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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카루라♥ 입니다. 수능까지 특별편!
2019-11-08 02:45:48

​기다려주시는 분이 있을진 잘 모르겠지만, 수능 D-6인 관계로 공부하느라 바쁜 상태입니당..

그래도 아예 안올리기는 뭐해...옛날에 공부하기 싫어서 쉬는 시간에 썼던 소설을 올립니당.


제목은 [절대자의 은둔 생활]입니다.​

부족한 필력이지만 재미있게 봐주세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EP0. [Go or Stop]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드디어.....”

파앗-! 저번과 같은 번쩍이는 빛과 함께, 정신을 완전히 잃었다.
팔 하나가 날아갔으며, 눈 한쪽을 잃었다. 몸은 이미 만신창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


그러면 내가 한 행동을 후회하냐고?...글쎄..
주변에 늘어진 도마뱀 놈들의 시체.
인류, 아니 드래곤들조차 도달하지 못한 10서클에 달성하지 못했다면, 이조차도 이루지 못했을 테니까.
그리고, 생각보다 고전했지만 문제 될 건 없다. 괜히 10서클이란 경지가 장난이 아니다.

 

“제너레이션(Generation)”


이 정도의 부상은 최상위급 회복 마법이면 금세........제길.


팔에 빛이 모이다가 금세 흩어져 버린다.
흐르는 피도 지혈이 되지 않는다.


“로드 놈. 수를 써놓았군.”


마지막 드래곤의 로드를 죽일 때, 대규모 단위의 마법이 날아왔다.

공격 마법의 대부분은 막았지만, 그 위세에 숨은 한 가지 마법, 안티 리스토어레이션(Anti Restoration) 만은 나에게 직격했었다.

금방 풀어버릴 수 있을 종류인 줄 알았지만 지금 보니 아니다.

최소 9서클에 버금가는 대주술사가 목숨을 희생해서 완성시킨 주술.
드래곤 놈들이 못이길 것을 알면서도 발버둥친 이유를 알겠다.


“나만 죽을 수 없다....인가.”


모든 회복 마법이나 물약류를 듣지 않게 만드는 하찮은 마법. 모든 신체 기능을 평균 이하로 만들어버리는 쇠약성 저주 마법이다.
물론 시간을 들이면 충분히 풀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그 ‘시간’까지 몸이 버틸 수 있을 리 만무했다.
과다 출혈과 세균성 괴사.
평소라면 신경 쓰지 않을 부상이지만 그건 ‘초인’일 때의 이야기니까.
주술에 걸린 지금은 ‘일반인’ 그 자체. 벌써부터 정신이 혼미해 지기 시작한다.


‘하하, 이런.’


죽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주마등이라는 게 지나갔다.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스승님인 대마법사, 아스트로아를 만난 것부터 시작해서.

압도적인 강함을 두려워한 자들의 배신.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까지.
이렇게 보니 참 극적인 인생이었다.


그때였다.
피 때문에 빨개진 시야 사이로 뚜렷하게 보이는 글자가 있었다.


『Go or Stop』


"고우 오어 스탑?“


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른 문구였다. 처음 보는 문자였지만 어떻게 읽었는지 잘 모르겠다.

다만 어렴풋이 그 의미가 뭔지 알 것만 같았다.

계속할건가, 멈출건가.


크크크. 계속한다면 설마 살려주기라도 할 건가.
회의적인 웃음을 지으며 마음속으로 말했다.

당연히 계속할거다. 아직 죽여야 할 연놈들이 산더미처럼 쌓였으니까. 복수를 이룰때까지. 세상을 없애버릴 때까지.
파앗-!
그렇게 생각한 순간 시야가 환해졌다.
그리고 갑자기 피어오르는 섬광과 함께, 의식을 잃었다.


*


허무하다.
용도복에 묻은 한줄기의 선혈을 보며 든 생각이다.


“한 가지 묻지.”


숨이 끊어지기 직전, 무림맹주가 헐떡이면서 물어왔다.


“홀로 선 맹수가 된 기분이 어떤가?”


맹수라.......글쎄.
대답을 하려 고개를 돌아보았지만, 이미 오랜 벗의 숨이 끊어져 있었다.

죽어서도 웃고 있는 듯한 저 얼굴을 보자니 괜사리 허탈했다.

천마신교의 살수로 태어나 천마의 자리까지 이르렀다.

늙은 노괴라고 불리는 삼존이란 잡것들도 본좌의 상대가 안됐다.

오래전에 만나 연을 쌓은 벗도 오늘로서 정리했다.


“....외롭군.”


늦었지만 질문에 대한 답을 했다.
부하들은 얼마든지 있었다. 말만 하면 아양을 떨며 교태를 부려올 년들이 널리고 널렸다.
오늘로서 무림맹의 완전한 멸문. 천마신교의 시대가 도래 했으니까.
그러나 적수가 없다는 이 감정. 진정으로 마음을 터놓고 말할 벗이 없다는 감정에서 허무함이 피어올랐다.
모두가 본신의 아래. 대등하게 볼 수 있는, 아니 보려 하는 자들이 전혀 없었으니까.
사랑하는 자식들조차, 아버지에게서 경외감과 두려움만을 느낀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왠지 이런 일이 있었던 것만 같은데......
왠지 모를 찜찜함이 걸렸다.
지금의 경지는 우화등선(羽化登仙)을 바라볼 수 있다는, 그 누구도 닿지 못한 생사경(生死境)의 바로 아래.
깨달음은 충분했지만 스스로 그곳으로의 길을 막고 있는 상태였다.

현경이라면 혹시 자신과 견줄 수 있는 자가 나타날지도 모르니까.


‘.....그럴 리 없겠지.’


지금의 찜찜함은 절대 이루어질리 없는 미래를 꿈꿔서일까. 차라리 우화등선을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래. 분명 저 위에는 날 즐겁게 해줄 괴물들이 가득 쌓여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붙잡고 있던 한 가닥의 실을 놓았다.


“크흡.”


갑자기 몰려오는 격통에 몸이 떨려왔다. 그러나 일시적인 거였는지, 곧바로 가라앉았다.

그리고선 느낄 수 있었다.


‘이게 생사경.’


현경이 물밀 듯 몰려오는 내공의 고강함이었다면, 생사경은 그보다 한 차원 위였다. 마치 자신이 자연 그 자체.
손을 한 번 휘저으면 세상 모든 것에 간섭할 수 있을 거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았다.
또 한 가지 떠오르는 기억도 있다.


『Go or Stop』


위화감의 정체를 알았다.
전생에서의 기억.
대마도사 카리트로서 느낀 고독감과 허무함이 바로 그것이었다.

신에 근접해서일까, 다시금 떠오른 저 문구의 정확한 의미를 알 수 있었다.


“계속해서 강함을 추구하냐, 아니면 그만두냐, 인가.”


가난하고 약한 농민이었을 때, 신께 빌었다.

남들에게 꿀리지 않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는 힘을 원했다.

그것이 여기까지 와, 소원대로. 절대자로서 백 년 넘게 살아온 것이다.

그것도 카리트일때는 되도 않는 세상을 원망하면서까지.


“웃기는군.”


모든 사실을 알게 되자 스스로에게 혐오감이 들었다.

대마법사의 제자로 들어간 것도, 천마신교에서 태어나 이 자리까지 온 것도 모두 신이 준 혜택이었다고?


생각해보니, 스스로 의지를 갖고 강해지려 했던 적은 없었다.

그저 숨만 쉬면 저절로 강해지는 지경이었으니.

하지만 아무리 소원을 빌었어도, 꼭두각시 인생을 사는 것은 질색이다.
물론, ‘과거의 나’라면 상관없었겠지만 ‘지금의 나’는 다르다.

대답은 정해져 있었다.


“그만두겠다. 우연히 들어온 것을 내 것 마냥 취급하는 것도 그만두겠다. 앞으로의 인생은 내가 스스로 개척해 나가겠다.”


『정말로 Stop을 고르시겠습니까?』


장난을 치는 놈이 당황했는지 다시금 물어온다. 그래도 대답은 하나였다.


“그렇다.”


그 순간이었다. 엄청난 탈력감이 몸을 덮쳐왔다. 지금까지의 모든 힘이 쭈욱 빠져나가는 느낌.


‘빌어먹을.’


온 몸의 기까지 빨려가고 있기에 정신이 혼미했다. 그럼에도 막을 수 없는 흐름이었다.

그렇게 ‘나’라는 존재가 완전히 사라질 때쯤,
파앗-! 저번과 같은 번쩍이는 빛과 함께, 정신을 완전히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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