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었습니다!!"
모래를 가르며 숨 가삐 달리는 마차의 꽁무니를 바라보며 남자가 소리쳤다.
"죽었단 말입니다..."
마차를 쫓던 남자는 달리기를 그만두고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모래밭 위에 털썩, 주저앉았다.
볼에서 기다란 물방을이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 물방울은 마차가 지나간 자리를 적시고 메웠다.
그 광경을, 사람들은 그저 지켜보고만 있었다.
말로만 안타까워하고, 눈빛으로만 동정의 의미를 담아 보내지만 누구 하나 다가서서 그 남자를 위로하는 이가 없었다.
방금 달려나간 마차는 이제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붉은빛 마차의 상이 아지랑이와 어우러져 아름답게 피어올랐다.
그 속에는 늦었다고, 더 빨리 달리라고 독촉하는 탐욕의 눈이 있었으리라.
이내 마차가 눈앞에서 사라지자 그제서야 사람들은 남자를 향해 달려나왔다.
남자의 품에는, 이미 피가 굳고 멎어 차갑게 식어 버린 여자아이가 있었다.
흘러내리는 어여쁜 핑크빛 머리칼... 그 끝 역시 붉은색으로 물들어버려 엉망으로 엉켜 버리고 말았다.
아이의 작고 하얀 고사리손에는 작은 알이 안겨져 있었다.
아까까지만 해도 그 알을 안고 아비에게 내달리는 예쁘장한 생명이였다.
조용한 마을에 사람들의 묵념과 침묵이 이어졌다.
남자의 고요한 흐느낌만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