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스토리는 드래곤빌리지 1의 스토리를 참고하여 재미로 각색한 내용입니다.
빛과 어둠의 전쟁으로 오만한 왕인 앙그라가 봉인에서 풀린 후, 이 광활하고도 넓은 평행 우주에 사악한 마카라의 부하들인 아누라다들이 모습을 드러낸지도 어느덧 200년...
이 우주 안에서 먼지보다도 작디작은 별에는 우주고룡들이 터잡아 살고 있었다.. 겁쟁이 쿠즈마라도 그 중 하나였다. 겁에 질려 도망치는 것이 이 불쌍한 드래곤의 일상이었다.
그날도 쿠즈마라는 어김없이 동족 드래곤들에게 괴롭힘과 멸시를 당하고 있었다. 한 동족 드래곤이 쿠즈마라를 비웃으며 말했다.
-어이, 겁쟁이 쿠즈마라. 우리 내기 하나 해볼까?
그러자 쿠즈마라가 움츠러들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답했다.
-무..무슨 내기인데?
쿠즈마라가 답하자, 이 드래곤은 음흉한 미소로 말했다.
-저기 저 반짝이는 별이 보이지? 저 별로 먼저 가는 드래곤이 이기는거야.
쿠즈마라는 이 말에 여느때처럼 겁이 나기 시작했다. 그 별에 간다면 다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그런 생각이 쿠즈마라의 정신을 지배했다.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혹시... 또 겁쟁이처럼 도망치게?
그 드래곤이 또 한 번 비웃으며 말했다. 그러자 쿠즈마라는 무너져버려 얼마 남지 않은 자존심을 움켜쥐며 그 불안한 내기를 수락하고야 말았다.
-좋아, 이번에는 내가 이기고 말겠어.
하지만, 그 내기를 수락한 쿠즈마라의 마음은 여전히 두려움과 불안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렇게 말하신다면야... 지금 당장에 시작해도 상관 없겠지?
비웃음 섞인 그 말에 도중에 도망갈 도주 계획을 세우지도 못한 불쌍한 쿠즈마라는 급한 나머지 그 말에 동의해버렸다.
-3....2....1..... 출발!
총알처럼 빠르게 튀어나가는 그 드래곤과는 달리 쿠즈마라는 선뜻 출발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선택한 것은 그 선택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하는 법. 내기를 수락한 상황에 도망간다면, 그런 비겁한 드래곤은 반드시 숙청당하듯이 배제당한다는 것을 쿠즈마라는 잘 알고 있었다. 반강제로 몸을 끌어 드디어 날아오른 쿠즈마라는 그 드래곤이 내는 빛을 따라 추격하기 시작했다.
처음 얼마는 정말 그 드래곤을 따라잡아 생에 처음으로 승리의 기쁨을 누리는 자신을 떠올렸다. 아! 얼마나 즐겁겠는가! 도착별에 가장 먼저 도착한 쿠즈마라가 그 드래곤에게 그 드래곤이 자신에게 했던 것처럼 조롱하며 그 드래곤을 자신의 밑에 두어 정의를 구현하는 쿠즈마라.... 그런 장면이 쿠즈마라의 머릿속을 스쳤다. 그것도 잠깐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드래곤의 빛이 사라졌다. 그 드래곤이 말한 그 별 또한 애초에 없었다는 듯,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이 온 길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그런 상황에 놓이게 되자, 또 다시 거대한 두려움이 쿠즈마라를 덮치기 시작했다.
-어...... 거기 아무도 없나요?
소름돋는 적막.
그것만이 쿠즈마라에게 대답을 해주는 것 같았다.
불쌍한 쿠즈마라는 반쯤 정신이 나간 상태로 이 텅 빈 공허의 탈출구를 애타게 찾고 있었다....
........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그의 정신이 두려움에 집어삼켜 지기 직전, 쿠즈마라의 시야에 밝은 빛 하나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 환하게 불타는 빛. 마치 해안가에 떠밀려온 고래에게 쏟아지는 큰 파도 같은 그런 빛. 그 빛의 정체는 바로 같은 동족이자, 동족 중에서도 유일하게 늘 쿠즈마라를 도와주던 드래곤인 ‘탈릿사’ 였다.
탈릿사는 번개처럼 재빠르게 날아와 쿠즈마라를 낚아채서 함께 탈릿사의 고향별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탈릿사의 몸은 상처로 가득하였다. 탈릿사의 얼굴은 피로에 지쳐 보였으나, 그의 눈빛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이동 도중에, 우주를 떠돌아다니며 마카라를 제외한 눈에 보이는 모든 드래곤들을 습격하는 아누라다들이 떼거지로 덤벼들었다. 아무리 니드호그와 맞서 싸우는 탈릿사라도 몸에 상처가 가득한 상태로는 힘겨워 보였다. 하지만, 쿠즈마라는 그 지경까지 갔음에도 두려움에 싸우지 못했다. 쿠즈마라는 자신을 구해준 은인이 힘겹게 싸우고 있는데도 싸우지 못하는 자신이 너무도 미웠다.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는 아누라다들과 탈릿사와의 전투에서 살아남은 쿠즈마라는 그의 용맹함과 선함에 마음속으로 연신 감탄하며 그와 친구가 되기를 바랬다.
탈릿사의 고향별에 도착한 쿠즈마라는 놀라고 말았다.
그의 눈앞에 재침략을 준비하는 소문으로만 듣던 우주의 모든 절대 악의 근원 격인 니드호그가 눈앞에 펼쳐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제야 쿠즈마라는 탈릿사의 몸의 수많은 상처가 있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의 상처는 니드호그와의 전투로 인해 생긴 것이 틀림없었다.
-괜찮나?
드디어 탈릿사가 그에게 입을 열었다.
-어..?어...고...고마워...
니드호그를 보고 멍하니 있던 쿠즈마라는 급하게 대답했다. 이어서 탈릿사가 말했다.
-널 예전부터 봐왔지만... 도저히 늘 위험에 처해있는 널 보기만 할 수가 없더군….
그의 말에 쿠즈마라는 턱 끝까지 오는 감동과 지금까지 쌓아두고 억제했던 슬픔을 터뜨리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다. 마침내 그는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탈릿사는 울고 있는 그를 다독이다가 말했다.
-친구여, 울지 마라. 만일 도움이 필요하거든, 언제든지 나를 불러라. 우린 ‘친구’ 니까.
그 일 이후....
여전히 쿠즈마라는 같은 동족 드래곤들에게 괴롭힘 당했다. 하지만, 그는 탈릿사라는 든든한 친구의 도움 덕분에 전처럼 괴롭지는 않았다. 탈릿사는 그에게 조금의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그는 언제까지나 이 친구가 생긴 기쁨을 유지하며 살 수 있을거라 믿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날 쿠즈마라는 갑자기 왠지 모를 죽음의 기운을 감지한다. 평소처럼 전투 훈련을 하던 그는 이 기운에 잠시 정신이 흔들렸다. 그 불안감을 가지고 훈련을 하던 쿠즈마라는 퍼뜩 생각이 나게 된다. 바로 탈릿사에게 무슨 일이 생긴듯한 느낌이었다. 우주고룡들은 원초적으로 ‘감’ 이 선천적으로 다른 종족보다 뛰어났다. 그래서 이 느낌을 확신하게 된 쿠즈마라는 훈련이 끝나고 곧바로 탈릿사의 고향별로 날아갔다.
탈릿사의 별에 도착하자마자, 그의 눈에는 절망적인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재생을 마치고 재침략한 니드호그를 막지 못하고 별의 바닥에 내동댕이쳐져 있는 탈릿사와 별의 수호 드래곤들이 보이고, 그의 고향별과 그를 삼키려는 니드호그가 보였다. 니드호그가 음흉하게 비웃으며 말했다.
-탈릿사여, 이것이 나에게 대적한 네놈과 네놈의 고향별의 최후이다. 자, 이제 네놈의 최후를 맞이해라.
그러고는 니드호그가 별을 통째로 삼키려 하자, 쿠즈마라는 막고 싶었다.
하지만, 그 방대하고도 크나큰 어둠에 쿠즈마라는 막을 수가 없었다. 아니, 쿠즈마라가 막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결국, 니드호그가 별을 통째로 삼키고 말았다.
그의 친구가 사라진 것이다. 그가 유일하게 믿었던 친구가.
그런 절망과 파멸의 상황 속에서, 갑자기 쿠즈마라는 자신의 몸 속에서부터 무엇인가가 솓구쳐 나오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바로 쿠즈마라의 숨겨진 ‘용기’ 였다!
그 느낌과 동시에, 그에게 엄청난 힘이 뿜어져 나왔다. 그는 더 이상 ‘겁쟁이 쿠즈마라’ 가 아니었다. 이 힘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쿠즈마라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친구를 구한다.’
그러고는 그 방대한 니드호그의 뱃속에 용맹하게 뛰어 들어가 그의 친구, 탈릿사를 꺼냈다. 만류하는 탈릿사를 등지고 그는 이 마지막 말을 남기고 끝 없는 니드호그의 뱃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우리는 ‘친구’ 니까. 그렇지?
-끝
made by. 드작밥
원작: 드빌1 탈릿사, 아누라다, 쿠즈마라 스토리-
작가 후기: 처음 쓴 소설입니다. 재미있게 보셨으면 정말 좋겠구요, 이 소설을 보신 여러분들은 정말 복 받으실 겁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