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찬아... 난 원래 혼자였잖아...’
굳게 닫힌 소년의 이빨 사이로 한 줄기의 신음이 흘러나온다.
눈앞이 번뜩거린 것과 아대가 풀린 것은 한 순간이었다.
섬뜩한 기운이 스멀스멀 한쪽 눈을 타고 올라온다.
어스름 어스름 달이 저물고, 소년의 한쪽 눈이 번뜩거림과 동시에 절대로 이루어져서는 안되는 계약이 성사된다. ‘용의 대리인’.
소년의 등 뒤로 펼쳐진 그림자. 그 그림자는 용의 형상을 띠고 있었다.
인간이기를 포기한 소년은 그녀를 위해 기꺼이 용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