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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ndus advéntor 1화. crash
2019-03-07 22:58:08
  • orbis
  • [ 중급 테이머 ]
  • 조회수 37
  • 추천3


mundus advéntor

1화. crash


재앙은 갑자기 찾아온다.


"오늘은 바람이 유난히 세게 부는구나."

"아래 세상에선 전쟁 중입니다. 일이 안 좋게 풀릴 것 같군요."

"...가령?"

허리케인이 곰곰이 생각하다 말했다.

"거친 바람이 부는 이유는 여럿 있습니다만 이 소리는 누군가 비명을 지르는 것 같군요. 여럿 죽어나갈 겁니다."

"전쟁이 다 그렇지."


타이게타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지만 허리케인은 고개를 저었다.


"전쟁 때문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전쟁의 바람소리는 비슷한 높낮이로 유지됩니다. 하지만 이 소리는 높낮이가 심하게 왔다 갔다 하지 않습니까?"

"그렇군. 그러면 이 바람소리는 무얼 나타내는가?"

"자연적으로, 혹은 인위적으로 일어난 재앙을 뜻하지요. 규격 외의 크기라 아래 세상이 감당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만."

"유감이군."


타이게타는 또다시 한숨을 쉬었다.


"바로 여기에 훨씬 더 큰 위협이 있으니까 말이야. 아래 세상엔 최소한의 인력만 투자하는 데 간당간당 하다니 원."

"다른 세상에는 별 일 없습니까?"

"최근에 큰 소란이 있다고는 들었다. 무슨 일인지는 잘 몰라."

"그렇습니까. 제발 이 일보다 위험한 일만 아니었으면 좋겠군요."

"그래."


타이게타의 눈이 가늘어졌다.


"요즘 너무 조용해. 저 바람소리만 제외하면 말이지."


쿵! 쿠궁.

멀지 않은 곳에서 굉음과 함께 진동이 느껴졌다.

타이게타는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난 쪽은 쳐다보았다.


텅 빈 공간에 시뻘건 금이 가 있었다.


"예전엔 몰랐는데, 자유의 공기가 이렇게 상쾌한 것이었군."


금 안에서 기분 나쁜 목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눈이 번쩍하고 빛나더니 사납게 생긴 붉은 드래곤이 나타났다.


"오랜만이구나 꼬맹아. 네녀석이 반가우리라곤 생각치도 못했는데."

"앙그라! 어떻게 나온거지?!"

"크하하! 글쎄, 나도 모르겠다. 엄청난 울림이 있더니 공간이 자동으로 열리더군. 난 너희 대장님이 열어주신 줄 알았나본데 말이야.

아닌가 보군! 오우, 마침 저기서 상당한 에너지가 부딪히고 있군. 아마 저거 때문이 아닐까?"


앙그라라 불린 붉은 드래곤이 가리킨 곳은 아래 세상이었다.

마침 각 진영의 대장들끼리 싸우고 있는 중이었다.

앙그라가 손에 쥔 초록색 구슬을 유심히 들여다 보더니 크게 웃었다.

그 구슬은 타이게타와 허리케인에게도 보여주며 말했다.


"저 작고 연약한 인간들이 이 정도 힘을 낼 수 있다니 놀랍지 않은가! 손 끝으로 툭 치면 쓰러져 죽는 놈들이 차원의 균열을 깨다니!

유쾌하고, 통쾌하군."

"그래. 실컷 웃어두거라. 곧 다시 균열 안에서 썩어가야 할 테니."

"좋군. 오랜만에 나와서 몸을 움직이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앙그라가 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타이게타는 손을 모아 구를 만들고 그걸 순식간에 날렸다.

앙그라 손은 올리자 그의 손톱 끝에서 강한 바람이 일었다.

타이게타의 구는 그 바람에 눌려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이런, 꼬맹아. 넌 예전과 달라진 게 없구나. 그래서야 날 다시 균열 안에 쳐 넣는 건 불가능하다."


앙그라는 계속 큭큭 거렸다.

타이게타는 눈살을 찌푸리며 손을 휘둘렀다.

바람의 칼날이 앙그라에게 솟구쳐 달려갔다.

허리케인은 어느새 앙그라의 뒤로 돌아서 브레스를 모으는 중이었다.

브레스가 발사되자 앙그라는 칼날과 포에 휩싸인 꼴이 되었다.


앙그라는 손을 위로 들어올렸다.

손에는 구슬이 들려 있었다.

구슬이 빛을 뿜어내기 시작하더니 곧 충격파가 뿜어져나왔다.

충격파는 바람의 칼날과 브레스를 모두 날려버린 뒤 타이게타와 허리케인까지 강하게 후려쳐 버렸다.


"끄아악!"

"넌 정말 달라진 게 없군! 비명소리마저 같잖아! 이거야말로 우스운 일이군."

"그렇게 세세한 것까지 기억해주다니. 생각보다 사려가 깊군."

"물론! 균열 안에서 항상 네놈과 네놈의 대장을 갈가리 찢어버리는 꿈을 꾸었지. 오늘 바로 그걸 이룰 수 있을 듯 하구나."


앙그라의 구슬이 다시 빛나기 시작했다.

앙그라의 눈이 가늘게 접혔다.


"잘 가라."


보옥에서 붉은 기운이 뿜어져 나갔다.

예리한 칼날은 공간을 가르며 나아가 순식간에 타이게타의 앞까지 다가갔다.

그리곤 갑자기 나타난 균열 안으로 사라졌다.


"가야 하는 건 너다. 균열 안으로 돌아가야지."

"...미트라."


앙그라는 눈을 부릅 떴다.

하지만 곧 풀더니 말했다.


"아아, 그래 가야지. 하지만 균열 안은 아니야. 거긴 이제 지긋지긋하거든."

"그럼 어디로 간다는거지? 네놈은 라테아에도 못 간다. 다른 차원에서도 환영해 줄 리 없지."

"환영하든 말든! 갈 곳은 내가 정해!"


앙그라는 바로 아래를 가리켰다.


"바로 저기라든가."


미트라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의 손에 들린 에너지 덩어리가 밝은 기운을 뿜어냈다.

갑자기 사라지더니, 바로 앙그라 앞에 나타났다.


"너에게 자유는 허락되지 않는다."


에너지가 앙그라를 삼킬 듯이 퍼져 나가자 앙그라는 재빨리 몸을 뺐다.

에너지는 잠시 멈칫 하더니 순식간에 사라졌다.

에너지가 사라진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앙그라가 두 손을 들며 말했다.


"아아, 너랑은 싸울 생각 없어. 기운 넘치는 것 같지만 난 지금 피곤하거든. 승산 없는 싸움을 굳이 왜 하겠나?"


그리곤 비웃듯이 타이게타를 쳐다보았다.

타이게타는 이를 뿌득 갈 뿐이었다.

앙그라는 섬뜩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싸울 생각이 없는 거지. 잡힐 생각은 더더욱 없거든. 한 5초만 눈을 감아주면 안 되나? 그 정도면 충분한데."

"웃기지도 않는 소리 하지 마라."

"정말이지 딱딱한 놈. 웃음도 안 나오는 녀석이야."


앙그라가 에너지 구체를 던졌다.

미트라가 손으로 가르가 구체는 번쩍 빛을 내며 사라졌다.

다만 빛이 워낙 강해서 시야가 트일 때까진 몇 초가 걸렸다.

딱 5초가 지났을 때, 눈 앞은 트였고 앙그라는 사라져 있었다.

그들의 밑에서 붉은 덩어리가 아래 세상으로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이런!"


미트라는 쫓아가려다 타이게타와 허리케인을 돌아보곤 멈춰섰다.

일단 그들을 치료하는 게 먼저였다.




아래 세상, 유타칸에서는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전쟁 중이라 정신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들은 보았다.

장수부터 잡졸까지 모두.

하늘에서 떨어지는 붉은 덩어리를.


수수께끼의 물체는 점점 이 쪽으로 다가오더니, 땅에 부딪혔다.

일순 거대한 섬광이 세상을 뒤덮으며, 엄청난 폭발과 함께 전쟁터를 덮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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