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죄 없는 사람을 해치려고 했다. 그러므로 너희의 죄는 용서할 수 없으나 그 죄의 원흉보다 더 낮을 죗값은 이미 치르고 있으니 용서하마.”
“넌 누구야! 갑자기 신성해 보이는 갑주를 입고 나타난 이유는 뭔데!”
“신보다 강한 자를 사랑하는 여신의 부탁으로 여기로 왔다. 너희들은 죄의 원흉이 만든 무기를 내려놓고 여길 떠나라 그렇지 않으면 내가 그 무기를 베어버리리라.”
그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old.길드원들은 그를 지시했다. 그러자 그들의 용들은 팔키온을 향해 온갖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팔키온은 주문을 외우듯 말했다.
“내 검은 방패요. 내 방패는 왕과 귀족을 위한 것이 아닌 평민과 천민을 위한 방패이라. 죽는 한이 있더라고 지켜야 할 것은 지키리라. Lord of Paladin!”
그가 외치자 주변에 알 수 없는 푸른 성기사의 형상이 보이며 모든 공격을 막았다. 그런 현상을 옆에서 바라보던 반은 소리쳤다.
“팔키온! 녀석들은 간단하게 제압만 해줘! 나머지는 내가 담당할게!”
그 말을 들은 팔키온은 그를 보며 말했다.
“이 구역은 나에게 맡겨라. 너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힘은 조절해보겠네.”
“그냥 기절할 정도만 해줘. 그걸로 충분하니까.”
반의 말을 이해한 팔키온은 그 자리에 있는 old.길드를 기절할 정도로만 상대했다. 한편, 반 레온하르트는 수조에 달하는 용들을 홀로 상대하며 숨을 고르는 중이었다. 그런 모습을 보던 고대신룡은 알 수 없는 생각이 들었다.
‘저렇게 많은 유저가 압도적으로 질 줄은 몰랐는데... 이게 실력 차이라는 건가? 차이가 너무 심각해. 길드 랭킹에 결투장 랭킹도 유명한 유저도 있는데 그것마저 이겨버리고 상성도 무시하다니 상당히 독할 정도로 너무 강해. 하지만... 당연히 한계가 있어. 반은 아마도 다음 공격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팔키온은 상대를 간파하며 그 간파를 통해 빈틈을 노리지만 1대 1 한정이야. 다수전은 반이 유리할지 몰라도 팔키온이 불리해. 내가 걔를 도와주지 않는다면 당할 수 있겠어.’
지친 몸을 이끌고 팔키온이 있는 쪽으로 향할 때, 반은 그 용을 보며 소리쳤다.
“무리하지 마! 지금은 푹 쉬고 있어. 나머지는 우리가 다 정리할 거니까!”
그 말을 들은 고신은 지친 나머지 바닥에 누웠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팔키온은 유저들이 있는 곳을 향해 달려들며 홀로 진영을 무너뜨렸다. 모든 유저가 그들에 대한 공포를 느끼며 도망쳤고, 상황은 모두 조용해졌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반 레온하르트는 고대신룡을 들며 말했다.
“... 이제 지쳤지? 괜찮아. 이 상황은... 내가 일으킨 일이니까 내가 책임질게.”
그가 희망의 숲을 떠나려고 했을 때, 팔키온은 그를 보며 말했다.
“나중에 당신이 위험에 빠지면 바로 도울 터이니 필요한 순간에 언제든지 부르십쇼."
“그래, 너라도 있어서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고신은 그 자리에서 죽었을 거야. 네가 있어서 고맙긴 해. 걔가 위기에 빠지고 나도 고신을 도울 수 없을 정도로 바쁜 상황 속에서 날 도우려고 했으니까 말이야.”
“이 때는 이슈타르 여신님의 부탁으로 온 것뿐이오. 당신에겐 여신의 가호로 보호받고 있는 자이니 그런 것이오.”
“알겠어. 일단 여기서 볼일은 다 봤으니까 네가 원래해야하는 일이나 해.”
빛이 팔키온을 감싸더니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희망의 숲을 벗어나 저 너머에 있는 엘피스를 본 반은 혼잣말을 하며 걸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