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이름이 뭐야, 파랑이? 나는 레가토라고 해에. 아빠가 잠시 어디 간 사이에⋯ 웬 불청객인가 했네."
두 해치는 서로를 쳐다보고선 동시에 어이없단 표정을 지었다.
정녕 잡종 나부랭이에 불과할지도 모르는 자신을, 그것도 방금 처음 만난 자신을 동족으로 대하는 레가토를 프렉테티스트는 이해할 수 없었다.
둘은 너무나도 달랐다. 잿빛 깃털에, 오골계같이 새카만데다 발가락은 앞에는 세 개, 뒤에는 큰 발톱 하나. 발가락 하나가 삐죽 나온 모양새인 새발에, 회색이지만 빛이 반사되는 새부리, 온통 노란 곳에 검게 찢어진 눈과 눈 옆쪽으로 나서는 다크서클처럼 눈옆을 흝어가고 몸통에서 멈추는 굵기 다른 검은 선 두 줄.
깃털로 치장한 것처럼 돋은 날개 세 개와, 장갑을 낀 듯 검은색이 묻어난 앞발, 꼬리 윗부분에 듬성듬성 난 깃털, 끝에 달린 검고 길다란 꼬리깃을 가진 레가토에 반해 프렉테티스트는 자신이 기괴하다고 생각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는 동양 용처럼 길다란 몸통에 팔다리가 달렸고, 등줄기를 따라 얼음덩이가 듬성듬성 나 있는 것이 온화한 숲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검은자위와 푸른 눈동자, 눈밑에 또 있는 작고 찢어진 눈.
위화감 없이 피부와 같은 빛깔로 기품있게 뻗어난 두 개의 뿔과 날카로운 송곳니는 포식자의 징표라는 듯 선명히 드러났다. 하지만 비늘은 미세해 잘 드러나지 않는 모양새였다. 레가토에게 검은 줄이 있었다면, 프렉테티스트에게는 얼음이 목줄기를 따라 가지런히 자라나 있었다. 투명한 얼음과 은빛이 은은하게 도는 푸른 몸은 서늘함을 품었고, 네 개의 앞발가락과 뒷발가락에 난 날카로운 발톱은 고드름같았다. 꼬리는 서리가 낀 듯 흐릿했고, 현자의 지팡이 끝에 달린 것마냥 보주를 품고 있었다.
어느새 프렉테티스트의 주변에는 그림자처럼 으스스한 세번째 손과 네번째 손이 맴돌고 있었다. 레가토는 의아해했다. 저것이 친구의 그림자에 불과한 것인지, 혹은 다른 존재인지 가늠조차 하지 못했다. 고개를 갸웃, 하며 묻는단 것이,
"저거⋯ 네 친구?"
하고서 묻자마자 프렉테티스트는 대답했다.
"아니. 이건 말이다⋯"
그것은 꼬리를 살랑이며 레가토에게 그림자 손을 뻗었다. 아무래도 그 손 나부랭이의 사용법은 진즉 알아채고 있었던 것이다.

프렉테티스트는 빛과 어둠 속 전쟁, 어스름에서 비정상적으로 생겨난 드래곤으로
그림자 속성을 가집니다.
반면 레가토는 유타칸 근방의 미지 속 화산섬에서 태어난 드래곤으로, 바람 속성을 가집니다.
이해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추천과 댓글은 필자에게 많은 힘이 됩니다. u.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