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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빌X블본 3화
2020-06-24 22:52:52
3화:

우리 모두 앉아서, 자유롭게 이야기 하자!
꼭두새벽까지 이야기를 나누는 거야.
아름다운 태양과, 찬란한 광채에 대하여!

(본 제목은 작품과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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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아버지를 찾겠다. 그리 말하던 소녀

그리도 찾던 아버지가 이성을 잃어버리고 자신의 어머니를 죽였다는걸 안다면 그녀는 무슨 표정을 지을까.

그리고 그런 아버지를 내가 죽였다는걸 안다면 그녀는 날 혐오할까?, 증오할까?

그녀 역시 다른 이들과 다르지 않게 나에게 감정의 화살을 돌린다면, 나는 어떨까?

그런 걱정과 달리 사실을 전해들은 그녀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내 생각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괜...찮아요... 사냥꾼님 잘못이 아니잖아요? 오히려 감사해요. 이렇게라도 소식을 알 수 있었으니까요."

그 한마디. 한 순간에 가족을 모두 잃어버린 이 어린 소녀는 슬픔을 속으로 삼키며 오히려 제 아버지의 원수나 다름없는 나를 위로하고 있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무슨 표정을 지었을까?

기역을 잃은체로 이 미처버린 도시를 떠돌던 나에게는 고작 그런 한마디가 힘이 되었고,

그렇기에

아마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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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굳게 닫혀있던 눈꺼풀을 서서히 들어올렸다. 눈을 완전히 가려버릴 만큼 길게 내려오는 희게 탈색되어버린 머리칼 덕에 시아가 조금 차단됬지만 그것은 본래 그런 용도로 길은지라 그는 딱히 신경쓰지 않았다.

남자는 보라색의 뭉개진 눈동자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이곳이 어디인지 파악하려 노력했지만, 정작 그의 눈에 비치는것은 자신의 새빨간 심상 정도였다. 분명 끔찍하고 구역질이 절로 치미는 역겨운 광경이지만 남자는 그 세계를 조금이라도 눈에 담으려 노력하고 있었다.

당장 그 눈을 감았다 뜬다면 다시금 너무나 평화로운 세계로 바뀌어버릴까봐, 오직 그것이 너무나도 두려워 그는 눈에 핏대를 새워가며 피의 세계를 눈에, 머리에 세겨넣었다.

하지만 그것은 심상이자 남자만의 세계, 아직 그 격이 신에 다다르지 못해 세계를 구현할 힘이 없는 그였기에 서서히 핏빛의 세계는 흩어져가는건 정해진 결과였다.

피의 수면과 망자들의 외침이 사라지며 남자의 몸이 뉘여져있는 방의 풍경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창문 하나 없이 달랑 문 하나만이 존재하는 방과, 침대의 옆에 있는 작은 태이블과 의자, 그리고 빛이 들어오지 않아 조금 어두운 방을 은은하게 밝히는 촛불까지.

그리 화려하고 멋있는 광경은 아니였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안락감을 느낄 수 있는 방의 구조였다.

다만 사방이 밀폐되어 있다는 생각에 남자는 몸을 떨었다. 곧 이 깊디 깊은 적막이 깨지고 저 문이 열리며 수많은 이형의 존제들이 닥처올것만 같았다.

그런 불안감은 평생을 사지에서 살아온 남자에게 너무나도 이질적인 이 방의 편안한 분위기도 한 몫 했지만, 그 근본적인 원인은 밀폐된 공간에서 수없이 죽어본 남자의 본능에 가까운 종류의 것이였다.

당장이라도 저 작고 연약한 나무 문을 찢어발기고 야남의 시민들이, 야수들이, 광증에 빠진 사냥꾼들이 닥처와 자신을 찢어버릴것 같았다.

저 나무들의 틈새로 진득한 피와 살점이 배어들것만 같았다.

잠시의 평화에 중독되기라도 한 것일까. 수없이 떠오르는 최악의 가정을 애써 지워내고선 남자는 뉘여져있던 몸을 일으켜 침대에 걸터 앉아 자신을 이곳까지 옮기고 침대와 방을 허락해준 이에 대한 생각이 머리를 해집었다.

어째서 자신을 죽이지 않은건지

어째서 자신을 집에 들였는지

어째서 자신에게 방을 허락해 준건지

온갖 의문이 떠올라 남자의 머리속을 거칠게 해집으며 요동첬다. 이름도 모르는 이가 남자에게 배푼 친절. 그것이 분명 그리 흔치 않은것은 분명했지만 그래도 이리 불안에 떨며 의문을 띄울 이유는 없었다. 다른 이들이라면 오히려 살아났음에 감사했을까?

다만 적어도 남자가 바라보고, 배워온 세상은 대가없는 친절따윈 없었다. 스스럼 없이 그에게 다가온 이들의 칼이 몇번이고 그의 몸을 해집었던가, 몇번이나 그들에게 속아 지옥도의 한 켠에 몸을 던져넣었던가.

그럼에도 남자는 누군가의 친절을 갈구했다. 누군가의 온기를 구걸했다. 그 정신과 몸이 몇번이고 마모될때까지. 그저 바랬다.

달칵-

그런 남자의 상념을 걷어낸건 낡은 목제 문의 손잡이가 돌아가는 소리였다.

끼이이이익

역시 문이 조금 낡은 탓일까? 끼익거리는 투박한 소음이 울려퍼지며 천천히 문이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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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늦었죠? 1일 1연재라면서 하루만에 안지켰네요;;

크흠......

그건 그렇고 오늘 파이널 엠블렘 하드모드를 클리어 했습니다. 정말 빡대가리에겐 힘든 모험이였어요.

루나틱(최고난이도):아직 한발 남았다.

조무사: 살려줘요 ㅁ친놈아;;


댓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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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 일단 초급하고 죽는 모드로 왕국,제국,동맹 루트 깨고
    지금은 하드로 교단루트 진행중입니다. 초반엔 빡쌔도 15렙쯤 되면 기사단도 쓰고, 능력치도 오르고, 좋은 무기/마법도 쓰고, 여러 스킬들도 얻다보니 쓸만합니다. 4번정도 하다 보니 초반 5렙 키우다 버린 카스파르로 사신기사를 쓰러뜨려서 사리엘의 낫을 얻기도 하였습니다.
    추신:루나틱 모드에선 지원군들이 오자마자 움직인다는걸 아시나요?

    2020-06-24 23:28:05

  • 사신기사.. 노멀로 할때는 별로 안 무서웠지만 하드에서는 좀 힘들더라구요. 그래도 하드까지는 막 돌격하는게 되니까 그나마 할 수는 있었는데.... 지원군이 오자마자 움직인다니...끔찍하네요;;;;

    2020-06-24 23:32:18

  • (이해안간 1인....)

    2020-06-24 23:54:26

  • 대화가 하나도 없는 소설이 있다?! 삐슝빠슝 뿌슝

    2020-06-24 22:55: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