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타칸 | 빛의 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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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시험 장소가 빛의 탑이라... 뭔가 굉장히 위축되는 기분인데? 빛의 탑은 거대한, 신비하게 백색으로 빛나는 그리고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딱 봐도 신성해 보이는 탑이었다. 일단 뭘 해야 하나 들어보자.
"시험은 3개의 부분으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힘이 분산된 비교적 약한 여러 명의 적을 상대하는 능력을 시험하는 대인전, 두 번째는 힘이 하나로 합쳐진 비교적 적은 적을 상대하는 능력을 시험하는 소인전 그리고 마지막은 여러 가지의 상황에 대처능력을 시험하는 빛의 탑 돌파가 있습니다."
"와아... 생각보다 많은데요? 자세한 설명은 해 주실 거죠?"
고대신룡이 설레발을 치며 물었다. 뭐 내가 하려던 말을 다 했으니 나는 가만히 있어도 괜찮겠지.
"물론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로는 이곳, 빛의 탑 1층에서 수호자 시험 테스터로 지원한 5명으로 이루어진 팀들 중 1팀과 랜덤하게 싸우는 것입니다. 양 팀 중 모든 멤버가 전투 불능이 되거나 항복한다면 시험은 끝납니다. 두 번째는 수호자 시험 테스터에 지원한 분들 중 실력자를 뽑아서 만든 두 명으로 이루어진 팀과 싸우는 것입니다. 나머지 부분은 첫 번째 시험과 동일합니다. 마지막 시험인 빛의 탑 돌파는 말 그대로 제한시간인 1시간 내에 빛의 탑 최상층까지 돌파하시면 통과입니다. 서로 전투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제외하면 규칙은 없습니다. 더 궁금한 점은 있으신가요?"
아니 첫 번째랑 두 번째는 그렇다 쳐도 뭐? 빛의 탑을 1시간 내에 돌파해? 이거 ME친 난이도 아닌가...
"어떤 기준으로 빛과 어둠의 전사의 수가 정해지나요?"
"1시간 안에 돌파를 성공하신다면 3명, 40분 안에 돌파를 성공하신다면 2명 그리고 20분 안에 돌파를 성공하신다면 1명입니다."
나의 질문에 고대신룡이 놀란 듯 물었다.
"20분 안에 돌파가 가능하긴 해요?"
"불가능은 없습니다."
장로가 웃으며 말했다. 자기가 안 한다고 너무 막 말하는 거 아닌야...? 빛의 탑은 빡센데...
"그리고 시험을 위해서 스톤 키퍼들을 평소보다 공격적으로 만들었으니 심심하실 일은 없을 거예요. 그러면 무운( 武運 )을 빕니다."
"아니 그건 또 뭔 소리에ㅇ..."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우린 시험장으로 텔레포트되었다. 하아... 안 그래도 빡센데... 1시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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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오셨습니다. 1부터 5중에 랜덤한 숫자를 선택해 주세요."
우리가 도착한 빛의 탑 1층에는 다른 장로가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1부터 5? 5명으로 이루어진 팀이 5개나 있어?
"전 1로 하죠."
"그럼 전 5번으로 하겠습니다!"
나와 고대신룡이 차례대로 선택하자 1번 팀은 내 앞으로, 5번 팀은 고대신룡의 앞으로 가서 섰다. 아니 이건 어떻게 돼먹은 팀 구성이야...
"다크닉스님과 1팀 먼저 시작해 주시죠."
"안녕하세요 다크닉스님! 저흰 저부터 시작해서 오른쪽으로 나이트, 블랙퀸, 블레이드, 라이곤 그리고 코브라곤입니다. 한 합 겨뤄볼 수 있어서 영광이고 잘 부탁드립니다."
나이트 드래곤이 딱딱하지만 성격이 엿보이는 충직한 말투로 팀원을 소개했다. 이건 조합이 너무 완벽한데? 뭐 할 수 있는 게... 일단 부딪혀보자. 그럼 허점이 나오겠지.
"그럼 지금부터 제1 경기인 다크닉스 대 나이트, 블랙퀸, 블레이드, 라이곤 그리고 코브라곤의 전투를 시작하겠습니다!"
"다들 내 지시에 따라서 움직여줘! 나와 블랙퀸은 후방에서 지원하고 나이트와 라이곤은 공격을 방어해. 그리고 블레이드는 선방과 후방 사이에서 틈이 보이면 파고들어!"
"야. 대놓고 말해도 상관없다는 거냐?"
"네. 다크닉스님의 전력으론 어려우실 겁니다."
코브라곤이 능숙하게 팀원을 지휘했다. 어려운 건 사실이라서 더 짜증 나네? 이건 꼭 이긴다. 하지만 계획이 좋은 건 인정.
"그럼 길게 끌 거 없이 바로 시작할까? 섀도우 매직 : 버전 커튼, 버전 애로우!"
먼저 경기장이 넓을수록 나한테 좋을 게 없으니 공간을 제한하고... 먼저 선공으로 건드려 볼까? 나는 어둠의 활과 화살을 겨냥해서 날렸다.
"내가 막을게! 홀리 실드!"
피싱! 파캉! 쩍! 파캉! 파카캉! 챙! 세 발을 다 막아낸 방패는 깨져버렸다.
"오오? 세 발을 다 혼자 막아? 넌 일단 합격. 후방은 어떤지 볼까나? 섀도우 포탈!"
"뒤다! 블레이드, 지원해줘!"
하지만 모두가 바라본 뒤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걸렸군. 나는 섀도우 포탈을 사용하는 척해서 이목을 집중시켰던 것이다.
"섀도우 대거! 다크 스피어!"
"클로 어택!"
한 손엔 창, 한 손엔 칼을 들고 선방으로 돌진해서 나이트를 확실히 처리하려고... 했는데 어라? 이걸 반응해? 하지만 아직 하나 더 남았다. 양 손으로 내 창을 받아낸 라이곤은 하체가 완전히 비어버렸고 난 그 틈으로 파고들었다. 스칵! 단검으로 왼쪽 허벅지를 베고 휘청할 때 등에 단검을 꽂아 넣었다
"크으읏!"
"이대로 뚫고 가주마. 다크 클로!"
양 손을 어둠으로 감싼 나는 블레이드와 정면으로 부딪혔고 이젠 정신을 차린 다른 적들에게 포위되어 있었다. 아.. 빡세겠다... 제기랄.
"스핀 블레이드!"
"점프 프레스!"
"기사의 검!"
"매직 오브 퀸!"
많은 공격들이 날아들었다. 한 명의 것만 제외하고.
"크... 크헉..."
나는 처음 섀도우 포탈로 페이크를 준 순간 코브라곤의 그림자에 숨겨둔 섀도우 파트너로 코브라곤의 배를 뚫어버렸다. 급소는 피했고 사제들이 있으니 괜찮겠지. 코브라곤을 사제들한테 던지며 그림자는 말했다.
"일단 한 명 처리. 다음은 누구로 할까나?"
그리고 중간에 있던 본체는 블레이드와 나이트의 검을 다크 클로로 잡은 채로 점프하여 공중에서 나를 향해 떨어지는 라이곤을 발뒤꿈치로 차서 다크 매직 쪽으로 날려버린 다음 몸을 비틀어서 블랙퀸의 공격을 간신히 배가 아닌 등으로 맞았다.
"크흣... 등으로 맞았는데도 아프네. 계속 가보자. 이젠 수가 얼추 비슷하지? 새도우 대거!"
본체와 그림자는 동시에 섀도우 대거를 사용한 후 양쪽에서 중간에 있는 셋에게 달려들었다.
"나이트 디펜스!"
"매지컬 바이올렛!"
"소드 쓰로우!"
나이트와 블레이드는 본체에게, 블랙퀸은 그림자에게 공격을 날렸다.
"지금!"
"지금!"
본체와 그림자는 동시에 적과의 거리가 3미터가 되기 전에 섀도우 대거를 직선으로 던졌다. 이 정돈 피하겠지?
"이 정도론 못 맞춰요!"
"너무 뻔해!"
예상대로 나이트와 블랙퀸이 가소롭다는 듯이 단검을 피하며 말했다. 그 정도로 끝이라고 생각한 건 아니겠지? 본체와 그림자가 던진 단검은 정확히 서로를 스치는 듯 지나가며 섀도우 대거들이 적들의 등을 지나칠 때 둘 다 뛰어올라 본체가 던진 대거는 그림자가, 그림자가 던진 대거는 본체가 잡았다. 나이트는 당황한 듯 빠르게 방패를 들어 올렸지만 이미 늦었어! 슈칵! 섀도우 대거가 오른팔과 상체의 갑옷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 어깨를 파고 들어가는 감촉이 손에 전해졌다. 물론 블레이드가 날린 칼날 몇 개가 몸에 박히는 감촉까지도. 가볍게 나이트의 뒤에 착지한 나는 고개를 뒤로 돌려 나이트를 바라보았다.
"크읍..."
나이트는 끝까지 비명 하나 지르지 않고 어깨를 부여잡으며 무릎을 꿇었지만 쓰러지진 않았다. 대단한 근성이군.
"넌 나중에 더 강해질... 쓰읍... 거다. 때가 되면 다시 겨뤄보고 싶군."
"... 감사합니다..."
나는 칼날을 빼내며 말했다. 저쪽은 어떻게 됐지? 블랙퀸은 아예 나 죽고 너 죽자는 마음으로 날카로운 마력을 그림자에게 정확히 박아 넣으며 단검을 어깨에 맞았다. 날카롭게 벼려진 마력을 직격으로 맞은 그림자는 스멀스멀 거리며 사라졌다. 살벌한데?
"그럼 계속 해볼까?"
나는 상처에서 가늘게 피를 흘리며 블레이드에게 말했다.
"ㅎ... 항복입니다..."
블레이드는 겁먹은 듯 항복했고 나는 블랙퀸에게 다가가 말했다.
"여자랑 싸우는 취미는 없는데 항복하는 건 어때?"
"어머? 젠틀맨이시네? 나도 항복."
후우... 벌써 힘들다... 그럼 이제 고신 차례인가? 쟤가 상대할 팀은... 아니 이건 좀...
"안녕, 고대신룡? 우리 팀은 나부터 시작해서 엔젤, 순둥곤, 레인보우, 카멜레용 그리고 큐피트용이야! 잘 부탁할게!"
아니 저건 아무리 봐도 엔젤이 고신 보고 싶어서 친구들 데리고 등록한 것 같은데? 엔젤이 고신이랑 싸우고 다른 애들은 그냥 구경만 하겠지 뭐.
"자기야가 여긴 어쩐 일로...?"
"우리 자기야가 수호자 시험을 본다는데 어떤 시험인지 궁금해서 등록했지이~. 그런데 어라라? 진짜로 만났네? 역시 우린 천.생.연.분인가봐...!"
"오구오구, 우리 자기 그래쪄여? 그럼 빨리 끝내고 우리 자기야는 푸욱 쉬러 가용~"
아... 못 볼걸 봤다... 누군 힘들게 싸우는데! 누군 편하게 여친이랑 사랑싸움하고! 제엔장!
"고신노무... 어린놈에 짜식이 말이야... ( 고신이 자기보다 1분28초 어리다 ) 벌써부터 연애질이나 하고 말이야!"
"하아... 부럽다아..."
내가 투덜거리자 어느새 내 옆에 앉은 마이아가 한숨쉬며 말했다. 언제부터 있던거지?
"뭐가 부러운데? 저렇게 공공장소에서 다른 사람들 불쾌하게 만드는 거?"
"아니 아니이... 그냥 저렇게 '자기야~'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조금은 부럽네..."
마이아는 이 말을 하며 나를 흘끔 바라보았다. 왜! 뭐! 왜 나를 봐!
"자갸 자갸, 우리 내일 뭐 할까?"
"글쎼에? 그런데 사실 자기랑은 사실 있기만 해도 좋아!"
"꺄아~ 난 몰라 몰라아~"
"작작 해라 이 커플 쫘식들아! 경기에 난입해버릴까 보다!"
도저히 못 듣겠어서 내기 외치자 경기장 여기저기서 '올소!' '제발... 그만... 난 모... ㅅ...' 같은 눈물 어린 호소가 빗발쳤다. 결국엔 엔젤이 기권해서 고신도 첫 번째 시험을 통과할 수 있었다. 엔젤팀의 기권을 외칠 때 장로님도 나만큼 기뻐하는 눈빛이었다. 이제는 소인전인가? 이건 어떤 면에선 더 어려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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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팜파오입니다! 제가 조금 늦었죠..ㅠ 제가 더이상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6화를 나누고 싶지 않아서 이건 한번에 올린다... 라며 의지를 불태웠지만 생각보다 분량이 길어져 3분의 1쯤 되는 수호자 시험 (1)을 먼저 올리게 되었습니다! 지금 마지막 관문까지 왔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잘한다면 곧바로 올라올 수도...? 그리고 제가 전편에 베스트 댓글을 뽑는다고 했죠? 하지만 세분만이 댓글을 달아주셨다는...크흡 아직 제가 많이 부족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앞으로 더 노력하겠습니다! ( 이름의 순서는 순위가 아니라는 점 미리 말씀드립니다 )
그럼 좋은 댓글 작성해주신
용이 1마리 님,
청백흑상아리 님 그리고
봄이오면꽃은핀다 님
감사합니다!
봄오꽃 님 소설 읽으면서 이런거 해보고 싶었는데... 쿠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