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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바라는 것
2020-02-02 21: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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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직 6살밖에 되지 않았던 때 ,

저택에서 일어난 화재는 내 모든 것을 앗아갔다


화재의 원인은 아직까지 모른다

내가 알고있는 건 그날 저녁에 두 분 사이에서 평소보다도 심한 말싸움이 있었다는 것 ,

-물론 말로만 끝나는 싸움은 아니었지만- 그날 저녁 , 어머니의 방에서부터 불길이 시작되었다는 것 뿐일까

아니 , 어쩌면 알고 싶지 않은 걸지도 모르겠다


매쾌한 냄새를 감지하고 잠에서 깼다면 그때는 이미 늦었다

이미 불길은 저택에 남김없이 퍼졌으며 무너져내리는 건물에 잔해와 함께 깔려죽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조금 달랐다.

하루가 멀다하고 싸우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눈을 피해 현관의 벽장속에 숨어있던 나는 일방적인 싸움이 끝난 후에도 그대로 잠들고 말았고 

저택을 덮친 불길을 보고 달려온 마을사람에게 기적적으로 구해졌다 - 고 한다


살아서 다행이라고?

그 뒤로는 오직 죽는 것만이 구원인 나날이 계속되었다

전신에 입은 4도 화상으로 인한 흉터는 말 그대로 온몸에 남겨졌고 , 눈과 이빨은 뜨거운 불길에 의해 녹아내렸을 뿐더러

손톱과 발톱마저 빠져 잃고 말았다. 나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  

구경거리조차 될 수 없는 끔찍한 몸이 되어버렸다 . 자신들의 생계를 유지하는 것만 해도 벅찼던 시골 마을에

나를 도와줄만한 사람은 당연하지만 아무도 없었다

부모들은 내가 지나갈 때면 자신들의 아이의 눈을 가리며 자리를 피했고

마을의 청년들은 나에게 돌을 던졌다 . 그런 하루하루의 반복이었다 . 내가 할 수 있는 건 남의 집에서 훔쳐낸 물건들로 겨우 연명하는 것 뿐이었다

인간의 보전본능은 너무나도 강한 것이어서 38번의 자살시도는 모두 실패로 끝났고 나는 정말로 지쳐버렸다

길가에서 썩어가던 나를 발견한 것은 중학생 정도의 나이로밖에 보이지 않는 남자아이. 가출을 했다는 모양이다

가출한 지 반나절도 지나 결국 집으로 끌려들어가긴 했다만 , 나를 데리고 .


입은 옷차림을 보아 부잣집 도련님일 것이라고 짐작은 했다만 설마 이 망할 나라의 왕족이었던 그는

왕족의 특명으로 나를 기사단에 편입했다 . 물론 윗사람의 명령으로 기사단에 멋대로 끼워넣어진 나를 반기는 자는 단 한명도 없었으리라 장담한다

이곳의 유일한 장점은 매일매일 새하얀 붕대로 온 몸을 감을 수 있게 된 것뿐이었다 . 훈련은 나를 봐주지 않았고 , 단장의 명령은 하나같이 나를 사지로 몰아넣는 것 뿐이었다 .

모든 것을 악착같이 버텼다 . 눈 대신 발달한 감각으로 모든 공격의 궤도를 예측할 수 있게 되었으며 들리지 않게 된 한쪽 귀대신 바람의 방향을 읽는다 .

그 정도까지 올라가는 데에는 7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 이제 나를 무시하는 눈길은 사그러든지 꽤 되었다 . 여전히 내게는 친구 한 명 없었지만 말이다 .

나를 무시하던 눈빛들은 두려움과 경멸로 바뀌었으며 , 결국은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이다. 결국은 공허하다 .


그런 나날의 끝이 보일 무렵 , [ 읽을 수 없는 기록입니다-]




*

그저 제 자작룡의 설정 소설이랍니다!

날개가 녹아내려 날지 못하는 아이긴 하지만 드래곤이라 기본적으로 튼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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