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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 behind story [Ⅺ]

21 팜파오
  • 조회수418
  • 작성일2021.11.24
Re : behind story

          

 

 

 

   " 너네 집에서 같이 살래, 얘가. "

   난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손으로 고대신룡을 가리켰다

   " 뭐어어? " 아오라와 엔젤의 함성.

   " 그, 그, 그게 무, 무슨 마, 말이야……​? "

   다리가 풀려버릴 것 같은 아오라가 상당히 불안한 난 그녀를 의자에 앉히며 말했다. 여기엔 왜 이렇게 충격을 받는 거지.

   " 내일부터 다시 어둠의 수호자로서의 사명을 다할 생각이니까, 인간들과 더 가까운 거처가 필요해서. 너 호위도 구한다며. 나는 거처를, 너는 호위를. 좋은 거래 아니야? "​

   나와 동등한 위치에 있는 고대신룡이 거처를 구한다면 자신이 사는 집을 마다하고 길바닥에서 잘 사람이 널렸지만, 저 녀석과 나 사이엔 큰 벽이 있으니까.

   “ 왜 그냥 레어에서 날아오지 않고? 너한테는 어렵지도 않잖아.“

   엔젤의 예리한 질문. 확실히 그렇겠지. 거리는 내게 문제가 되지 않으니.

   “ 그건 안 돼.“

   고대신룡은 나 대신 대답했다. 난 그저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고. 고대신룡은 왜 안되냐는 질문이 들어오기 전 미리 대답해버렸다.

   “ 이유는 아직 말할 수 없지만, 현재의 형은 본모습으로는 아무에게도 보이면 안 돼.“

   젠장, 어쩌자고 아까 그런 부탁을 들어주기로 한 건지. 앞으로 몇십 년은 귀찮겠군. 난 한숨을 푹 쉬면서 고대신룡의 말을 이었다.

   “ 본모습으로 안 된다는 말은, 본모습이 아니면 괜찮다는 말이기도 하지. 앞으로는 거의 대부분 인간의 모습으로 있을 예정이다. 내가 이 모습으로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닥치지 않는다면.“

   나는 이렇게 말하며 씩 웃었고 고대신룡은 똑같은 웃음을 지었다. 엔젤은 여전히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이었고 아오라는 여전히 패닉 상태로 의자에서 흐물거리고 있었다.

   “ 우, 우리 집에…… 침대 하나밖에 없는데……?“

   아오라의 떨리는 목소리에 갑자기 방 안이 고요해졌다. 난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 그게 뭐. 네가 바닥에서 자면 되잖아?“

   “ 뭐어? 내 집인데 왜 내가 바닥에서 자!“

   “ 내가 바닥에서 자긴 싫고, 침대는 하나면 네가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지.“

   그런데 얜 침대가 하나인게 걱정인가. 그게 뭐가 중요하다고.

   나와 아오라가 누가 이 계절에 바닥에서 숙면을 취해 다음날 고통을 겪을 것인지를 정하며 실랑이를 벌일 때, 엔젤이 간단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 같이 자면 되잖아?“

   “ 엔제엘!“

   “ 그건 싫은데.“

   내가 담담히 거절할 때 아오라는 얼굴을 붉히며 소리를 질렀고 고대신룡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침대를 같이 쓰면 좁아서 싫단 말이지. 아오라가 엔젤에게 조금 소리질러줄 때, 나와 고대신룡의 눈이 마주쳤다.

   맑고 깨끗한 눈동자. 저 눈빛은 바뀌지 않았군. 난 작게 고개를 끄덕인 다음 아직도 엔젤에게 무어라 항의하던 아오라의 말을 끊었다.

   “ 안내해.“

   아오라는 분해서 못 참겠다는 얼굴이었지만 씩씩거리며 고대신룡의 레어를 나섰다.

   “ 그럼 잘들 자고 내일 봐!“

   뒤에서 해맑게 웃으며 인사하는 고대신룡이 얄밉다는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던 아오라는 몸을 휙 돌려서 성큼성큼 걸었다.

   “ 다리도 짧은데 빨리 걸으려고 노력하지 마.“

   “ 시, 시끄러워!“

 

 

 

 

   “ 야, 좀, 비켜!“

   “ 싫어.“

   “ 익, 너 진짜, 이익!“

   우리 둘은 아오라의 크다고 표현할 순 없는 침대에 함께 누워있다. 이 소리는 침대에 똑바로 누워서 절반 이상의 공간을 차지하는 나를 밀어내려고 힘쓰는 아오라의 목소리다. 하지만 그런다고 힘으로 나를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지.

   “ 그냥 포기하고 좀 자지? 내일 할 일 많은 건 피차일반인 것 같은데.“

   그 말에 아오라는 납득한 듯 조용해졌다. 말은 통해서 다행……

   “ 내일 할 일이 많으면 잘 자야 하는데, 네가 이렇게 누워있으면 잘 수가 없잖아!“

   간신히, 간신히 침대에서 떨어지진 않았다. 갑자기 미니까 떨어질 뻔 했네. 얘가 진짜?

   “ 포박해서 바닥에서 재우기 전에 그냥 조용히 자자.“

   난 어금니를 꽉 깨문 채로 경고했지만, 아오라는 계속 나를 옆으로 밀어냈다.

   “ 이건, 너무 가깝다고!“

   어? 그러고 보니 지금 엄청나게 밀착되어 있네. 예전에 꼭 껴안았을 때랑 비슷한…….

   쿠당! 결국 바닥으로 떨어져 버렸다. 무슨 기억을 떠올려버린 거지. 난 머리를 긁적이며 짜증이 가득한 시선으로 아오라를 올려보았다.

   “ 어, 어라? 진짜 떨어져 버렸네?“

   조금 실랑이가 벌어진 후 우린 다시 한 침대에 껴있었다. 아, 진짜 귀찮게.

   “ 아, 정말 귀찮게 하네.“

   졸리고 짜증난 나는 이불을 끌어당겨 나와 아오라 위로 덮은 후 몸을 아오라에 돌렸다.

   “ 이제 됐어?“

   가슴에 닿는 아오라의 숨결이 빨라지는 것이 느껴진다. 나를 계속 밀어내던 손이 내 옷을 움켜쥔다. 그 작고 하얀 손은 땀에 젖어있다. 지금 이거…… 상당히 연인 같은 자세가 되어버렸네.

   모르겠고 졸려.

   난 생각을 멈추고 잠에 들기 위해 눈을 감았다. 그리고 곧 샌즈의 처소를 거닐고 있었다. 내 품을 파고든 아오라의 눈이 긴장과 흥분에 감길 줄도 모르는 것을 못 본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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