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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 behind story [Ⅶ]
2021-11-10 02:33:45
Re : behind story

 

 

 

 

   꿈속에서 난 허공을 걷고 있었다. 주변은 밝았으며 마치 어둠이라곤 한 점도 없는 듯했다. 오로지 검은 내 몸에서만 어두운 기운이 뿜어져 나올 뿐이었다.

   “ 난…… 이곳에 속하지 않는구나. “ 조용히 중얼거리는 내 목소리에 담긴 감정은 무엇이었을까. 절망? 아쉬움? 슬픔?

   “ 그렇지 않아. “ 들려오는 귀에 익은 목소리.

   고개를 돌리자 나를 바라보며 서 있는 아오라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나와는 달리 밝은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너무나도 밝은 사람이었다, 그녀는. 난 어쩌면 두려웠는지도 모른다. 이 빛나는 사람이 나로 인해서 그 빛을 잃는 것은 아닐지.

   “ 어째서? “

   “ 조금만 노력한다면 바뀔 수 있어. 너도, 나도. 우리 모두가 그런걸? “

   난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 틀렸어. 아무리 노력해도 바뀌지 않아. 너도, 나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아. “

   그러자 아오라는 내게 한 걸음 다가가오며 말했다.

   “ 그러면 내가 도와줄게. “

   또 한걸음.

   “ 거대한 격변의 파도를 만들어내는 것은, “

   또 한걸음.

   “ 작은 변화의 파동이니까. “

   그리고 또 한걸음.

   “ 그러니 나와 함께 가자. “

   내 앞까지 다가온 그녀는 내 손을 잡으며 말했다. 그녀의 손이 내게 닿자 내 몸의 검은 기운은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다.

   “ 내가 너를 저 밝은 빛으로 인도할게. “

   내 손을 잡아끄는 그녀는 배시시 웃었다. 그녀의 빛은 계속 밝아졌다.

   “ 자, 어서. “

   아오라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빛이 눈을 뜰 수조차 없을 만큼 밝아지자 나는 눈을 감았다. 다시 눈을 뜨자 보이는 것은…… 나를 내려다보는 아오라의 얼굴?

   “ 일어났어? “ 그녀가 미소지으며 묻는다.

   “ 우와아악! “ 난 놀라서 소리를 지르며 벌떡 일어났다. 내가…… 아오라의 무릎을 베고 자고 있던 건가?

   “ 너, 그…… 어, 그러니까…… “

   아오라는 놀람과 충격에 말을 잇지 못하는 나 대신 미소를 지으며 말해줬다.

   “ 곤히 자더라. 엔젤이 고신이는 잠버릇이 나쁘다고 했었던 것 같은데. “

   ……젠장. 확인 사살이다. 난 머리를 벅벅 긁으며 일어섰다.

   그때 잠들기 전의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젠자앙!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군. 눈물까지 보이다니. 맘같아선 기억을 지우고 싶지만…… 할 수 없다는 것을 확인했으니. 쯧.

   그런데 설마 그 꿈, 현실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겠지? 의미심장한 꿈이었어. 저 밝은 빛이라…….

   기시감을 느낀 난 고개를 돌려 아오라를 바라보았고 그녀는 마찬가지로 일어서며 말했다.

   “ 그럼 갈까? “

   “ 뭐? 어, 어디를? “

   말문이 막힌 난 그녀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드림 컨트롤? 진짜로? 이제는 내 레어 뿐만이 아니라 꿈까지 침범하는 건가. 내가 그녀를 계속 멍하니 바라보자 그녀는 태연하게 말했다.

   “ 산책. 아니면 다른 거 하고 싶으신…… 아니, 아니지. 자꾸 헷갈리네……. 

   “ ……그래. 가자, 산책. “

   다행이다. 난 안심하며 밖으로 나섰다. 시린 겨울해는 저물어가고 있었다. 나뭇잎은 이미 다 떨어져 버렸고 온도는 가을의 끝과 겨울의 시작에 걸쳐있었다. 추워지려나……. 눈이 내리면 골치 아플 텐데.

   아오라는 내 옆에서 걸으며 물었다.

   “ 그런데 무슨 꿈 꿨어? “

   “ 어? 아무 꿈도…… 안 꿨는데? “

   비밀을 들킨 것처럼 뜨끔한 나는 거짓말을 했다. 그러자 아오라는 의아하다는 말투로 말했다.

   “ 이상하다. 분명 내 꿈 꿨을 텐데……. “

   어이가 없어진 내가 아오라를 바라보자 그녀는 장난스레 웃었다. 네 꿈을 꾸긴 꿨다만……. 이 여자가!

   “ 아, 아니거든! 후우…… 됐다. “

   “ 으응? 뭐가 됐어? “

   “ 아무것도 아니야. “

   “ 뭐가 아무것도 아닌데? “

   귀찮군……. 차라리 말을 놓지 말을 걸 그랬나. 존칭을 쓸 때는 어린아이처럼 굴지는 않았는데. 아니, 이게 원래 성격인 건가?

   아오라가 나온 꿈은 여전히 내 머리를 지끈거리게 했고 난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고개를 휘저었다. 그럴 리가 없지. 이 인간이 그걸 알 리가…….

   “ 어어? 고개는 왜 휘젓는데에! 말 좀 해봐아! “

   나는 끝까지 귀찮게 구는 아오라를 피해 몇걸음 앞서 걸었고 그녀는 그런 내 뒤를 총총 따라왔다.


댓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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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동하나가 격변의 파도를 굉장히 좋은 문구 같네요~~ 오늘도 하나 배워가요 제 소설도 올라오니 답글 거기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2021-11-10 16:49:25

  • 앞으로의 스토리를 예고하는 중요한 문구죠. 앞으로의 이야기도 그렇게 흘러갈 예정입니다! 댓글 달러 갈게용

    2021-11-10 18:31:59

  • 안녕하세요 팜파오입니다! 뭐지 이거 왜 벌써 7화죠? 시간 참 빠르네요... 전에도 말했듯이 여러 시즌으로 나눠서 작업할 생각입니다. 스토리 라인은 이미 정해져있다는 사실만 공개하겠습니다. 오늘도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댓글 남겨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2021-11-10 02:38: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