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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 behind story [ⅩⅤ]
2021-12-11 05:04:30
Re : behind story

          

 

ⅩⅤ

 

 

   “야 너, 이리 와 봐.“

   난 집에 들어와서 문을 닫자마자 아오라에게 달려들었고 아오라는 소리치며 달아났다. 하루 종일 존칭을 쓰게 하고, 수행원 암흑이라고 부르면서 놀리고! 우리는 집안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서로를 쫒고 쫒았다.

   “하, 한번만 봐줘어!“

   “봐줄 것 같냐?“

   아오라는 침실로 들어가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헉헉댔다. 체력이 이렇게 낮아서야. 이불은 왜 뒤집어 쓴 거야? 방패인가.

   “이마 딱 ㄷ…… 흐윽!“

   갑자기 엄청난 양의 신성력이 방을 빈틈없이 채웠다. 이 익숙한 감각은…… 홀리 필드! 아오라 얘가 이거 하지 말랬더니 또 하네? 난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힘이 쭉 빠져 그대로 침대 위로 쓰러졌다. 바들바들 떨리는 손을 아오라에게 뻗었지만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가볍게 피할 뿐이었다.

   그 때, 침대에 쓰러져서 꼼짝도 못하는 나를 본 아오라는 뭔가 깨달은 듯 황급히 시선을 돌리고 망설이더니 가까이 다가왔다.

   “너…… 이거 풀……어라…….“

   내가 쇠약한 목소리로 이렇게 중얼거릴 때 아오라는 잠시 멈칫하더니 결심한 듯 내 몸을 돌리고 손을 뻗어 내 윗옷을 벗겼다. 뭐야! 이게 뭐하는……

   “다크닉스…….“

   관능미를 잔뜩 뿌린 것 같은 아오라는 어느새 내 위에 올라타 있다. 뜨거운 목소리로 내 이름을 속삭이는 이 인간이 진짜 내가 아는 아오라가 맞나?

   순백색의 얇은 사제복이 아오라의 어깨에서 천천히 흘러내린다. 가녀리고 부드러운 어깨의 실루엣이 창문을 통해서 들어오는 달빛에 비친다. 방안을 가득 채우는 열기와 달빛에 빛나는 그의 금빛 머리카락이 내 볼을 간질인다. 입술과 입술 사이의 거리가 한 뼘도 채 되지 않는다.

   “야…… 너…… 뭐하는……“

   내가 힘겹게 목소리를 짜내어 물을 때 아오라는 내 시선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되받아치며 말했다.

   “다크닉스…… 있잖아, 나 다크닉스가 너무 좋아.“

   아, 그래? 나도 너 좋아. 엔젤도 좋고 고대신룡도 좋아. 그래서 뭐 어쩌라고! 빨리 홀리 필드 안 풀어?

   “그래서…… 내 순정…… 다크닉스한테…… 꺄악!“

   내 순정 다크닉스한테 꺄악? 이건 무슨 소리야. 내가 완전히 포기해버렸을 때 아오라는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 그제서야 내 눈에는 아오라의 목에 칼을 들이대는 남자가 보였다. 어? 홀리 필드 풀렸다.

   “가지고 있는 귀중품 다 내놔. 안 그러면 이 년 죽는 거야!“

   “인간. 지금 도와준 건 고마운데,“

   난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아. 몸에 힘이 안 들어가네, 제기랄.

   “그 칼 내려놓고 지금 당장 꺼져라.“

   우웅. 내 붉은 안광이 어두운 방을 꿰뚫고 상대에게 꽂힌다. 갑자기 주변의 공기가 딱딱해진 느낌이 든다. 몸을 짓누르고 정신을 혼란스럽게 하는 공포가 상대를 잠식한다.

   “저 아이, 나한테 꽤 소중해졌거든. 근데 너……“

   난 이렇게 말하며 한손을 들어올렸다,

   “당장이란 말의 의미를 모르나?“

   공포에 굳어버려서 움직이지도 못하는 도둑은 이제 눈물을 쏟기 시작한다. 동시에 내가 손을 내리자 도둑의 몸은 바닥에 납작하게 붙어버린다. 쾅! 그래비티 컨트롤 2배인데 버티지도 못하는군.

   “일단 저기 묶여있어라. 지금 죽이고 싶긴 한데 집 안에서 피 튀는 건 좀 그러니까.“

   난 뒤에서 벌벌 떠는 아오라를 흘끗 바라본 뒤 손짓 한번으로 기절해버린 남자를 안방에서 내보내 거실 천장에 묶었다.

   몸을 천천히 돌려서 아오라에게 다가간다. 겁에 질린 보라색 눈동자가 나를 바라본다.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눈동자.

   “괜찮아? 어디 안 다쳤지?“

   “다, 다크닉스으…….“

   아오라는 훌쩍이며 내게 안겨왔다. 그래, 갑자기 이런 일을 당했으니 놀랄 만도 하지. 그런데 일단은……

   “너, 내가 나한테 홀리 필드 쓰지 말라고 했지. 내가 뭐 어떻다고?“

   난 순식간에 다크 매직으로 아오라의 팔을 침대 양쪽에 묶어버렸다. 아까와 위치가 정 반대네. 내 윗옷은 여전히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고 아오라의 사제복은 반쯤 벗겨진 상태였다. 나는 뽀얀 아오라의 피부를 바라보지 않으려 노력하며 물었다.

   “도대체 윗옷은 왜 벗긴 건데? 내 순정 다크닉스한테가 도대체 뭔……“

   내 순정 다크닉스한테? 내 순정 다크닉스한테…… 내 순정 다크닉스한테! 악! 이해해버렸다. 난 경악하며 아오라를 바라보았고 아오라는 그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릴 뿐이었다.

   “……바보.“

   아까와 변함이 없는 달빛이 아오라의 상기된 볼을 은은히 비춰줬다.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있어서 발그레한 볼이 내 시선을 사로잡는다.

   “너, 나 좋아해?“

   내가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아오라의 볼은 더 붉어지더니 잠시 후, 작은 끄덕거림이 보였다.

   “나도 너 좋아해.“

   그러자 아오라는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터질 듯이 붉어진 얼굴을 숨기려 고개를 마구 돌렸다. 하지만 내가 위에 있고 침대 양쪽에 팔이 묶였는데 될 리가 있나.

   “손 잡아도 돼?“

   내 서툰 질문에 아오라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속박을 풀고 아오라의 부드러운 하얀 손을 꼭 잡았다. 그의 가녀린 손은 땀으로 젖어있었다.

   “껴안아도…… 돼?“

   아오라는 여전히 작게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나는 고개를 조금 숙였다. 아오라와 나의 코가 맞닿을 듯 가까웠다.

   “입맞춰도…… 돼……?“

   그러자 아오라는 잠시 멈칫하더니 알아보기도 힘들 만큼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와 동시에 내 입술과 아오라의 입술이 맞닿았다.


댓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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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뭐노

    2021-12-21 22:30:48

  • 므흣

    2021-12-13 11:19:41

  • ...므흐읏...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2021-12-13 15:40:03

  • 댓글이 삭제되었습니다.

    2021-12-12 14:04:50

  • 그러면 진짜로... 가... 갑니다...? 오늘도 잘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2021-12-12 19:36:59

  • 오늘도 재밌게 읽고갑니다..! 이번엔 매콤하구먼유(*/ω\*)

    2021-12-11 12:38:53

  •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만약 15.5화를 쓴다면 19금 걸 만큼 매워지는데 이걸 할지 말지... 댓글 감사해요!

    2021-12-11 16:51:17

  • 침묵은 곧 동의죠(¬‿¬)

    2021-12-11 17:11:56

  • 흐악 다음화 진짜 19금 걸어야 하나요! 16화 시작은 다크닉스X아오라가 침대에 누워있는 장면인데 이거 15.5화를 써야 할지... 원하시는 분 있으면 댓글로 달아주세요... 최대한 노력해서 맵게 가져올 테니까요... 오늘도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댓글 남겨주시는 거 잊지 말아주세요!

    2021-12-11 05:0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