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하게도 아버지는 나르키소스를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는 딸을 마지막 남은 판단력이라고 지켜야 한다며 유일하게 딸을 본명으로 부르는 사람이였다.
"셸비, 도대체 너는 왜 이 모양인 게냐? 아빠도 엄마도 모두 훌륭한 사람이 되었어. 너도 우리를 닮아 대를 이어 가야지."
그러나 그 말을 할 때마다 나르키소스는 어깨를 으쓱거릴 뿐이었다.
어머니는 나르키소스에게 '숨겨진 무언가'가 있다며 나르키소스에게만큼은 충고를 아꼈다. 그도 그럴 것이 나르키소스에게서는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자라나고 있었던 것이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어머니가 나르키소스를 데리고 상점으로 가던 길에 나르키소스가 발을 멈추고 분수대를 쳐다보며 불안한 눈빛으로 어머니께 말을 걸었다.
"엄마, 물이 나에게 말을 걸어와."
어머니는 나르키소스를 말없이 바라보았다.
'그래, 딸이라고 점을 치지 말라는 법은 없어.'
그 날 어머니는 바로 나르키소스를 안고 자신의 점술집으로 들어갔다.
구슬과 수북히 쌓인 책들을 주섬주섬 모아 나르키소스에게 주문을 외웠다.
곧 터져 나온 것은 어머니의 비명이였다. 어머니는 바로 병원에 옮겨졌고 약초에 의해 완치될 수 있었다.
아버지가 자주 그것에 대해 물어봤지만 어머니는 한사코 점괘를 말하길 꺼려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나르키소스가 잠들고 나면 침실로 찾아와 나르키소스에게 속삭이곤 했다.
"넌 물의 딸이란다..."
그 말을 할 때마다 나르키소스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고 어머니는 그 미소를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너의 미래는 푸른빛으로만 가득 차 있어서 아무것도 볼 수 없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