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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린 5화
2019-01-11 18:12:55
노크 이후에 답을 받고는 마법으로 끼익하고 열린 유타칸산 갈리브 나무 향내가 나는 문.


 앞에 있는 소년이 가린 방안에는 책상에 앉아 업무를 처리하던, 흰 두발이 가린 검은 눈동자에 인상적인 안경을 쓴 누군가가 앉아있었다.


 복장으로 봐서는 높은 관리로 추정된다.


 "이 시간에 나를 찾은 걸 보면 뭔가 급한 일이 있는 것 같구나 에리카."


 "죄송합니다 스승님, 하지만 상관이신 사르벤 님께서 속히 스승님께 이 서신을 전하라고 하셔서 말입니다."


 "그전에 문 밖에계신 손님께 들어오시라고 해야되지 않겠니?"


 어느샌가 날카로운 눈으로 나를 노려보던 그가 말했다.


 "미안하지만 이 편지는 필요없을 거 같네. 오랜만이구만 제네시스. 잘 지냈는가?"


 에리카라고 불리우는 이에게 양해를 구한 뒤 나아가 말했다.


 "호오, 저번주부터 이상한 별이 강한 빛을 띄고 있었더만. 자네가 돌아온거였던가."


 "그렇다고 볼 수 있다네."


 나도 잘 모르지만.


 "돌아온걸 환영한다네, 그래서. 용건이란 뭐지?"


 의심하는 눈빛.


 다시 살아나는 자들을 믿지 않는 듯 하군.


 "힘좀 풀게나, 나는 루크라는 대현자가 예정한대로 돌아왔을 뿐. 다른 건 관련되지 않았네."


 "그렇다면 다행이다만. 대현자께선 이미 세상을 떠나셨을텐데?"


 "그래서 자네에게 찾아온 것일세, 이미 오는 도중 하늘의 탑을 거쳤으나.. 누군가가 수감되어 있고 대현자께선 없어지셨더군."


 한층 경계를 풀은 목소리로


 "그렇다면.. 어디서 부터 알고 싶은겐가."


 그렇게 말한 그가 에리카에게 나가라는 손짓을 했다.


 끼익, 탁.


 "지금 일어나는 일 전부, 물론 그분이 다시온다는 얘기까지."


 "조금 길어지겠구만. 곧 에리카가 차를 내올테니 천천히 듣게."





 역린
1. 선의 가면을 쓴 악.





 "..지금 이곳 상황은 그렇게 좋지 않다네, 카데스의 부활과 이상한 카데스군의 움직임."


 ..역시나 카데스가 다시 부활했군.


 "그리고 론 제국에서 나타난 다크닉스까지."


 제네시스가 한숨을 쉬었다.


 "처음에 자네를 믿지 못한건 이들 때문이였어. 요즘 들어 다시 살아나는 자들이 많아졌거든"


 "..나는 사실 죽은게 아니였어, 그저 환상에 빠져 꿈의 세계 깊은 곳에 빠져 있었을 뿐."


 "꿈의 세계라.. 전에도 그곳을 탐럼하려고 많은 모험가들을 보냈으나 다 실패했지."


 "한번 그곳에 들어가면 나오기가 쉽지 않아, 깊이 빠져버리면 바로 환상을 보게되며 영원히 환상속에서 맴돌지. 죽지도 않고 말이야."


 "그런건가.."


 나조차도 빠져나오기 힘들었으니까.


 대현자가 아니였다면 깨어나지 못했었겠지.


 "그나저나 이상한데, 카데스가 부활했으면 곧바로 블러드문이 뜨지 않나?"


 책장에서 책을 고르던 그가 대답했다.


 "그게 첫번째 의문이야. 그 일에 대해선 답이 두개밖에 나오지 않았지, 블러드문이라는 저주를 통제할 수 있게 되었거나 아니면 불완전하게 부활했거나. 찾았다."


 검은 색으로 덮여있어, 『역린』이라고 쓰여진 책을 나에게 보여줬다.


 "역린..? 이건 고대에 있었던 발작같은 병이 아닌가?"


 "그래, 지금 우리처럼 사람의 모습으로 변하지 못했던 선대 분들은 역린을 품에 안고 살아왔지. 지금도 이게 의문이긴 해, 왜 사람의 모습으로 변하면 역린의 비늘이 사라지는지."


 책을 옆으로 치운 제네시스가 말했다.


 "아까 내가 카데스군의 이상한 움직임과 되살아난 다크닉스라고 말했었지, 최근들어 첩자들이 하나 둘씩 이상한 말을 하곤 했었어."


 비장한 표정을 지은 그가 말을 이어나갔다.


 "카데스와 다크닉스, 그리고 다크닉스를 보좌하던 다섯 장군들이 살아났다고. 하지만 그들은 마치 이성을 잃은듯해 보였고, 누군가가 근처에서 그들을 통제하고 있다고."


 "..그건 무슨!?"


 "사실 전부터 카데스군이 이상한 실험을 한다는 소식이 들여왔었어, 그들이 서식하는 어둠의 숲의 힘을 이용해서 죽었던 자들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실험을 한다고."


 ...어둠의 숲의 힘


 악과 다르게 선한 면을 가졌고 빛의 힘과 대등하게 싸울 정도로 강한 힘.


 그것으로 생명을 불어넣는다, 그리고 그들을 조종한다.


 상식적으로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신들이 아닌 평범한 용들이 어떻게 다시 살아난건지.


 "어둠의 힘으로만 용들을 부활시키기엔 부족한게 사실이야."


 "그렇겠지, 신이란 존재면 몰라도 평범한 용들은..."


 "하지만 그들은 그걸 바다 신전에 있는 결정체로 대체했어."


 결정체? 설마 그렇게 해서..


 "그렇게 결정체를 심고 어둠을 주입하자 각성 상태로 변한 용들이 살아났겠지. 하지만 이상한건 그들이 이성이 없고 누군가에게 조종당한다는 것이야."


 "확실히, 각성을 했다면 자기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을텐데."


 "일단 이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야. 그렇게 살아난 많은 용들 때문에 카데스는 지금 우리와 맞먹는.. 카데스만 완전해 진다면 충분히 우리를 쳐서 이길 수 있는 군사력을 가졌어."


 "그래서 그분을 부활시키려고 하는건가?"


 "..그래,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하늘 왕국과 교류가 끊어지고, 심해 신전마저 함락당한 이상.. 다른 방법은 없어."


 "최소한 너는 선대님의 뜻을 알텐데."


 "알고 있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마침 제단도 우리쪽으로 넘어왔고, 카데스가 아직까지 준비 단계인 이상."


 "서둘러서 신성의 검을 가져오는 일만 남았겠지."


 ..어쩔 수 없는건가.


 "한번만, 제발 한번만 도와줄 수 없는가."


 "..."


 "이렇게 된 이상, 다른 방법은 없네."


 "....도와보겠어, 내가 가능한 힘이 닿는 곳까지. 하지만, 실패하게 된다면 그때는 내 의지대로 움직일테니 말리지 말게."


 "당연하지, 어떻게든 성공시킬것이야."

 
 ..이걸로 괜찮으려나.


 ..괜찮겠지.


 ...아마도.


 "아무래도 걱정되서 안되겠어. 신성의 검을 찾으러 가는 자들을 돕겠네."


 "그들이라면.. 아마 지금쯤 백설 산맥을 넘고 있을텐데. 자네 혼자라면 따라잡긴 어려울거야."


 그렇게 말한 제네시스가 문을 향해 누군가를 불렀다.


 "내 제자 에리카와 같이 간다면 도움이 많이 될걸세."


 "차를 타온다고 하고, 밖에서 몰래 우리의 대화를 엿듣는 그녀석 말인가."


 목소리를 낮추고 물었다.


 "용서해주게, 저녀석은 호기심이 많이서 원."


 "괜찮네, 뭐.. 에리카 정도라면 나는 좋지. 그래서, 언제쯤일 거 같나."


 "..지금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최소한 한달 정도 예상되네."


 한달이라... 


 "일주일안에 좋은 소식을 가져오지. 기대해도 좋아."






 "따뜻하다.."


 "세, 세레나! 붙지마!!"


 능글스럽게 껴안는 세레나를 떼어내는 엘른.


 "근데 엘른, 너 안힘드냐? 저번에는 쓰러졌잖아."


 엘른이 만든 불기둥과 그걸 띄워주는 세레나 덕분에 따뜻하게 갈 수 있었지만, 아무래도 걱정되지 않을 순 없었다.


 "괜찮아, 그렇게.. 아프지는 않으니까 아마도 괜찮을거야."


 "힘들면 말해, 세레나한테 저택을 소환하라고 하면 되니까."


 "응? 아스타, 나 아까 용으로 변해서 마나가 충분하지 않은걸?"


 "미쳤냐?! 너 아까 집에가서 놓고 온 것좀 들고온다고 할때 빨리와서 이상했는데, 변신해서 갔다왔던거냐고!!! 하아.. 슬슬 밤이 되어가는 거 같은데 힐러가 없는 우리 파티는 엘른의 마나를 충분히 채워주기 힘들잖아.."


 내 말이 끝나자마자 휘몰아치는 눈보라.


 "아스타, 만난지 얼마 안됐지만 미안하다. 내가 사실 눈에 약하거든."


 어, 어이 반?!


 "..아스타, 나좀 부탁할ㄱ..."


 털썩.


 나에게 안긴 엘른과 뒤에서 내 등으로 쓰러진 반, 그리고 꺼져가는 불기둥.


 ...하, 하하..


 "일단 간단한 치유마법은 걸었어. 마나나 그런건 회복시켜주지 못하지만 이걸로 죽진 않을거야."


 "고맙다 데네브.. 근데, 너는 왜 갑자기 나한테 기대는거냐."


 "붙어있어야 체온이 유지된다고. 너도 회복마법 걸었으니까 상태 이상이라던가 동상이라던가 걸리진 않을거야. 체온도 심하게 내려가지 않을거고. 뭐, 추운건 어쩔 수 없지만.."


 다행이라고 한숨을 내린 순간, 정면으로 불어오는 칼바람에 옆에서 내 팔을 꽉 잡고 붙어있는 데네브를 쳐다봤다.


 "..근데 왜 나만 추운 거 같냐. 그리고, 반하고 엘른. 니네 둘은 왜 움직일 정도로 회복 됬을텐데, 움직이지 않는거냐?"


 "..."


 "야 엘른, 너 방금 꿈틀거렸는데?"


 "..아니거든."


 "어이, 말했잖아. 비켜, 비키라고!! 니네는 후드라도 있잖아. 나는 추위를 정면으로 쳐맞는다고?!"


 ..비키지 않는다 이 자식.


 젠장, 추워서 그런지 얼굴이 얼어가는 거 같아.


 아, 시야가 좁혀진다.


 ...추워


 "...젠장, 나도 여기까진가."


 야속하게 더 몰아치는 눈보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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