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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메이트 III 13화
2019-08-18 21: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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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룡


비밀기지가 들통났으니, 이제 공화국이 당분간은 못 찿아낼 행성에 또 이주해야 한다. 아예 못 찿아내면 더 좋고. 여튼 난 이 때가 제일 싫다. 대원들이 대형 우주선에 물불 안 가리고 타기 때문에 내 엔터프라이즈도 더러워질 수밖에 없다. 또 간혹 가다 멀미하는 놈들이 우주선 바닥에 오바이트를 하기 때문에 엔터프라이즈엔 세월에 쩔은 토 냄새가 난다. 더 안 좋은 건, 일부 멍청이들이 선장석에 대고 토를 하는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난 금오 녀석을 의심하는데, 나만 의심하는 게 아니다. 어쨌든 컴퓨터를 확인해 보니, 이번 행성은 제이디아란 들어본 적도 없는 은하계 꼬리 쪽 행성이다. 그래도 이름은 봐줄 만 하네. 난 제발 이번만은 어떤 놈이 오바이트나 낙서를 안 하길 빌었다.

곧 모든 우주선들이 대열을 가다듬고 날아올랐다. 우주선들은 동시에 점프를 시전하고 행성으로부터 멀리 떨어졌다. 꼭 이럴 때 오바이트범이 나오지. 대충 한 달쯤 걸리니까 이맘때쯤이면 사람들은 대개 겨울잠 비슷한 정도로 잔다. 아, 나만 빼고. 자면서 침 흘리는 놈들을 더 이상 가만히 둘 수 없으니까, 이번엔 단단히 응징할 생각이다. 특히 금오 녀석은, 자면서 침 흘리다 걸리면 내가 탈출 포드에 넣어서 항성에 처박기로 맹세했다.


난 분명 눈에 인공눈물 넣으면서 잠을 버티고 있었는데, 갑자기 우주선이 흔들렸다. 밖을 보니 공화국 우주선 여러 대가 엔터프라이즈호를 향해 죽일 듯이 캐논을 쏴대고 있었다. 에잇, 하필 이럴 때. 난 포탑 원격조종 프로그램에 들어가서 우주선을 캐논으로 한 대 한 대 폭파시켰다. 내 옆에 있던 보이저호 비슷한 우주선도 작은 드론 여러 대를 내보냈다. 상대편 드론들이 더 유연하고 빠르다는 게 문제였지만. 얼마 안 가 드론들은 죄다 격추됐다. 평소 같으면 점프로 튀었을 테지만, 점프 시스템이 갑자기 카운트다운에 들어가서 이젠 여기 있는 놈들을 다 없애고 계속 가느냐 아니면 카운트다운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거나 둘 중 하나였다.

좌측 포탑이 파괴되었습니다. 계산 결과 엔터프라이즈호는 2분 후 파괴됩니다.

어쩌라고!

전 제 계산 결과를 알려드린 것 뿐입니다.

그럼 뭐라도 해봐!

전 개인비서용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라서 전투 기능이 내장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럼 닥치고 있어.

다시 앞을 돌아보니, 어느샌가 FJ-7이 나와서 드론들을 쳐부수고 있었다. ​개조는 엄청 많이 했네, 난 다시 한 번 생각했다. 난 포탑의 강도를 좀 더 높여서 공화국 순양함을 겨냥했다. 물론 탄약이 더 빨리 닳겠지만, 드론들을 쏘는 것보단 나으니까. 그런데 내가 쏠 때마다 드론들이 족족 자살방어를 하는 것이었다. 어느새 탄약이 다 떨어졌다. 난 탄약을 다시 채우고 쐈다. 놈들은 자살방어를 하려 했지만, 그 전에 FJ-7이 격추해 놨다. 적어도 이건 고맙네. 난 정확히 순양함에 겨누고 캐논을 쐈다. 다행히, 이번엔 명중했다. 그러나 한 방 갈기는 걸론 소용없었다. 난 최대치로 올려서 발포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순양함은 결국 폭발했다. 물론 보통 나트륨화 수소로는 안 되는데, 난 헌터 전투 바로 후에 탄약을 FJ-7의 캐논과 똑같이 만들어서 파괴력을 좀 더 높였다. 여튼 순양함이 사라지자 드론들은 통신에 문제가 생긴 듯 버벅거렸다. 난 이때를 틈타 드론들을 각개격파했다.

남은 적기 수는 0으로 추정됩니다. 원격조종 프로그램을 종료합니다.

전투가 끝나고 나서 난 급 피곤해졌다.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난 점프를 작동시키고 침대에 누웠다. 이번에 자다가 침 흘리면 그냥 봐주기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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