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문구에요
{문라이트}
5편
보상
나는 무거운 공기 속에서 꾸역꾸역 일어나서 시계를 바라보았다.
“7시 31분…”
‘늦잠 잤네.’
난 원래도 잠이 없어서 6시에서 7시면 깨어야 정상인데, 어제 정신이 하도 없다 보니 늦잠을 잔 모양이었다.
“그럼, 퀘스트 데이를 시작해 볼까.”
난 옷을 갈아입고 머리만 빚고 바로 정원으로 걸어나갔다.
“퀘스트가… 표적에 10회 맞추기. 연속이면 더 좋겠지?”
주위에 마땅한 표적이 없었기에 나무 인형 10개를 차례대로 세워두고 훈련에 들어갔다.
“흐읍…”
‘마나 볼트.’
파지직—
닿는 순간 터지면서 자욱한 연기를 내기 때문에 난 1.5초가 지나는 즉시 연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
’마나… 볼트!‘
펑—
마지막까지 쓰러트리고 나자 확실히 마력이 부족함을 느낄 수 있었다.
“힘… 힘들어.”
’육체도 8살이고.‘
마력을 더 키워야겠다는 생각부터 하면서 퀘스트 보상을 받기 위해 창을 켰다.
“퀘스트… 보상은 어떨까?”
딱히 기대되지는 않았지만 마력을 10이라도 올려준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상: 경험치 100, 하급 마나 포션 10개]
에??
‘경험치 100…?‘
기본적으로 이 세계에선 경험치가 10000이 모이면 레벨업하는 시스템.
따라서 레벨업하려면 1년 가까이 걸린다고는 한다.
하지만…
’100? 수련 한 번에??‘
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 하급 마나 포션 10개를 응시했다.
”마나… 포션…“
마나 포션이 정확히 어떤 효과지…
[하급 마나 포션: 마력을 10만큼 올려준다]
”헐!!“
마력을 1 올리는데 드는 돈은 10골드 이상.
’그리고 10골드는 100만원…‘
그럼 난 100골드짜리 10개를 얻었으니까…
’1억?!‘
마… 말도 안 돼…
”대단하네.“
’어떻게 소환하지…?‘
[하급 마나 포션 10개 지급]
그 순간 내 손에는 보라색 액체가 담긴 작은 병 10개가 생겨났다.
”어느 정도 쓰지…“
’아무래도, 10개를 다 쓰는 건 사치야.‘
게다가, 평판을 좋게 살려면 역시…
”기부…”
역시, 기부 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다 기부할 순 없고.’
이럴 때는 원래 반씩 쪼개는 게 맞는 법이라고.
“좋아. 내가 5개 쓰고, 5개 기부!”
나는 벌떡 일어나서 5개를 마시기 시작했다. 얼마 안 되는 양이어서 빨리 마셨지만, 시원한 맛이 오래갔다.
“크음… 맛있네.”
[하급 마나 포션 5개 섭취]
[마력이 50 올라갔습니다.]
[레아의 마력: 1050]
“오…”
거기에 효과도 즉방인 마나 포션이었다.
“좋은데?”
생각보다 좋은 효과에 놀라긴 했지만, 그래도 기부는 해야 했다.
“이제 기부하러 가야 하나.”
난 천천히 마나 포션을 보따리로 싸기 시작했다.
“좋아. 가볼까?”
난 궁에서 나가서 빈민가로 향하기로 했다.
“여기가… 빈민가…?”
생각보다 더 후진 거리에 들어서며 중얼거렸다. 집이라고 보이는 것들은 전부 쓰러져 있었고, 그 집도 없는 사람들은 쓰레기통 옆에서 노숙을 하고 있었다.
“이런… 아버지가 이렇게 정치를 못 하셨나?”
나는 초조하게 걷다가 중간에 멈춰섰다.
‘더 들어가는 건 아무 소용 없어 보여.’
난 침을 조용히 꿀꺽 삼키고 기부할 만한 가정을 찾아 해맸다.
‘… 없나?’
난 기부를 누구에게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한숨을 내쉬며 멈춰섰다.
그때, 내 눈에 어린 여자아이가 보였다. 거기에 그 옆에는 오빠로 보이는 나랑 비슷한 나이의 남자아이, 그리고 중간에는 아빠로 보이는 한 아저씨.
‘근데… 다리 한 쪽이… 없어?!’
모험가였던 걸로 보이는 그 아저씨는 다리를 잃고 버려진 것처럼 보였다.
‘아이들… 불쌍하네. 그냥 줘야겠다.’
“어… 얘들아, 안녕?”
나는 최대한 내 I 성향을 무시하고 살갑게 대했다. 적어도 내 생각에는 그랬는데…
“히익!”
“??”
‘왜…??’
“귀… 귀족이다!”
‘어…’
이건 예상을 전혀 못 한 일이었기에 난 당황했다.
‘…공주긴 하지만 그렇다고 치고…’
“어… 몇 살이야?”
“8살.”
“동갑이네.”
“…”
남자아이가 여자아이에게 곁눈질했다.
“8살이면 공주님 나이인데.”
’에??‘
“공주 싫어.”
“어?”
내가 싫다고? 왜?
그러나 이야기를 듣자 납득이 갔다.
아이들의 아버지는 왕궁 소속 기사였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내 아버지의 명을 받아 B급 몬스터를 처치하러 가게 되었다. 하지만 B급 몬스터 대신 A급 몬스터인 저주 받은 페가수스 떼가 나타나 아버지는 다리를 잃고 겨우 목숨을 부지했다고 한다.
“이렇게 된거야.”
“슬펐겠네.”
“…넌 무슨 귀족이야?”
헉.
내심 제일 걱정하고 있던 질문이 날아들었다.
“어…”
“하급 귀족이야?”
“아… 아니. 그냥… 하… 삼녀야. 왕국의.”
조용한 침묵이 시작되었다.
“… 힝.”
“벌주러… 온 거야?”
“아… 아니.”
“그럼 왜?”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했다.
“기부하러.”
나의 ‘기부’란 말이 입에서 나오자마자 노숙자 떼가 덥치기 시작했다.
“헉…”
나는 ‘왜 이러지’ 라는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노숙자들은 하루에 1브론즈를 버는 날도 별로 없거든. 근데 공주가 기부하겠다고 하니까…”
“음. 너 이름이 뭐야?”
여자아이는 디카이, 남자아이는 케드라고 한다.
“너희 꿈이 뭐야?”
“… 마법사.”
“난 귀족.”
귀족은 꿈이 아니잖니…
그나저나, 케드 꿈이…
“마법사…”
“우수워? 너는 마력이 많으니까 그렇지!”
“아니. 도와줄께.”
“어…?”
“이걸 받아.”
난 하급 마나 포션 하나를 꺼내서 케드에게 건넸다.
“… 주는 거야? 진짜?”
“어.”
케드는 마치 귀중한 물건이라도 되는 듯이바라보기 시작했다.
”무슨… 물건이야?“
”하급 마나 포션. 마력을 10 높여줘. 팔라면 100골드쯤 될 걸?“
100 골드라는 말에 주변이 웅성웅성 거리기 시작했지만 케드는 조용히 응시했다.
“아빠. 어떻게 해.”
난 순간 당연히 팔라는 답변이 나올까 조마조마했지만, 나온 답변은 예상 외였다.
“… 마셔라.”
그지서야 그 아저씨가 예전에 모험가였단 게 떠올랐다.
‘케드의 상태창을 보여줘.’
[케드]
하고 떠오른 것에서 마지막 줄이 생각보다 충격적이었다.
[마력: 200]
”헉…“
‘200이면…!’
”케… 케드. 너희 가족 지낼 곳 없니?“
어느새 포션을 다 마신 케드가 말했다.
“응. 당연하지.”
“혹시… 궁으로 오지 않을래?”
나의 파격 제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