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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 RING_2화

48 桔梗
  • 조회수24
  • 작성일2026.03.15






솔직히 그 클럽은 토르가 서기엔 좀 벅찬 곳이 맞다. 잘나가는 디제이에 쇼미 탑 텐 든 랩퍼들도 자주 공연하니. 토르가 공연 할 수 있는 시간은 일주일에 한 번 제일 손님 없는 타임으로 2시간이 고작이었다. 몇 천 만원 넘는 장비 맘껏 만질 수 있는 것도 좋았고 그래도 그 클럽에서 활동할 수 있다니, 타이틀 하나 만으로도 좋았다. 



가끔 인스타에 사진 없는 부계로 찾아와서 실력도 없는 게 플로리안한테 비벼서 골드타곤 섭외됐다고 팩폭 하는 용들이 자주 오긴 했지만. 어찌됐건 틀린 말도 아니고 거기서 공연할 만큼 토르가 실력이 있는 것도, 그렇다고 퍼포먼스 잘 하는 것도 아니었고. 댓글 안 지우고 그냥 냅뒀다. 



진짜 솔직히 그냥 플로리안 빽 그게 다다. 그거 빼면 골드타곤 디제이 토르를 설명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래서 플로리안이 대외적으로 내 거임. 건들지 마시오. 하고 도장 찍고 키링처럼 저를 달고 다니는 것도 어떻게 거절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어쨌거나 골드타곤에서 공연은 해야 되니까. 










솔직히 말해서 플로리안은 자기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키링으로 있는 이유는 좀 비굴하지만, 그래도 일단 뭉개면 나중에는 이 정도 규모까진 아니라도 어느정도 급 되는 데서 일할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그래도 양심은 있어서 사귀는 것 까진 보류하고. 



그 골드타곤 섭외해준 것 말고 그 외에 부수적으로 플로리안이 제공하려고 하는 금전적인 선물을 포함한 모든 것들을 거절하고 그거 씹고 갖다 주는 것도, 그게 뭐든 크고 작을 거 상관없이 다 빠꾸시키고 있는 상태였다. 



사귀려고 각 재는 거 다 알지만 버텼다. 사귀게 되면 진짜 플로리안이 뭔 짓을 할 지 모르고 나중에 발 빼기도 힘들 것 같아서. 근데 그럴 수록 플로리안은 더 애가 타나 보다. 소문 들어보면 금방 질려한다던데 지금 몇 달 째 다른 썸 안 만들고 토르에게만 올인하고 있다. 





"아, 볼바. 이거 또 사진 올렸네? 얘 일 안 해?"





거의 매일 같이 있다 보니 플로리안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이 많다. 대부분이 아는 사실 말고도 토르가 눈치껏 알게 된 건 남 부러울 것 없이 하고 다니는 플로리안이 속으로 엄청나게 열폭하고 있는 대상이 있다는 것. 겉으론 꽃다발 효과도 줄 겸 들러리 세우지만 속으로는 엄청나게 견제하고 질투하고 있다는 것. 그 용의 이름이 볼바고 중학교 때부터 알고 지내는 몇 없는 실친이라는 것.



유일하게 그 대상을 드러낸 토르 앞에서 플로리안은 매일같이 험담을 해댔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 용에 대한 티엠아이를 많이 알게 됐다. 플로리안의 백으로 거기 회사에 취업해서 제때 진급하고 있고. 그것 뿐만 아니라 꽤 많은 도움을 받는다는 것도. 그리고 그 대가로 플로리안의 히스테리를 다 감당하고 있다는 것도. 



가끔 같이 사진을 찍는 걸 보면 볼바라는 용도 토르의 처지와 별 다를 건 없어 보였다. 플로리안만 잘나오고 볼바라는 용은 평소보다 좀 이상하게 나온 사진만 업로드 하는데도 그 용은 굳이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도 누가 봐도 기분 좋으라는 식으로 달아주곤 했으니까. 그것도 매번. 나 같음 태그 빼달라고 난리 쳤을텐데.





"근데 이거 좋아요 왤케 많아. 다 내 계정 타고 가서 누르는 거 아니야? 아 빡쳐 잠깐 언팔해놔야겠네."





별 거 올리는 것도 없고 관종도 아닌 거 같은데 얼굴이 예뻐서 그런지 좋아요 하트 수 장난이 아니다. 없어보이게 해시태그 주렁주렁 달지도 않는데 댓글도 엄청 많이 달리는 편이다. 안 봐도 대부분 수작 부리는 남자들인 건 안다. 보니 또 예쁘시네요. 혹시 강아지 좋아하시면 저랑 개 데리고 산책 안 하실래요. 하고 느끼한 댓을 달아 놨다. 



쟤 아이디 익숙한 거 보니까 저번에도 똑같은 댓 달아놨는데. 또 개수작부리네?



토르가 힐끔거리자 플로리안이 볼바의 사진을 좌우로 확대시키더니 얘 어릴 땐 진짜 예뻤거든? 근데 역변한 거야, 한다. 



와, 세상에. 이게 역변한 얼굴이면 옛날엔 얼마나 예뻤다는 거야. 



물론 토르는 플로리안이 빡칠까봐 그 말은 하지 않았다. 누가 봐도 자격지심 쩌는데 말은 볼바가 자기한테 작격지심이 쩐단다. 토르는 그 말을 대강 흘려들었다. 그렇구나. 그렇구나.



그러다 사진을 좀 쳐다보면 험담을 한다. 학교 다닐 때 자기 남친 뺏어간 여우같은 애라고. 역시 속으로는 그 남친이 왜 볼바에게 넘어간 건지 충분히 이해했지만 토르는 대강 그렇구나, 하고 넘어갔다. 좀 더 한 반응을 바라듯 네 픽은 아니지? 물을 땐 맘에도 없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고 그러면 플로리안이 좋아했다. 





"이거 어플 써서 날씬하게 한 거 같은데."





딱 봐도 어플 안 썼구만.



토르는 그 말도 속으로만 생각했다. 인스타에 업데이트 할 때마다 생중계해서 토르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볼바의 일상을 함께 알게 되었다. 그러다 궁금할 땐 토르 자신의 부계정으로 볼바의 계정을 구경하곤 했다. 가끔 동영상 같은 거 올리는데 사진보다 동영상이 백배 더 예뻤다. 플로리안이 동영상은 끝까지 안 보여주는 데 다 이유가 있구나 싶었다.



플로리안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서 손절 못하고 있겠지?



라는 생각이 들고부터 이상하게 동질감을 느꼈다. 플로리안에게 빌붙어 사는 용이 많긴 한데 그 중 자신이 제일 불쌍한 처지라고 생각했으나 알고 보니 그런 용이 또 있었다. 어느새 사진 보고 동영상 보는데 내적 친밀감을 느껴 좋아요 누를 뻔 한 거 겨우 참은 적도 있다. 잘못 누르면 플로리안이 따지고 들 게 뻔했으니까. 



무슨 악 취미가 있어서 이 여자에게 그렇게 하는 걸까. 



궁금했지만 묻진 않았다. 다만 그렇게 부족함 없이 자라온 용에게도 가슴 속에 숨겨놓은 자격지심이 있다는 사실만 깨달을 뿐이다. 다들 인스타에선 내가 제일 잘 사는 척 하고 있지만 실제론 다들 결핍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테니까. 



플로리안의 결핍은 볼바라는 용이 가지고 있는 것일 거고. 플로리안은 볼바가 가지고 있는 그것을 공격함으로써 그 결핍을 채우고. 그게 물론 엄청나게 잘못된 방식이긴 하지만. 나처럼. 



토르는 그렇게 생각하고 볼바의 계정에서 빠져나와버렸다. 괜히 과몰입하게 된다. 이상하게.





"토르."


"왜?"


"이리와 봐."





잘 알지도 못하면서 디스플레이 창 레코드 박스 이퀄라이저 가리키더니 게이밍 의자에 앉자마자 뒤에서부터 팔로 목을 착 감아온다. 



아... 이거 진짜 싫은데. 도대체 왜 이럴까. 



토르는 이럴 때마다 궁금하다. 플로리안은 원래 이런 애도 아니라면서. 진짜 얼굴 하나 보고 용이 좋아질 수가 있는 건지. 어떻게 그렇게 꽂혀버린 건지. 



토르가 뿌리치자 무안한 듯 노려보며 다시 들러붙는다. 나이도 많으면서 반말 하라고 하는 건 토르가 느끼고 있는 나이차를 반감시켜 보려는 꼼수라는 건 알고 있다. 반말을 하면 스킨쉽 거절하기가 좀 더 쉬워 두 말 않고 바로 시키는 대로 말을 놨다. 그게 무슨 나이차를 뛰어넘는 연애의 시그널쯤으로 여겨진 건지 토르가 말을 놓으면서부터 플로리안은 더 노골적으로 들이댔다. 



근데 진짜 연애경험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니라, 그런데도 진짜 안 땡긴다. 토르가 다시 팔을 풀어내며 다른 모니터에 띄워진 커뮤 정보 게시물로 고개를 돌렸다. 골똘한 척 무시해보는데 또 기어이 등받이와 토르의 사이에 파고들어 토르의 목을 끌어안는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테이블 위에 있는 토르의 폰을 가져간다. 



너 아까 뭐 그렇게 유심히 보고 있었어. 혹시 구여친한테 연락 온 건 아니지?



토르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구여친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데요? 예전엔 디엠도 자주 왔었는데 며칠 전에 대놓고, 라방에 나와 대놓고 도장 찍고 나서부턴 거의 디엠도 오지 않는다. 플로리안이 그걸 노리고 일부러 방송 중에 그런 거라는 건 알고 있다. 



커뮤 화면을 보는 척 상단에 뜬 디엠 메세지나 카톡 뜬 건 없는지 훑는 거 다 티난다. 아무것도 없는데, 기특한 건지 폰을 돌려보며 토르의 머리를 만지작 거린다. 그리고는 언제 폰을 뒤져봤냐는 듯 콧소리를 내며 모니터 화면을 가리킨다. 





"이거 사고 싶어? 내가 사줄까?"


"아니. 그냥 후기만 보는 거."


"이거 얼마 안하잖아. 사줄게. 직접 써봐야 알지."


"아.... 싫어. 너한테 안받는다니까, 선물 같은 거."


"넌 왜 안 받아?"


"무슨 스폰서도 아니고. 내가 왜 받아. 나도 돈 버는데."


"사귀고 나서도 안 받을 거야?"


"그건..... 몰라. 그 때 가서 생각하자."


"토르. 고민 길게 하지마. 어차피 너 딴 애 못 만나. 내가 침 발라놔서."


".....알아."





플로리안 같이 살면 얼마나 속이 편할까.



할 말을 필터링 없이 저렇게 하고 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건 참 부러운 일이다. 토르가 한숨을 내쉬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따라 일어난다. 손으로 그걸 막았더니 짜증을 낸다. 





"밥이나 먹으러 가. 연습실 데려다 줄게. 헤임달 불렀어."


"얍."


"야, 반말."


"아, 엉."





가는 길에 다정한 척 셀카 찍어줬더니 곧바로 인스타에 올렸다. 올리자마자 댓글이 난리다. 둘이 진짜 사귀냐, 언제 밝힐 거냐. 1호 샐럽 커플 어쩌고. 그거 보기 싫어서 조수석에 앉아 댓글 몇 개 읽어주곤 창에 머리를 기댔다. 



플로리안의 공식 키링으로 사는 게 좀 많이 피곤하다. 플로리안에게 빨대 꽂은 출신성분 하찮은 모기 취급하는 게 듣기 싫은 게 아니라, 그거에 만족하고 살고 있는 건 아닌지. 그게 더 쪽팔리고 싫다.



골드타곤에서 일주일에 두 시간 디제잉 하고 나머지 다른 시간 다 플로리안에게 투자해서 받은 오백만원에 만족할까 봐. 나중에 그저 그런 관종으로만 기억돼서 디제이고 뭐고 다 때려치울까 봐. 머리가 아팠다. 



그런다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앞에 와서 얼굴만 대강 보고 가고 플로리안이랑 무슨 사이냐 묻는 게 다고. 그거 일일이 답변하기엔 너무 지치고. 실력은 진짜 안 늘고. 차라리 그 저번 클럽에서 풀타임으로 일할 때가 좋았나 싶다. 그 땐 그래도 용들이 토르의 디제잉을 봐주기라도 했지. 지금은 그냥 a.k.a 플로리안 키링. 그게 전부니까. 가끔 이렇게 현타 온다.



하, 토르는 머리를 창에 기댄 채로 또 하릴 없이 피드를 당겼다. 그러다 볼바의 사진에서 또 멈췄다. 왜 이 용은 잘 안넘어가지나. 나랑 비슷한 처지라 그런가. 



토르는 차 볼륨 올리고 볼바의 계정으로 들어가 어플로 늘린 거 같다고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한 사진이랑 필터 구리다고 지적한 사진을 쳐다보았다. 왜 사진에서 눈이 안 떨어지는지. 모르겠다. 그냥. 플로리안 계정에 찾아와 좋은 댓 다는 게 좀 안 됐다. 예전에 원래 집도 잘 살았다던데 중학교 때 갑자기 안 좋아졌다지. 그런 남의 약점 잡고 흔드는 플로리안도 못됐고. 그거에 휘둘리는 이 용도 불쌍하다.



볼바라는 용에게 자신을 투영해서 보는 건지 토르는 꽤 진지했다. 그리고는 뭘 그렇게 진지하게 봐? 그 말에 얼른 플로리안 계정으로 들어갔다. 1초만 늦었어도 볼바 사진 보고 있는 거 걸릴 뻔했다. 플로리안이 토르의 손에 있는 폰을 채갔기 때문이다. 아무 사이 아닌 용 보는 것도 온갖 짜증 다 내는데 지가 열폭하는 볼바 계정 들어가서 사진 보고 있는 거 걸리면 무슨 사단이 버렁질지 모를 일이다.



토르는 가슴을 쓸어 내렸다. 자신의 계정에 들어와 있었다는 걸 기특하게 여긴 건지 플로리안이 운전대에서 오른손만 때어내 토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러면서도 안 사귄다고? 튕기긴. 토르는 창에 머리만 기대고 그 말엔 대답 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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