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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必]지금의 소설 게시판은 쓰레기장입니다.

0 엘다르
  • 조회수1031
  • 작성일2014.03.13

안녕하십니까. 닉변한 이실레입니다. 제가 누구인지 아시는분도 계실 것이고 모르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 올드유저분들은 거의 다 떠나셨으니 아마 모르시는 분이 더 많을 테지만, 상관은 없습니다.

 

 

본론에 들어가기 앞서 일단 어그로성 제목을 쓴 점은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 제목은 제가 이전 웹소게였던 지금의 소뽐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을 조금 격하게 표현한 것이고 만약 기분이 상하셨다면 그 점에 대해서도 역시 사과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제가 지금 술이 약간 들어간 상태라 어투가 다소 공격적이고 신랄할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주지해 드리는 바이며 보기 거북하신 분은 뒤로가기 버튼을 눌러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긴 글은 읽기 싫다, 드르륵 드르륵. 하시는 분들은 맨 아래 세줄요약을 읽으시길.

 

 

음.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일단 아래 시를 봐 주십시오.

 

 

 

<서산대사의 시>


踏雪野中去하야 (답설야중거)
不須胡亂行이라 (불수호란행)
今日我行跡은 (금일아행적)
遂作後人程이라 (수작후인정)

 

눈 내린 들판을 밟아갈 때에는
모름지기 그 발걸음을 어지러이 하지 말라.
오늘 걷는 나의 발자국은
반드시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리라.

 

 

 

예전에 자추사건이 터졌을때도 이 시를 올렸던 적이 있는데 이렇게 다시한번 소개를 하게 되니 신기하네요.

각설하고, 위의 시를 보고 제가 무엇을 말하려 하는건지 아시겠습니까? 크게 말하면 소설의 형식과 정의에 대해서, 작게 말하면 지금 소뽐을 점령하고 있는 비극.괴담.. 등의 독백을 나열해 놓은, 소설이라 말하기 주저되는 형식의 글에 대해서입니다.

 

 

소설 : <문학> 사실 또는 작가의 상상력에 바탕을 두고 허구적으로 이야기를 꾸며 나간 산문체의 문학 양식, 일정한 구조 속에서 배경과 등장인물의 행동, 사상, 심리 따위를 통하여 인간의 모습이나 사회상을 드러낸다.

 

 

소설의 정의입니다. 그리고 이곳은 \'소설\' 뽐내기 게시판이죠. 그런데 예전 웹소게에서도 문제가 됐던 30초안에 쓸수있는 양산형 쓰레기 글과 현재 베글에 올라와 있고, 소뽐 글 양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저 글들은 과연 소설일까요? 아뇨. 애초에 나눌 장르도 없지만 굳이 나눈다면 시나리오에 나오는 주인공의 독백 대사? 정도일 겁니다. 그나마 내용은 감성팔이식 식상하고 진부한 신파극이죠 (물론 처음엔 신선한 글 양식이었을 것이지만 보아하니 근 3-4달동안 같은 양식으로 내용만 살짝살짝 바꿔 올라왔더군요.). 물론 지금 베글에 올라와계신 분이나 쓰시는 분들을 욕하거나 저격하는건 아닙니다. 오해 없으시길.

 

 

왜 인기가 많아졌을까요? 보자마자 눈물을 줄줄 흘릴만큼 감성을 자극하는 좋은 글이어서? 문학성이 뛰어난 작품이어서? 아뇨, 그저 베글에 갈 확률이 높은 글 양식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저 독백체로 큰 인기를 끌었으며 3개월전에도 지금도 베글에 자주 올라오는 분이 계시죠(거듭 말하건대 악감정도, 저격할 마음도 없습니다). [비극] [괴담]이라는 타이틀이 붙고 혼자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슬퍼하고 결국 그를 극복했다며 독백하는 글이 베글에 자주 갑니다. 베글에 가서 인기가 많아지고 싶었던 우리 어린 소뽐분들은 너도나도 그 아류작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제대로 소설을 쓰셨던 분들은 아연해집니다. 떠납니다. 결국 제대로 된 소설은 극소수, 저러한 글이 판치는 환-상적인 상황이 바로 지금의 소뽐입니다.

 

 

예전에 웹툰과 소설이 한 게시판을 썼을 때에는 소설 추천의 잣대가 엄격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웹툰과의 경쟁이 소설의 자리를 좁혔기도 했지만, 반대급부로 진짜 소설을 거르는 체 역할을 했던 거죠. 닉언을 하자면 미르온님, KALI님, 채영님 등 글의 묘사가 섬세하고 스토리를 산문체로 유연하게 풀어 나가며, 소설에 대해 진지하고 또 순수하게 글쓰는 것을 좋아하셨던 분들이 베글에 갔었습니다. 서로의 소설에 대해 이야기도 하고, 고칠 것도 지적하며 피드백도 원활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산문체 소설이 베글에 가는 것을 본 유저분들은 서툴어도 산문체로 쓰려고 노력했고 저는 그 때가 웹소게의 전성기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점에서 웹소분리운동은 궁극적으로 드빌 소설의 자멸을 조장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때 웹소분리운동 했던 분들은 지금 다 접으셨죠. 유동인구도, 글의 질도 떨어져 소설게가 망하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을 겁니다. 막상 이리 되니 그리 목이 터져라 분리를 외치셨던 그분들은 다 어디가셨는지 정말 웃음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잠시 글이 샜네요. 다시 원론으로 돌아가서, 근본적으로 저 분들이 베글에 갔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인기를 얻고 네임드가 되고 싶어서? 친목질로 인한 네임밸류때문에? 추종자들의 후빨을 받는게 기분좋아서? 아닙니다. 저 분들은 그저 소설을 잘, 진지하게 쓰셨을 뿐입니다.

인기를 얻기 위해, 추종받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글쎄요.. 인기 많은 글의 아류작을 생각없이 양산하는 행태를 보아 단지 조회수를 늘리고 추천을 바래서 글을 써갈기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 글을 \'뽐내기\' 게시판에는 왜 올리십니까. 어머니께 보여드리면 아이구 우리아들딸 잘 썼다,쭈쭈 하시며 원하시는 칭찬을 해주실 겁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정말 부탁드립니다만, 한번 산문체로 써보려는 시도라도 해 보십시오.김승옥님의 무진기행이나 김훈님의 칼의 노래처럼 엄청난 필력? 바라지도 않습니다. 난 잘 못쓴다? 상관없습니다. 저분들이라고 처음부터 잘 쓰셨겠습니까? 저만 해도 고3이었던 작년에 처음 소설이란 걸 써봤습니다. 지금 그때 썼던 글을 보면 으아ㅏㅏ제발 죽어줘 과거의 나!! 하면서 이불을 뻥뻥 찹니다. 분량도 적고 엄청 못 썼거든요. 그런데도 막막함을 견뎌내고 꾸준하게 계속 쓰니 빠른 속도로 글솜씨가 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몇 편 쓰지도 않았는데 분량이 늘어나고 문체가 매끄러워지는것을 스스로 체감하니 뿌듯하더랍니다. 

이렇듯 진짜 소설을 쓰기 시작하는 유저가 늘어나고 서로 합리적인 비판과 피드백을 주고받다 보면 굳이 이런 장문의 글을 올리지 않아도 충분히 소뽐 유저분들 스스로가 자정 작용을 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지금 여러분들이 쓰는 글의 행보는 훗날 이 게시판에 글을 쓰실 새 유저분들의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진짜 글은, 소설은, 대사는 억지로 감정을 쥐어짜내려는, 잡히는대로 마구 주절주절 써내려가는 글이 아니라 한 문장만으로도 가슴에 와닿아 박히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실제로 저 위에 예시로 들었던 무진기행과 칼의 노래... 정말 명작입니다. 수 번 필사했었고 개인적으로 칼의 노래 서문도 외우고 있습니다. 문장 하나하나가 심장을 두드리더이다)

 

 

정 못쓰겠다 싶으시면 책이라도 많이 읽어보십시오. 어휘력, 맞춤법, 문장력, 문체, 글의 구성 모두가 늘게 됩니다. 그리고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충고입니다만, 앞으로 소뽐 여러분의 인생에서 넘어야 할 큰 산이 될 수능에서 정말 엄청난 도움이 될 것입니다. 초등학교 공부, 중학교 공부요? 겪어보니 그 시절 생각했던 것처럼 큰 것이 아니었다는 걸 느낍니다. 차라리 그 시간에 조금 더 많은 책을 읽는 것이 훗날 고등학교 공부에서도, 나아가 인생에서도 (아직 인생을 논할 나이는 아니지만) 더욱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자신합니다.

 

 

스크롤을 죽 내리신 분들을 위해 세줄요약합니다.

 

 

1. 지금처럼 긴 글은 읽기 싫어하고 요약본만 자꾸 찾게 되면

2. 학업과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독해력이 현저히 떨어지게 되고 글읽는 속도도 자연히 느려지게 될 것이며

3. 당신과 같이 긴 글을 읽기 싫어했던 제 친구처럼 수능언어 5등급맞고 후회하게 될 겁니다. 긴 글도 위에서부터 차분하게 읽어버릇 하시죠.

 

ps. 정말 제발. 제발 맞춤법좀 맞춰 씁시다.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best&no=849493&s_no=10901&kind=ouscrap&page=1&mn=277112&ouscrap_no=ouscrap_277000

 

 

맞춤법때문에 화난 어느 디시인의 만화입니다. 디시인사이드 사이트의 특성상 자극적인 용어가 난무하니 주의.

항상 맞춤법 틀리는 것을 보고있던 제 심정도 저것과 같습니다.

비트겐슈타인의 문장과 칸트의 논리와 헤겔의 난해함이 삼위일체가 된 훌륭한 글도 맞춤법이 틀리면 그 글의 신뢰도는 바닥을 기게 됩니다. 글에 있어서 맞춤법은 굉장히 중요해요.

 

http://www.dragonvillage.net/attraction/?webtoon#page=1&pageSize=30&table=fboard2&mode=view&no=65954&caName&search_kind=all&search_key=맞춤법

위 주소는 제가 예전에 웹소에서 활동할 때 맞춤법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정리해놓은 글이니 잘 모르시는 분들은 가서 참고하시길.

 

주저리주저리 말이 길었습니다. 제가 하고싶었던 말을 다 쓴건 아니지만 머리가 점점 아파오는 관계로 여기서 이만 줄이겠습니다. 평안한 밤 되시길 바라며,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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