고 입을 여셨다.

하지만 턱선에 맺혀있던 눈물은 그대로 있었다.




아버지는 잘 살지 못했던 우리 집을 일으켜 세우는데 바쁘셨고, 어머니도 마찬가지였단다.

난 학교에 돌아와도 늘 혼자였고


다른 아이들은 어머니의 손길 담긴 따뜻한 저녁상을 먹을 때


나는 찬물로 씻은 쌀을 가지고 나 스스로 저녁을 해 먹어야 했어.

그 어린 나이에.


부모님이 돌아오실 때는 항상 내가 아무리 버텨도 결국 곯아떨어질 

새벽 2시였고


두 분도 자기 바쁘셨지.


내가 일어나 있으면 내가 가지런히 깔아두었던 이불과 베개는 어지럽혀져 있고

쪽지 한 장 없이

싸늘한 공기만 날 맞이해 줬단다.


우리를 먹여 살리는데 바쁘신 두 분에게 괜히 내 이야기가 들렸다간 더 번거로우실까봐 나는 말도 못하고

애초에 할 기회도 없었고


하루하루 꾹꾹 눌러 가며 살아 갔는데


그게 결국 터져버렸던 그 날에 


나에게 도움의 손길을 

그 아이가 내밀어준거야.



그 아이는 옆에 앉아서 찬 바람을 가려주어가며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단다.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속상했던 나는 통곡을 했었지.


그 아이는 내 등을 토닥여주며 나를 위로 해 줬어.


그리고 말이야,


나에게 어떤 한마디를 해주었어.

난 아직도 그 말을 잊지 못해.



그 아이가 내게 한 말은,


"많이 외로웠을텐데, 앞으로 우리 집에 매일 놀러 와. 혼자 밥먹기 싫으면 언제든지 나랑 같이 저녁도 먹자. 


내가 학교에서 자주 찾아갈게.



​내 친구도 되어 줄테니까."





 턱선에 맺힌 눈물이 톡, 떨어져 내렸다.


그 눈물은 무릎에 얹어져있던 그의 손에 닿았다.

그런데, 이 눈물은 이상하게도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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