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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같은 날 1화

33 사파리리
  • 조회수317
  • 작성일2021.06.04

​축복받은 날.


찬사를 보내면 꽃다발이 흩날리다.


거기 사이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두 남녀.


서로를 바라보면 두 반지가 스쳐간다. 두 사람의 약지 손가락에 맞닥뜨린다.


이걸로 둘의 인연이 하나가 되었다. 두 명의 생명이 태어나는 기쁨의 순간.


사랑의 결실이 맺으면 태어나는 두 명의 아이들. 쌍둥이로 태어났지만 다음 해가 되기 몇 초 사이에 하루라는 시간 차가 생겼다.


빼닮았지만 한 살 차이가 나게 되어버린 형제.


제일 먼저 태어난 형은 푸른 머리카락에 달같은 노랑빛이 감도는 눈동자. 마지막에 태어난 동생은 빨간 머리카락에 태양같은 눈동자를 가졌다.


아이들을 바라보면 두 남녀는 아빠어린 미소를 짓고 있었다. 부모가 될 생각에 기쁨에 가득 찬 것이다.


아이 두 명을 조심스럽게 안고 있던 그녀는 이마에 뽀뽀를 하였다.


"태어나줘서 고맙다. 내 사랑스러운 아이들."


자그마한 손을 잡으면 울고 있는 아이들을 달랬다.


어쩜 저리 작고 귀여운 아이들이 태어났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만큼 아이가 태어난 순간이 너무나도 기쁘고 감격스러웠다.


지켜보고 있던 그는 그녀의 어깨를 살포시 잡았다. 그러더니 자신의 이름을 따서 쌍둥이 형제의 이름을 지었다.


"내 이름인 실버와 앞 글자에다가 마음을 뜻하는 소울를 합해서 쌍둥이 형은 소울실버, 어두움을 뜻하는 다크를 합해서 쌍둥이 동생은 다크실버. 이게 앞으로 너희들이 가질 이름이다. 어때 기쁘니?"


씨익-


그는 아이같은 미소를 한껏 지으면서 아이들의 반응을 지켜봤다.


기다리던 순간, 울음을 멈추면 두 손을 피고 "우앙우앙……."거리고 있다.


이름에 마음에 들어하는 것같이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음에 드는 모양이구나. 다행이다."


"​당신이 지어준 이름이잖아. 그러니까, 당연히 아이들도 마음에 들어하는 거겠지."


"좋게 봐줘서 고마운 걸? 이 이름들은 사실 앞으로에 미래가 담겨있기도 해."


갑자기 심각한 표정을 짓는 그를 보면 바로 그게 무슨 의미인지 깨달았다.


"아…… 하지만, 아이들이 당신의 능력을 가지게 되면……​."


"알아. 이 능력은 어찌보면 인생을 파멸로 이르게도 하다는 걸. 그래도 나는 내 자식을 믿고 싶어. 우리의 생명을 잃는다고 해도 말이야."


"……앞으로 이 아이들의 달려있다는 거네. 아이들이 아무 탈없이 건강하게 자라줬으면 좋겠어."


가난 아기를 꼬옥 껴안으면 호소할 수 없는 슬픔이 나왔다. 먼 미래가 어떻게 될지 알고 있는 것처럼.


하루가 지나고 한 달이 지나고 1년이 지났다.


잘근잘근 기어가던 형제는 서서히 두 발로 걷게 되었다. 조금씩 말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사이에 많은 일도 있었다. 많은 추억도 있었다. 


소풍도 가고 "아빠! 엄마!"라고 처음으로 말 떼는 순간에 말이 안 나올 정도에 감격함을 느꼈다.


하나하나가 너무나도 소중했기에 어디 갈 때마다 사진을 남겨갔고, 그게 어느새 하나의 사집첩이 만들어졌다.


그게 5년이라는 세월동안 두꺼워지는 걸 보면 그들은 추억을 다시 되새기고는 했다.


무럭무럭 자란 형제는 집 근처에 있는 들판에서 뒹굴기도 하고 과일을 먹으면 즐거운 나날을 보냈다.


어느 형제들보다 사이가 좋았고, 부모님하고 사이도 좋았다. 


남들 부러울 게 없던 아이들은 몸 속에 인생을 망가트릴 능력이 있는 줄도 모른 채 커왔다.


소울실버는 밝고 친절한 아이었다. 그의 동생은 반대로 소심하고 부모님에게 의지하는 경향이 있었다.


능력이 발동된 것은 쌍둥이 형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항상 친하게 지냈던 친구가 있었는데 옆 집이기도 해서 자주 놀았다. 아침이 되면 밖을 나와서 실컷 놀고 저녁이 되면 같이 밥을 먹었다.


허물없이 지내다보니 만지는 것도 거리낌이 없었다. 그러다가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소울실버가 친구를 붙잡았다.


피익- 털썩!


가만히 있던 친구는 핏기가 없는 얼굴로 바닥에 쓰러졌다.


이런 일이 처음이었던 소울실버는 당황하면 친구를 흔들어댔다.


미동도 없다.


피부도 새하얗고 체온이 낮았다.


마침 '죽은 것' 같았다.


"아니야…… 아니야. 거짓말이지? 응? 제발……​ 대답 좀 해줘."


​거짓말이라고 하고 싶다.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다.


죽은 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 


소울실버는 죽어가는 친구를 바라보면 소리없는 아우성을 질렀다. 눈물이 새어나왔다.


친구를 만진 손을 바라봤다.


검은 연기가 덮었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괴물같은 형태.


눈을 한 번 깜빡였다. 그러더니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손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이 손이 친구를 죽였다는 생각에 깊은 절망을 느꼈다.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지만 그 형체를 보고는 할 말이 없어졌다.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를 여러 번 ​말하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오고 나서야 멈추었다.


새벽에 장례식이 열렸다. 친구의 영정 사진이 중앙에 있었다, 해맑게 웃는 모습이 사진에 담겨있었다.


사람들은 다들 어두운 표정을 하면서 작은 생명을 떠나보내었다.


특히 친구의 부모님들은 하염없이 영정 사진을 잡으면 울기만 했다. 지켜보고 있던 소울실버는 손을 움켜잡으면 몸을 떨었다.


죽였다고 말하면 부모님하고 친구 부모님은 뭐라고 하실까? 살인자라고 할지도 몰라, 동생은 화내질도 몰라.


이 상황이 다 그저 혼란하기만 했다. 누가 여기서 꺼내줬으면 좋겠다.


그러던 중에 아빠가 다정하게 잡아주면 진정하라고 해주셨다. 저렇게 진지한 게 바라보시는 거는 처음이다.


"소실아, 진정하렴. 너 탓이 아니야, 그저 갑자기 능력이 발동됐을 뿐이야."


"느…… 능력이요?"


"……​처음부터 뭐라고 말해야 할지. 너가 내 능력을 이어받아서 그래. 한 순간만 스쳐도 죽음에 이르게 하는 능력을 말이야."


무슨 말일까, 머리에서 하나도 들어오지 않는다.


능력이 있다고? 거기다가 한 번만 스쳐도 죽는 능력을? 


말이 안되지만 아빠의 표정과 말투를 보고 그 생각은 지웠다.​ 거짓말이 아니라는 거쯤은 안다.


"너도 나중에 알게 될거야. 지금은 이해가 안되겠지만 조금만 참으렴."


"그럼…… 내가 친구를 죽인 건가요? 제 손으로요?"


"아니야, 아니야 아들. 이거는 어쩔 수 없는 사고야. 너 탓을 하면 더 힘들어져.'


"그, 그치만……​ 제가 죽인 것 같아서 괴로워요……​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다고요."


가슴을 부여잡으면 괴로워했다. 찢어질 듯한 고통이 몰려왔다. 


처음으로 보는 친구의 죽음.


​처음으로 잃은 소중함.


처음으로 느끼는 공포감.


너무 많은 것들이 덮쳐왔다. 이러고 싶지 않다.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는 아빠는 말없이 껴안기만 했다.


이때만큼은 말없이 부모님에게 기대고 싶었다.


이 아픔은 너무나도 컸던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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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는 원래부터 있던 스토리인데요. 솔직히 바빠서 지금에서야 올렸던 것도 컸던 것 같습니다.


그럼 소설을 재밌게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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