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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궁에 도착했다. 알현실의 문은 열려 있고, 저 멀리 루나 왕녀의 얼굴이 보이는데... 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왕녀의 표정은 굉장히... 굳어 있었기 때문이다.
헥토르: 이렇게 해서, 디바인 스톤 수탈이 가장 심각하던 지역을 성공적으로 수복했습니다.
루나 왕녀: 수복한 건 좋습니다. 하지만 당신들이 시간을 지체하는 동안, 부유 대륙에서 다른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슬쩍 눈을 돌려 누리와 즈믄을 바라보았다. 역시나 '시간을 지체했다'는 왕녀의 표현이 썩 달갑지 않은 표정이였다.
루나왕녀: 선조께서 사용하셨던 고성의 터가 남아있는 대륙이, 결국 디바인 스톤의 결핍으로 균형이 무너졌습니다. 지금 그 곳은 그야말로 혼돈의 도가니가 되었습니다. 몬스터의 난립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평범했던 짐승들조차 혼돈의 영향으로 사악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혼돈이 하늘왕국 전역으로 퍼지기 전에, 여러분들이 기민하게 움직여 주셔야 합니다.
헥토르: 알겠습니다! 반드시 하늘 왕국을 예전과 같은 평화의 땅으로 만들겠습니다!
누리: 저기, 그런데요... 이번에도 들어오면서 보니까 가디언들이 되게 많던데, 가디언들을 대륙 각지로 파견하면 몬스터들의 횡포를 조금이라도 막을 수 있지 않을까요?
누리의 질문이 끝나자, 나와 즈믄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려 버렸다!
(화면이 흔들린다)
즈믄: (넌 먹을 게 없어서 눈치까지 먹어버렸냐! 왕녀님 성격 뻔히 알면서 왜 그런 질문을 한 거야?!)
누리: (뭐가 어때서?! 아까 촌장님 말씀 듣고 나서 솔직히 너도 궁금했잖아!! 안 그래?!)
루나 왕녀: ... 왕궁에는 몬스터들에게 뺏겨서는 안 될 귀중한 고대 유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백성들의 고통도 통감은 합니다만, 왕족으로서 지켜야 할 더 중요한 사명이 있습니다. 가디언의 왕궁 잘류는 불가피한 결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들의 책임이 더 막중한 거고요. 어서 옛 성터로 가십시오! 어둠은 하루가 다르게 빠른 속도로 엄습해 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알현실을 빠져나와 헥토르의 기구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누리: 결국은 가디언을 몬스터 퇴치에 쓰지 않으려나봐! 백성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르는 데도!
즈믄: 여기가 이미 하늘 위라 찌를 데는 없지만... 어쨌든 나도 왕녀님의 결정엔는 좀 문제가 있다고 봐. 게다가 하늘왕국의 백성도 아닌 우리를 무슨 직속 부하처럼 대하는 건 엄연한 결례라고!
누리: 맞아! 그렇게 고생고생하고 돌아왔는데, 치하는 못 해줄 망정 시간을 지체했다니!!
... 모처럼 누리와 즈믄의 손발이 맞는 상황을 지켜보다, 문득 헥토르의 표정을 살폈다. 마을 촌장과 대화할 때도 보면, 왕녀에 대한 모독은 용납하지 않는 것 같던데... 화를 내지 않을까?
헥토르: ..
헥토르는 뭔가 수심에 잠긴 표정이었다... 저 표정의 의미는 뭘까?