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과 밤 1 <신작>
여화구
" 호젓한 밤하늘을 드리우는 악몽과
순간뿐인 영혼의 울림과 새벽의 눈망울에게 묻는다..."
나는 한숨을 깊이 들이쉬었습니다.
나는 누구냐고요, 나는 이 곳의 주술사입니다.
이곳은 북쪽 대륙의 작은 마을입니다.
인간은 아닙니다. 나와 이 세계는 인간계와는 다릅니다.
이곳의 밤하늘에는 원래 용들이 날았더래지요, 용들은 이제 없습니다.
소수의, 순혈이 아닌 용으로 몇몇만 남았습니다
북부의 하늘을 수놓던 수많은 용들의 눈망울은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루그아>라는 것으로 용의 옛 모습이 남았습니다.
그것은 영혼과 기억의 조각들입니다.
샘물과, 강, 유적들이 기억하는 용의 눈망울이 조각들로써 남았지요.
제사장과 <루그아 마스터> 만이 <루그아>를 만질 수 있습니다.
이 <루그아 조작>을 통해, 북부 땅의 축복을 받은 수인이나 원주민 같은 존재들은 한순간 용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용이나 그 혼혈도 원하는 모습이 되겠죠.
날개를 퍼덕이는 그들은 북부의 끝을 향해 날았더랬죠...
하지만 이것도 그저 도서관에 있는 책의 진부한 내용이랍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며 명맥은 서서히 끊어지고 마스터들의 사망으로 이제
배우는 사람도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이게 끝인줄 알았으나...
하늘이 갈라지며 하얗고 아득한 무언가가 설원을 가로질러 냉기의 바다로 뛰어들며 찢긴 틈새로 밝은 빛이 휘황찬란하게 흘러내렸습니다.
푸르게 어둠이 개인 하늘에 난 상처는 무언가를 토하듯 하고 닫혔더랬죠.
그것이 바로, 죽은 무언가를 본다는 것이였을까- 영매인 나는 귀신을 본 줄만 알았습니다. 치유사에게 그 얘기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찾으러 갔지요..
아, 도대체 무엇인가요, 밤하늘을 찢어 놓은 존재이시여.
내게도 축복을 내려 이 설원에 꽃을 피우도록 도와주세요.
나는 꼬리를 흔들며 용의 신탁을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