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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역린, 어느 심야의 이야기
2019-09-11 19:31:13

"있잖아 아스타, 만약에 하루가 끝날 때마다 그날의 기억을 지울 수 있다면 아스타는 그 기억을 지울 거야?"

"음... 그건 조금 생각을 해 봐야 될 거 같은데. 세레나는 어떤데?"

내가 되묻자 그녀는 아무 말 없이 밤 하늘을 쳐다보며 말했다.

"나는 되돌리지 않을 거야."

생각과 달리 세레나는 단호하게 부정했다.

어릴 적 트라우마가 아직 그녀에게 남아 있는 줄 알고 있었는데, 세레나는 이미 그 모든 것들을 기억 속에서 지워버린 이후인가 보다.

나라면 그 괴로웠던 기억을 그날 안에 모두 끊어버리고 풀어 헤쳐서 모두 없애버렸을 텐데, 매일 같이 불평을 하고 짜증을 내던 그녀를 다시 보게 됐다.

생각해 보니까 세레나와 이렇게 진지한 대화를 나눈 것도 벌써 몇 년 전인 거 같다. 항상 쉴 틈 없이 눈앞에 보이는 적을 쫓아 없애고 죽이는 것들을 반복하다 보니까 자연스레 쉬지 못한 정신은 항상 짜증만 가득했고, 그래서 그런지 나와 세레나는 항상 싸울 수밖에 없었다.

싸운다고 하더라도 크게 싸우는 것이 아니라 소소한 다툼이었지만.

정말로 되돌아보니 후회가 많이 되는 삶이었던 거 같다.

실수한 것도 많았고, 실패한 것도 많았다. 그렇지만 항상 꿋꿋이 이겨내어 지금 이곳까지 도달했다. 이제 끝까지 얼마 남지 않았고 이번 일만 끝나면 전부터 기다려온 자유를 누릴 수가 있다.

"세레나."

고요한 밤 하늘에 낮은 내 목소리가 천천히 흘러갔다.

"응?"

"이번 일만 끝나면, 정말로 모든 게 끝이네."

"그러게, 아스타가 그리 원하던 쉬는 시간이 오는 걸까나."

세레나가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마지막까지 힘내자구?"

그런 세레나를 보자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나와 세레나는 지붕 위에서 별들이 반짝거려 만들어낸 장관을 보며 밤새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이 앞에 다가올 처절한 운명은 전혀 알지 못한 채로.










생각해보니까 블로그에 끄적여둔 단편을 이쪽에도 올리는 걸 몇 주째 까먹고 있었네요.

아 참, 역린 이거 리메이크도 해야 됬잖아.

...아 몰라요, 그냥 잊고 사는 게 더 나을 거 같네.

아무튼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읽는 사람이라고 해봤자 한 두명 안 되겠다만.

참, 글씨가 큰 건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블로그에서 쓴 걸 그대로 붙여 넣어서 글씨를 바꿀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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