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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린 4화
2019-01-09 19:49:05
 상큼한 느낌이 창문사이로 넘어오는 토요일 아침.


 "프, 프에-취이! 킁.. 창문이 왜 열려있는거냐."


 끼익-


 창문으로 들어온 꽃가루 때문에 간질거리는 느낌이 들어 세수를 해야겠다.


 "푸하!"


 화장실에서 적당한 수건 하나를 꺼내고 목에 두르고는 말끔해진 정신을 가지고 계단을 내려왔다.


 "보기 싫은 아침이 또 찾아왔구나."


 그렇게 말하며 씨익 웃어보이던 나였다.


 


 역린
1. 선의 가면을 쓴 악





 "아스타! 아스타!!"


 어디선가 듣기싫은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다시 올라갈까.


 "엘른이..!! 엘른이!!"


 "좋은 아침이야 아스타."


 울고있던 세레나 옆의 테이블에 앉아서 여유롭게 아침을 즐기던 엘른이 말했다.


 "내 마지막 남은 용돈으로 산 머핀을 먹어버렸어!! 먹어버렸다구!!.."


 말이 끝나기도 전에 주저앉아 울기 시작하는 세레나.


 ..좀 친해졌다고 봤더니, 역시 시끄럽구만.


 "어이, 그만좀 울어대! 주변 사람들이 다 우릴 쳐다보잖냐?!"


 만난지 약 이틀이 되가며 우리들은 전보다는 조금 더 친해진 사이다.


 뭐, 엘른과 나는 만나고 나서 바로 친해진 경우지만 세레나와 엘른은 현재 진행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게 조금 말이 트인 사이가 되자마자.


 그녀는 세레나와 엮여버렸다.


 "하아, 그래서 엘른. 도대체 무슨 일이냐."


 입에 묻은 초콜릿을 닦아내며


 "샌드위치를 사가지고 와서 먹던 도중 저녀석이 나타나서 갑자기 기지개를 켜더니 그대로 바람으로 날려버렸어. 그래서 그냥 머핀 하나 뺏어먹었지."


 "야, 너 일로좀 와바. 내가 바람의 가호 컨트롤좀  잘 하라고 말했지."


 "그, 그렇지만 자고 일어난 다음에는 제어가 힘든걸..!"


 울먹거리던 세레나가 말했다.


 "기지개를 키고 내려왔으면 되잖냐."


 "그, 그건.."


 말문이 막혀버리자 아무말도 없이 다시 울기 시작하는 바람의 가호 소유자님.


 "그나저나 지금 몇시지, 내가 일어날때면 한 12시쯤 되었을텐데."


 "내가 아침 겸 점심으로 머핀을 먹었으니까.. 음, 한 1시정도 되었을껄."


 "그래? 그러면 이제 슬슬 올때가 되겠네."


 여관 앞에 비치된 벤치에서 일어난 우리는 그대로 길드로 향했다.




 [라티스 성 길드]


 엘른과 세레나는 오는 길에 쿠키를 몇개 사먹으며 대충 화해를 해서 더이상 싸우지 않고 그냥 길을 가는데 바나나 껍질을 밟는다던가, 그런 어이없고 짜증나는 일이 이상하게도 오늘따라 일어나지 않는다.


 "다 모인 거 맞지?"


 갈색 단발에 동그란 안경을 쓰고있던 메리와 함께 기다리던 즈믄이 말했다.

 
 "소름끼칠 정도로 정확한 시간에 도착했어, 올 때 뭐같은 사건사고에 엮이지도 않았고. 그나저나 그쪽은.. 그 두분?"


 내 질문에 즈믄이 대답했다.


 "맞아, 오른쪽부터 반, 그리고 데네브야."


 오른쪽부터, 짙은 청색 머리카락을 마치 검사들처럼 묶어올린 남성과 검은 단발 머리에 모험가 복장을 한 소녀였다.


 전사와 모험가인가.. 호오, 확실하게 전력이 보충 되겠는걸.


 두 사람의 합류가 좋은 영향을 줄거라고 생각한 나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반은 암살자, 데네브는 마법사야."


 "엇, 반..씨 혹시 어둠 가호의 소유자인거야? 저번에 회의때 본 거 같기도 한데."


 대화에 끼어는 세레나를 저지하고.


 "자, 잠시만. 우리 파티에는 이미 마법사가 있는데?"


 예상치도 못한 그들의 직업에 놀란 내가 말했다.


 "뭐 두 명의 마법사라고 해도 서로 포지션이 다르니까 괜찮을거야. 엘른은 공격형 위저드고 데네브는 공격보다는 멀티 포지션의 메지션이니까."


 "아스타, 너 내 포지션도 몰랐던거야?"


 누군가에게서 경멸스러운 시선이 느껴졌으나 무시하자.


 우리의 대화가 대충 끝나가자, 즈믄이 말을 이어갔다.


 "서로 인사는 대충 한 거 같으니, 이렇게 다섯 명을 부른 이유를 지금부터 다시 설명해줄게."

 
 즈믄이 잠시 숨을 고르더니


 "다들 들었겠지만 지금 카데스가 다시 부활했어, 그렇게 밀리고 있던 카데스군은 전열을 정비하고 진군명령을 기다리고 있지."


 "불완전한 부활이지만 현재 우리로선 도저히 카데스를 막을 방법이 없어, 그가 블러드문을 깨우는 이상 우리는 다 전멸해."


 그정도로 약하다고?


 내가 알기론 지금 몇년째 연전연승중일텐데.


 "그래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그분만 의지하기로 했어. 우리가 이미 제단을 손에 넣었으니 이제 신성의 검만 빌려오면 되."


 설마.. 아모르님의 부활을 준비하고 있는건가..


 하지만 그건,


 "하지만 그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야, 너희들이 이곳에 모인 이유는 바로 신성의 검 회수와 한달 안에 무사히 귀환하는 것이야."


 비장한 말투로 말하던 즈믄이 나에게 어디선가 본듯한 두루마리와 두둑한 지갑을 건냈다.


 "아스타, 너를 이 파티에 파티장으로 임명할게. 방금 준건 지도야, 그리고 이 지갑은 가는데 필요하면 써 두둑하게 넣어뒀으니 모자를 일은 없을거야."


 오오오! 과연, 왕국 인심 좋아졌는걸?


 "아무튼, 너희들이 무사히 다 돌아오면 좋겠다. 그럼 이제 출발해, 더 지체되면 늦으니까."


 "알겠어, 즈믄."


 아모르님의 부활이 걸리지만 뭐...

 
 이번 일이 끝나면 나와 상관 없는 일이 되니까.


 굳이 신경 쓸 필요는 없으려나.


 마음 구석 어딘가가 답답했지만, 괜찮은듯한 표정을 짓고 백설산맥으로 향했다.


 

 


 "많이.. 발전했구나."


 눈앞에 있는 거리는 더이상 그 옛날의 고요한 거리가 아니였다.


 트레의 길, 이곳은 그대로 일줄 알았는데.


 거리의 사람들은 쉬지 않고 걸었고 그 누구의 얼굴도 즐거워 보이지 않았다.


 "..참 많이도 변했구나."


 걷고 또 걸어서 도착한 곳은 높고도 정말이지 눈으로 보지 않으면 설명하지 못할 아름다움을 가진 황금 성.


 그리고 그 성의 정문은 마치 살아있는 듯한 용이 박혀있었고, 또한 많은 무기들이 꽂혀있었다.


 많은 전쟁이 있었으나 단 한번도 함락되지 않았다. 대충 그런 의미해서 만들어졌을 것이다.


 그 문을 넘나드는 많은 사람들, 수련하러 온 자들, 황제에게 호소하러 온 자들,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러 온 자들, 성지를 순례하러 온 자들.


 각기 다른 이유로 이 곳을 넘나드는 사람들이지만


 눈에 보이기엔 모두 다 동일해 보였다.


 마치 규칙에 따라 움직이는 로봇같이.


 ..이곳에 고대신룡이 있는건, 아. 시대가 변했으니 그의 손주쯤 되는 자가 있겠구나.


 "이곳 이후로는 황제폐하의 권한으로 허락된 자들만 다닐 수 있습니다. 혹여나 권한을 받으셨다면 증서를 보여주시지요."


 안쪽으로 들어가는 문을 지키던 문지기가 말했다.


 "증서..라.. 제네시스, 레이카르트, 페이로스. 세명중 한 명이라도 이곳에 있으면 내가 왔다고 전해줄 수 있겠는가."


 "...두분을 제외한 제네시스님만 계십니다만. 혹시 성함이 어떻게 되시는지 알 수 있겠습니까? 제가 아는 분과 겹쳐보여서 말이죠."


 조심스레 묻는 문지기.


 "..알려주는게 맞겠지."


 숨을 고르고, 마음을 다졌다.


 내가 살아있다는게 세상에 공개되면 분명히 많은 것들이 변한다.


 ..아쉽군


 "나는 엘데트의 일원이였던.."


 이왕이면 늦게 밝힐 생각이였다만


 어쩔 수 없겠구나.


 "...다"


 "예? 정, 정말로 그분이 맞으십니까?"


 당황하는 문지기가 옆의 동료에게 일러 상관을 대리고 온다.


 "루,루이스님의 방문을 환영합니다. 어서 오시지요."






 4...4화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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