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러분 눈 앞에 보이는 현상은, 거대한 빛 기둥들로 전 세계에 지금도 많은 보고가 있습니다.-
낡아 빠진 라디오에서 새어나오는 잡음 섞인 아나운서의 보도. 도시도 외곽도 거르지 않고 하늘에서부터 내리꽂힌 빛기둥.
빛기둥의 크기는 한 손을 쥘 수 있을만큼 앏은 것 부터, 하나의 도시가 집어삼켜질 정도로 큰 것 까지 다양했다.뽀얗고 고운 색 부터, 어둠고 음침한 색 까지 그 색도 다양했다. 예술가들은 이것을 찬사라고 부르고, 학자들은 이것을 이상기후 라고 부른다. 일반인들은 빛기둥 이라는 명칭으로 불렀고, 아주 어린 아이들만 그것들을 '친구'라고 불렀다.
빛기둥들은 신기한 존재였다. 눈이 부시지 않으며 잔상이 남지 않고, 잡으면 따듯하고 포근해서 마치 어린아이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사람들은 그 근처로 모여 안식을 얻었다. 마음을, 정신을, 오랜 시간 얻어온 상처들을. 마치 어린시절처럼.
-지금 전 세계에 퍼진 빛 기둥에 접촉한 이들 중에, 그것들을 집어삼키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단 소식입니다.-
이어 들려오는 보도는 가히 비정상적이고 기괴한 것. 현대 도시의 고도의 과학기술로는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것.
빛을 잡은 몇몇 사람들에게 그 빛이 끼어들어가 사라진다. 빛이 몸에 닿는 순간, 그것들은 마치 벌레처럼 휘어져 몸을 타고 심장쪽으로 기어들어간다. 주변에 자신의 작은 빛조각들을 남겨가면서. 그것은 순식간에 일어났으며, 그 사람에 손에는 알이 하나 주어졌다. 따뜻함을 잃지 않는 알이.
당연히 사람들의 반응은 달랐다. 사이비다, 외계인 추종자다 별의 별 악의적인 말을 하는 사람들부터 시작해 그들을 찬양하는 사람들까지. 아주 다양하고, 또 아주 달랐다. 이 세상에 오로지 그들만이 가진 특권인 것 마냥. 빛기둥의 소수의 선택. 몇명은 불길하다며 그들을 공격했으며, 몇명은 그들을 데려가 실험까지 하려고 시도 하는 둥. 마냥 빛기둥의 선택이 무조건 좋은 일을 불러오지는 않았다.
모해 씨밀레도 다르지 않았다.
도시와는 너무나도 멀리 떨어진 외곽에서 살아가는 소녀. 이 외곽은 그래도 외롭지 않았다. 차가운 도시와 다르게 따뜻했으니까. 발전이 느리고 구시대적이라며 외곽인들을 폭행하는 도시사람들이 싫지만, 그래도 여긴 서로서로 모여서 한 가족이니까.
그래도 그녀의 외로움은 사라지지 않았다. 동급생들은 상급학교 진학을 포기하지 않고 차가운 도시를 향해갔다. 하나, 둘... 그렇게 시간이 지나, 그녀의 곁엔 아주 어린 아이들만이 남아있었다.
그녀는 외곽의 따뜻함이 너무 좋아 차가운 도시로 가는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저 평생 이대로 외곽에 살아가며, 아침에 일어나 바짝 말라 솜냄새가 올라오는 빨래를 걷고, 적당히 매운 스프를 끓이고, 풀피리를 엮으며 살아가는 그 생활이 즐거웠기 때문이다. 외곽에서는 모두가 아이였다. 청년도 늙은이도 모두모두.
발전이 느려도 이곳은 행복하니까 좋아. 라며,
"알을 가진 사람들을 도시로 불렀어. 할 말이 있다 하더라군."
도시에서 온 남자가 외곽에서 알을 가진 사람들에게 그 이야길 하는걸 들었다. 기묘하다. 왜 다들 도시에 대한 동경이 있는가? 왜 평생 행복한 이 장소를 두고 떠나려고 하는것인가? 알 생각은 없었다. 단지, 그냥. 도시에 대한 환상이 있어서겠지.
그런 소녀도 몰랐다. 자신에게 이 알이 생겼단걸.
외곽인들이 말하는
"도시로 가야하는 초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