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아암....."
강가에 살얼음이 생길정도로 추운 이 겨울산에서 난 낚시를 하고있다.
이 겨울산에는 과일같은게 잘 자라지 않고, 산짐승도 가끔 보이는 산고양이가 전부인탓에, 이런 강가에서 낚시를 하여 식량을 구해야한다.
낚시를 시작한지 두시간이나 되었는데, 입질은 조금도 오질 않았다.
"큐우우..."
그때, 옆에 있던 친구가 배가 고프다는듯 머리로 내 허리를 툭툭 건드리고 있었다.
몸에서 뿜어내는 냉기탓에, 안그래도 추운 날씨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몸이 얼어붙는듯한 느낌이었다.
"반드시 잡아줄테니 여기선 붙지말아줘...!"
잠시 떼어내려 했는데, 녀석은 끝까지 붙어있었다.
우연히 만났던 녀석에게 피라냐 작은걸 던져준게 고작 이었을텐데, 그녀석은 날 어미로 착각하여 따라오더니 기여코 집안까지 따라 들어왔었다.
처음 그 해치를 발견했을땐 신종의 발견인줄 알고 힘겹게 산을 넘어서 테이머협회에 데려갔는데, 녀석이 따뜻한 곳으로 가자마자 힘이 빠져버리는 바람에 돌아오고 말았다.
그런다고 녀석을 집에 두고 혼자 갔다오고 싶어도 계속 따라다니니 협회에 찾아갈 수 도 없었다.
"자리를 옮겨보자. 가자, 친구."
테이머협회는 신종드래곤이 발견되면 그 테이머가 지어준 이름을 그 드래곤종의 이름으로 취급한다.
아이스드레이크나 바위가 대표적인 예시다.
소문에 의하연 아이스드레이크를 찾아낸 테이머가 원래는 '빙빙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다가 급하게 바꾼거라는 얘기가 있다.
그렇기에 이녀석이 어떤 드래곤인지 알아내기 전까지는 이름을 섣불리 붙여줄 수 없었다.
해치가 눈밭을 작은 두 발로 사박사박 소리를 내며 날 따라왔다.
눈이 조금 깊었는지, 녀석이 걷는걸 힘들어했고, 난 하는수없이 해치를 들어올려 안으면서 다른 포인트로 이동했다.
얼마 걷지 않아 새 자리에 도착했는데, 온몸이 얼어붙을것 같았다.
해치는 그런 내맘은 모른다는듯 근처에 피어있는 꽃을 눈밭을 뛰어다니는데, 보면 볼수록 귀엽다.
해치를 내버려두고 난 계속 낚시를 했지만 입질은 오지 않았다.
해가 지는걸 보니, 오늘 낚시는 무리인듯 보였다.
밖에 매달아둔 어포와 얼려둔 피래미오를 가지고 집안으로 들어왔다.
어포는 내가 먹을것, 해동시킨 피래미오는 해치가 먹을것.
낚시가 잘되는 날에는 이렇게 식량을 모아두는데, 요즘은 모으기는 커뇡 모아둔걸로 생을 연장하는 느낌이다.
저녁 식사가 그리 좋은지, 해치는 내가 잘 자리에서 좋다고 자기 몸에서 나오는 냉기를 비벼대고 있었다.
급하게 이부자리에서 녀석을 떼어내 자기 보금자리에 놓은 뒤, 난 끓는물에 피래미오를 넣었다.
난 어포에다 자몽즙을 살짝 뿌려서 그대로 먹기 시작했다.
내가 먹는건 어떻게든 먹으려 하던 이 친구는 유독 자몽을 싫어하기에 어떻게든 자몽맛에 익숙해져야 했다.
바깥에 널어둔 어포나 눈속에 얼려둔 피래미오나 피라냐에도 자몽을 조금 뿌려둔덕에 녀석이 몰래 먹어치우질 않는다.
어느정도 피래미오의 살이 부드러워졌고, 이걸 눈밭에 10분정도 두면 이빨이 작고 약한 해치가 먹기 좋은 상태가 된다.
"큐우우..."
갑자기 녀석이 울음소리를 냈다.
급하게 집안으로 들어갔더니, 자몽을 한입 먹고는 뱉고 난리를 치고 있었다.
급하게 먹은 자몽을 뱉어내게 한뒤, 차갑게한 피래미오를 잘라서 입에 넣어주었다.
자몽맛이 가시질 않았는지 처음에는 피래미오를 한입 먹고 거부하더니, 점차 괜찮아졌는지 다시 피래미오를 허겁지겁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체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막힘없이 먹어치우고는 그대로 잠자리로 가더니 몸을 웅크리고는 잠을 청하고있었다.
"참... 마음편해서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