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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이루어준답니다(1)
2021-04-06 13:4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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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사고로 돌아가신 부모님을 대신해 강지훈, 그러니까 나를 17살이 된 지금까지 키워주신 할머니가 암 판정을 받았다.

말기라 치료는 불가능. 

그나마 할 수 있는 것은 비싸디 비싼 약을 먹어 얼마 남지 않은 수명을 조금이나마 늘리는 것. 

그조차도 길어봤자 3,4 달이란다.

집에 돌아와 적적한 침묵만이 쌓였을 때 할머니가 대뜸 '너에게 보여줄 것이 있단다. 따라오렴.' 라고 말하며 나를 어딘가로 데려갔다.

도시 옆쪽에 존재하는 넓은 숲. 그 안의 빽빽한 나무들을 한참이고 한참이나 해치고 지나간 곳은, 한 오래된 사원이였다.

지금까지 오며 밟았던 경사진 흙바닥과는 달리 평평하고 네모반듯한 돌판들이 시야에 보였다.

마치 안내표처럼 깔려있는 돌판들을 따라가보니 제단이 있었고, 그곳의 중심에는 조각상이 하나 있었다.

높게 쳐든 그것의 머리는 마치 용과 흡사한 모습이였으나 다른 면을 볼수록 용과는 달랐다.

그 무엇보다 단단해 보이는 비늘들이 덮은 몸통에서 네개의 다리를 뻗어 자신을 지탱했고 길쭉한 꼬리가 뒤로 쭉 나와있었다

한 마디로, 이 조각상은 신화 속에서나 나오는 드래곤을 본따 조각한 것이였다.

나는 제단 위에 올라가 손으로 조각상을 쓸어보며 다시 한번 자세히 살펴보았다.

가까이에서 보니 머리나 몸 곳곳에 작지만 세밀하게 조각된 장식들이 있어 한층 아름다움을 높혀주었다.

가장 특이한 것은 조각상을 이루고 있는 돌이 티 하나 없이 깨끗한 흰색이었는데 그것 덕에 조각상은 신성스러워보이기도 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흰색으로 통일된 단색의 조각상이었고, 사람마저 아니었지만 조각상은 아름다웠다.

여러가지 의미로 놀라며 감탄하고 있을 때 문득 할머니가 옆에서 말을 꺼냈다.

"이 조각상에 간절하게 소원을 빌면 조각상에 깃들어 있는 용이 소원을 이루어준단다.
이 용은 기억해주는 사람이 없다면 사라지는데, 자신을 기억하고 믿어주는 보답으로 소원을 이루어주는거지.
소원이 이루어진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지만...죽기 전에 너에게 이걸 보여주고 싶었다."

할머니는 그리 말하신 후 두 손을 맞잡고, 두 눈을 감고선 그대로 잠시동안 서있으셨다.

너도 한번 소원을 빌어보라는 말에, 나는 방금 할머니가 하셨던 것처럼 눈을 감고 손을 모았다.

만약 할머니가 돌아가신다면... 나는 혼자다.

부모님과 마찬가지로 할아버지는 돌아가셨고, 모종의 이유로 외가쪽과는 아예 연을 끊었다.

친척과는 얼굴 한번도 본 적이 없고 전화 한통조차도 한적 없다.

아무런 것도, 남지 않는다.

할머니가 누군가에게 어째서 살아가는 것이냐고 물었을 때, 그 누군가는 이렇게 대답했더란다.

'사람이 사는 이유는 나는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해.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 그리고 사랑하는 것들과 함께하기 위해서.' 라고.

둘 중 하나라도 충족시킬 수 없는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할까?

어느새 진심으로 소원을 빌고 있었다.

할머니의 병을 낫게 할 수 있는 실마리라도 주든, 새로운 소중한 인연을 만나게 해주든.


내가 살아갈 의미를 찾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그리고 머지않아 살아갈 의미를 비추어줄지도 모르는, 하나의 조그마한 빛이 나에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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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 아무런 일도 없었지만, 혹은 그렇기 때문에 나는 평소와 변함 없이 등교했다.

기술이 발달한 요즘 시대에 보드마카도 아닌 분필로 큼지막하게 세 글자를 적어놓은 칠판을 두드리며 담임이 전학생을 소개했다.

"이름은 백하연. 외국 살다 한국은 처음 와서 잘 모를테니 너희들이 알아서 챙겨주고 가르쳐줘라, 알았냐?"

전학생은 특이하게도 투명하도록 흰색인 머리색을 가지고 있었다.

염색한 거겠지만 굳이 저렇게 특이한 색을...? 가볍게 의문을 품었지만 원래 개개인의 취향은 서로 다른 것이니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기로 했다.

피부는 머리색과 마찬가지로 하얗고 잡티 하나 없는 도자기처럼 매끈했다.

마치 밤하늘처럼 모든 것을 품어줄듯한 검정색인 두 눈동자가 그녀가 아시아계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여학생들이 언제나 꿈꾸는 소위 들어갈 데는 들어가고 나올데는 나온 이상적인 몸매를 갖춘 전학생에게 질투와 선망의 시선이 날아드는 걸 나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외모만 보아선 분위기는 꽤 날카로워 보였지만 계속해서 입가에 띄고 있는 미소는 처음 보았음에도 호감을 품게 하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여러 대답들이 섞이며 긍정하는 목소리들을 들으며 나름 자상한 목소리로 전학생...백하연에게 말을 건냈다.

"빈자리에 앉으렴."

그리고 마침 공교롭게도 내 옆자리에는 아무도 존재하지 않아 저쪽에서부터 금새 걸어온 전학생은 내 옆 의자에 앉았고 주위 남학생들에게서 부러워하는 기색이 보였다.

전학생은 한쪽 손을 흔들며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내게 인사했다.

"반가워! 잘 지내보자!"

"그래."

인사를 대충 받아주고선 옆에 앉은 전학생 대신 시작되는 수업에 집중하면서 든 생각은 하나였다.

......책상 두개 혼자 써서 좋았는데.

쉬는 시간이 되자 다들 전학생 옆으로 몰려들었다.

여기저기서 시끄럽게도 들려대는 소리 덕에 수업 전까지 엎드려서 숙면을 취한다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었음으로 기분이 몹시 저조한 상태로 다음 수업이 진행되었고 반복되면서 마침내 하교.

집으로 걸어가면서 누군가가 줄곧 따라오는 느낌을 받아 뒤를 돌아봤을 때 보인 건 전학생이였다.

"왜 계속 따라온 거야?"

이 부근에 사는 것 학생들 중에서는 나 자신밖에 없고 최근에 누군가 이사를 오는 것도 듣도보지 못 하였다.

"너 때문에."

"......"

무슨 개소리야? 라고 말할 뻔 했지만 가까스로 입밖에 내뱉는 것을 참고 있자니 눈앞의 여자는 의외의 말을 내뱉었다.

"내가 살아갈 의미를 찾게 해줘. 이렇게 소원을 빈 건 너잖아?"

설마...아닐거다, 이건 현실이잖는가?

"그걸 어떻게 아는거죠?"

나도 모르게 불신 넘치는 표정을 지으며 물어보자, 여자는 씨익.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하면서 선언했다.

"어떻게긴 어떻게겠어, 내가 바로 네가 빈 소원을 이뤄줄 장본인이기 때문이지."

제가 소원을 빈 건 용쪽이니 장본인이 아니라 장본용이 아닐까요...라는 의미 없는 생각을 품는 와중에 한손을 허리에 걸치고선 나머지 한쪽 손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당당하게 말하는 모습은, 정말로 소원을 이루어줄 것만 같았다.


"내가 널 행복하게 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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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옹
이번에도 빈약한 실력의 소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드겔 라잎 보내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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