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에 대해 생각하여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꿈은 단지 우리 뇌에서 만들어 내는 허상인가에 대해서이다. 그 말에 대해 곰곰이 사고해 보자면 벤젠의 구조는 꿈속에서 뱀이 자신의 꼬리를 물고있는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밝혀 내었다고 하고 살바도르 달리의 경우는 유명하다 할 수 있다. 그 일화들은 예술과 과학이라는 두 분야의 혁신 내지는 재밌는 이야깃 거리라 과장해도 딱히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기에 나는 꿈이 허상일 뿐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에 대하여 나의 철학을 좀 더 설파해보자면 소설 대부분의 경우, 영어단어가 fiction, 즉 허상인데 이러한 소설이 주는 영향은 너무나 크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돈키호테의 경우 돈키호테라는 가상의 인물을 다루지만 결국 그 소설은 당대의 기사도 소설을 풍자함에 그치지 않고 이상에 대해 깊이 다루며 산초의 돈키호테화와 끝내 산초의 변화를 통하여, 그리고 돈키호테의 마지막을 통하여 이상의 중요성에 대해 우리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기에 노벨연구소 최고의 책 1위에 오른것이 아니겠는가?
이러한 생각은 한찬범도 마찬가지이다. 한찬범의 학교는 적어도 아랫지방에서는 서울에 많은 대학을 보내는 명문고였으나 한찬범 본인은 공부는 하지않고 며칠 전 부터 여러 작품들을 읽었는데 그것들을 나열해보자면
데미안
설국
이즈의 무희
돈키호테
실낙원
전쟁과 평화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
노인과 바다
오이디푸스 왕
홍루몽
모비 딕
멋진 신세계
와 같은 것들이 있으며 몇몇개는 아직 페이지를 남겨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찬범은 이를통해 여러 정신적인 성장을 이루어냈으며 특히나 기존에 우울에 빠져 모든것을 비관적으로, 허무주의적으로, 냉소적으로, 비판적으로, 무의미하게 바라본것과 대조되어 현재는 훌륭한 삶을 목표로서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꿈과 소설의 접점이란 무엇인가? 이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이 둘의 접점은 둘 다 무언가를 시작하거나 끝낼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곧, 한찬범은 자신이 꾼 꿈이 뇌리에 깊게 박혔는지 그 꿈의 세계를 다시 가고자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나 다시 같은 꿈을 꾼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적어도 한 달 뒤일 것임을 한찬범은 자신의 17년 인생의 빅데이터를 통해 어렵지 않게 도출할 수 있었다. 그 생각에 한찬범은 자신의 꿈을 대체할 것을 현실에서 찾자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고 이내 여러가지 방안을 찾던 찰나에 드래곤빌리지에 대한것을 떠올리게 된다.
사실, 한찬범이 드래곤빌리지를 아예 안하던 것은 아니다. 당장만 해도 드래곤빌리지 컬렉션에서 며칠전에 베테랑 등급을 따 냈다고 막 좋아하던 일화가 한찬범의 연합 뉴런들 사이에서 유명해졌기도 하다.
하지만 한찬범에게는 그저 색다른 자극이 필요했을 뿐이다. 알 수 없는 추억과 함께 나아가고 싶은 욕망이라고나 할까. 그렇게 한찬범은 새로운 것에 대해 고민하면서 기숙사에서 교복을 갈아입었다. 한찬범의 교복은 명문고임에도 그리 좋은 재질이 아니다. 오죽했으면 같은 반 아이들이 마치 널빤지같은 재질이라 놀려댔을까. 하지만 한찬범은 오히려 그 재질이 마음에 들었다. 이것도 소설의 영향이라 볼 수 있는데, 명예와 같은것은 허상이라 한찬범의 사상에 굳게 박혔기 때문에 오히려 이러한 재질이 그의 마음속의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다.
재밌는 사실은 대부분의 아이디어는 이러한 평범한 일상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마치 샤워를 할때 풀지 못하였던 수학 문제의 정답이 떠오르는 것 처럼 말이다. 한찬범은 이러한 행위를 교복이 나온 5월쯤부터 시작해 벌써 3개월동안 반복했고, 충분히 교복을 갈아입는 것이 평범한 일상으로 각인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찬범은 기억 못하겠지만 지금으로부터 약 2년전 2024년 1월 11일, 자신의 생일에서 3일이 지난 시점에 아마도 용돈을 받고는 어떤 게임에 현질을 해야할까와 같은 생각으로 고민을 하던 중 코로나가 터질 때 쯤 했던 게임인 드래곤빌리지m을 재설치한 것이었다. 딱히 의도가 있었다기 보단 한찬범 자체가 드래곤을 좋아하는 인간이기에 아무런 생각 없이 소비욕에 사로잡혀 설치한 것에 가깝다. 하지만 그것도 오래가지 못하고 대략 한달간 하다가 접고만다.
그 게임이 막 한찬범의 뇌속에서 상기되어버린 것이다. 그 시각 대략 6시 40분 정도로, 기숙사에서 나가야 하기까지 20분이라는 시간이 남았기에 한찬범은 시간이 충분하다 판단하였다.
문제가 있었지만 그 문제는 굉장히 쉽게 해결되었다. 이 학교는 굉장한 시골 산골에 있기에 와이파이가 잘 터지지 않는다. 특히 한찬범의 방은 와이파이가 특히나 안 터지기 때문에 방 안에서 게임을 다운로드하다가는 7시는 커녕 7시 30분에 기숙사를 나가야 할 운명이 되어버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잘 찾아보니 그 게임은 한찬범의 폰 구석에 박혀 방치된채로 있었으니 문제가 해결되었다.
한찬범이 그 게임을 키자 놀란것은 기대로 인해서가 아니다, 당혹이다. 사실, 한찬범은 그 이전에 몇 번 드래곤빌리지m에 접속해 본 적이 있었다. 몇 달 전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그때 출석 보상을 받기도 전에 게임 접속을 끊었던 것 같다. 그 이전에도 그랬다. 출석 보상을 받기도 전에 차라리 다음게임을 하겠다고 마음먹고는 했으니까.
한찬범이 당혹을 느낀 이유에 대해서 잠시 한찬범의 뇌속 뉴런중 하나인 라블레 군의 인터뷰 내용중 일부를 발췌하였다.
“혹여나,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찬범이 당혹을 느낀 이유에 대해 한 말씀 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흐음… 그것에 대해 간단히만 말씀 드리자면 게임 첫 화면이 몇 달 전과 같았다는 것 입니다. 본래 게임이라 하면 몇달이 지났을때는 기차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여러 역을 지나 다른 역에 있어야하듯 업데이트가 진행되어야 하며 드래곤빌리지m은 업데이트가 진행될때마다 첫 화면의 일러스트가 바뀌고는 했죠. 하지만 눈이 보내준 정보에 따르면 화면이 전혀 바뀌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것은 한찬범에게 어떻게 다가왔나요?“
”그야 당연히 게임이 버려졌다 생각을 하게 만들었죠“
찰스 군의 인터뷰에서 보이듯 한찬범이 내린 결론은 어찌보면 타당하며 또한 이후 게임에 접속하였을때 항상 있던 공지칸이 비어있었기에 그 결론이 더욱 더 굳어가기 시작했다.
그 이후에도 이상한 점이 하나 더 있었다면 드래곤이 단 두마리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원래 한찬범의 계정에는 드래곤 여러마리가, 대략 150마리 정도 되는 드래곤이 있었다. 그 점을 한찬범은 대충은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 아무래도 그 이전의 드래곤 수를 정확히는 몰랐지만 2마리는 절대로 아니었기 때문이다. 마치 어젯밤 먹은 밥의 밥알수를 알지는 못해도 그 밥알의 수가 10개는 절대로 아닐것이라 생각하는 것과 같은 이치였다. 그렇기에 한찬범이 ‘이게 뭐야‘라 생각하고 게임을 끄려던 찰나
—독자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한찬범을 몰래 관찰하던 스태프들의 점심 시간이 되었기에 복지 차원에서 이 이상의 정보는 얻을 수 없었다. 이 점에 매우 심심한 사과를 드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