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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테이머의 여정] 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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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168
  • 작성일2022.07.20
 “저기•••!”

 겨우 눈을 뜨고 바라본 내 옆의 생명체는 놀란 모습으로 무언가를 가리키고 있었다. 나는 여전히 눈을 조금 찌푸린 채로 그 손가락 끝이 향한 곳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액체인지 고체인지 모를 분홍색 무언가가 하나 놓여있었다.
 정말 신기하게 생긴 물체였다. 투명한 분홍색 몸은 속이 보이다 못해 반대편 풍경까지 비치고,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듯한 그것은 어떤 힘이 작용하고 있는 건지 물방울을 닮은 형체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었다. 꼭대기엔 나뭇잎이 달려있기까지. 아, 혹시 분홍색 물을 담은 봉투를 나뭇잎으로 묶어놓은 건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문득 그 물체가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그제야 그것이 이 숲에 사는 생명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내 옆 생명체의 행동은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내 옆 생명체는 어느새 가리키던 손가락을 거두고 조금씩 뒷걸음질을 치고 있었다. 아니, 조금 낯선 생명체라고 해도 세상엔 역시 다양한 생명체들이 존재하고, 더군다나 저건 우리보다 덩치도 작은데 왜 저렇게 무서워하는 거야?
 내가 옆의 생명체를 보던 눈을 거둬 다시 분홍색 생명체를 바라보았을 때, 별안간 그것은 몸을 휙 돌렸다.
 그제야 확인한 그 생명체의 앞모습에는, 죽일듯한 기세로 우리를 노려보는 사나운 얼굴과, 몸 왼쪽에 잡고 있는 건지 붙어 있는 건지 모를 작고 날카로운 칼이 있었다.
 찌릿-
 생명체를 빤히 보고 있던 나는 그것과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움찔. 머, 뭐, 눈빛이 날카롭긴 하네. 그렇다고 우리한테 달려든다 한들 한 번 툭 치면 터질 것 같은•••
 그러한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분홍색 생명체는 달리기 경주의 스타팅 총성이라도 들은 듯 우리에게 무서운 기세로 달려들기 시작했다. 아까까지의 생각은 까맣게 잊은 난, 돌진해오는 생명체를 피해 도망치기 시작했다. 두려워하던 내 옆의 생명체는 먼저 도망쳐 이미 내 앞으로 달리고 있는 중이었다.

 “난 아직 몬스터를 만날 준비가 안 됐단 말이야-!”

 이런 괴성을 지르면서.
 가진 덩치가 우습게, 우리는 일렬을 이루며 숲 곳곳을 계속해서 달렸다. 평범한 생명체가 말한 “몬스터”는 작은 덩치로도 무서운 속도로 우리를 계속 쫓았다. 몬스터의 바로 앞에 있던 나는 그 날카로운 칼이 내 등을 찌르진 않을까, 하는 공포감을 계속 느껴야 했다.
 언제까지 도망쳐야 할까? 이러한 생각이 들 즈음, 내 앞을 달리던 생명체가 갑자기 멈춰서 나에게로 몸을 돌렸다. 그의 뒤로 빽빽하게 서 있는 커다란 나무들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알 수 있었다. 막다른 길이구나!
 나도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급하게 멈춰 서 몬스터가 있는 쪽으로 몸을 돌렸다. 몬스터는 지친 기색도 없이 처음과 마찬가지로 우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렇게 된 거, 이판사판이다. 더 이상 도망칠 곳도 없었던 나는 될대로 되라는 마음으로 먼저 나를 향해 달려드는 몬스터를 향해 내 몸에서 가장 세다고 느껴지는 머리를 내밀고 눈을 질끈 감았다.
 챙- 띠용.
 어라?
 감은 눈을 떠 보았을 때, 몬스터는 내 앞 조금 떨어진 곳에 쓰려져 있었다. 이거, 아무래도 내가 이긴 것 같은데••• 아무 느낌도 나지 않았는데?
 평범한 생명체가 기뻐하며 나를 향해 달려왔다. 내가 알아챌 새도 없이 생명체는 나를 잡아 안아 올렸다. 처음 보는 표정이었지만 몹시 기쁠 때 드러나는 것임을 왜인지 알 수 있었다.

 “핑크 슬라임을 이겼어! 역시 내 드래곤이야!”

 그는 그렇게 말하며 아직 얼떨떨한 나를 한 번 안고는 내 뿔을 살폈다.

 “아까 여기에 칼이 부딪힌 것 같았는데••• 다행히 상처는 없는 것 같네!”

 아무래도 그 챙- 하는 소리는 슬라임의 칼과 내 뿔이 부딪히면서 난 소리였던 것 같았다. 그렇다면 아까 잠시 내 머리로 말랑한 무언가가 느껴진 것 같았는데, 그게 슬라임의 몸통이었나?
 아무튼 그렇게 도망쳤던 것에 비해 너무나 쉽게 슬라임을 물리친 나는, 생명체의 손에 붙들려 얼떨떨한 상태로 한동안 갖은 스킨십을 받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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